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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권 중 한 권은 마음에 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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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소설이 좋아서
50명 공저 | 책

소설가 장강명이 '한국 소설은 재미없다'는 편견을 없애려고 서평집을 기획했다. '오늘의 작가상' 상금으로 제작된 이 책은 무료전자책으로, 최근 10년간 나온 한국 소설 중 재미있지만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50권을 엄선해 소개했다. 윤후명 작가, 뮤지션 요조, 의사 남궁인 등 다양한 분야의 필자가 참여해 추리, SF, 무협, 로맨스, 라이트노벨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한국 소설을 다채롭게 소개한다. 쏟아지는 책 가운데 독자의 선택을 받는 책은 몇 되지 않는 상황에서 작품성과 인지도를 제외하고 '재미'를 최우선 선별 기준으로 삼았다. 편견이 없어질지는 읽어봐야 할 일이다.

 

 

외로운 도시
올리비아 랭 저/김병화 역 | 어크로스

저자는 30대 중반에 사랑을 좇아 런던에서 뉴욕으로 이주했지만 하루아침에 실연을 당하고 철저히 혼자가 되었다. 고립감과 우울에 시달리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에서 자신이 느끼는 감정의 단서를 발견하고 뉴욕 예술가들의 작품과 삶 속으로 빠져든다. 호퍼에서 시작해 앤디 워홀까지 사람들 사이에 놓인 간극과 군중 속에서 고립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에 극도로 예민했던 이들은 고독을 끌어안고 고독에 저항했던 예술가들이었다. 도시가 만들어내는 기이한 고립감, 이민자?성적 소수자들에 대한 낙인, 가난?학대?섹스?에이즈?죽음 같은 극복하기 어려운 고독의 원천들로부터 예술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탄생시키는 과정을 따라가며 '고독이라는 도시'의 맨 얼굴을 드러낸다.

 

 

마을이 일자리를 디자인하다
하토리 시게키 저/김홍기 역 | 미세움

마을 만들기를 넘어 지역 주민의 행복지수가 높아질 일자리 만들기를 제안하는 책이다. 노동인구 대부분이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하고, 지방에서는 젊은이들이 도시로 빠져나가 노동인구의 나이가 올라간다. 섬 마을 아와지 역시 비슷한 한계에 부딪혀 고전하는 게 안타까웠던 이들이 '아와지 일하는 형태 연구섬'이라는 프로젝트를 만들어 지역 플랫폼을 디자인하는 과정을 담았다. 대도시에서 건축, 기획, 예술, 디자인 등 다양한 일을 하던 사람들이 행정의 벽을 넘고 밥벌이를 넘어선 일자리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문제가 있습니다 
사노 요코 저/이수미 역 | 샘터

일본 출간 당시 독자들로부터 가장 사노 요코다운 에세이집이라는 평가를 받은 책이다. 중국 베이징에서 맞이한 일본 패전의 기억부터 지독하게 가난했던 미대생 시절, 그리고 두 번의 결혼과 두 번의 이혼을 거쳐 홀로 당당하게 살아온 일생을 그녀 특유의 솔직함으로 그려낸다. 참기 어려운 항암치료의 고통을 한류드라마의 연애감정에 푹 빠져 이겨내고, 우울증과 자율신경실조증에 걸려 몸 상태가 좋지 않은데도 넘치는 탐구심을 주체하지 못하고 자기 똥을 너무나 자세히 관찰한다.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자신의 생각을 낱낱이 드러내 보인다. 읽고 있노라면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을 천년만년 질질 끌며 나이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
선대인 저/오종철 기획 | 다산북스

자본주의 국가에 살지만 제대로 경제를 배워본 적 없는 사람들, 회의시간이나 친구들과의 모임에서 '경제' 이야기만 나오면 의기소침해지는 사람들의 고민을 덜어주고자 기획된 책이다. 경제학의 기초 지식인 금리, 환율, 주식, 부동산에서부터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한 기술과 일자리 문제, 인구절벽, 나아가 한국경제의 위기와 세계경제의 흐름까지 친절하게 풀어냈다. 외워야 할 용어도 어려운 공식도 없다. 철저하게 기획된 '100% 호구 맞춤형 경제 교양서'다.

 

 

사람으로 산다는 것
헤닝 만켈 저/이수연 역 | 뮤진트리

2014년, 스웨덴의 대표 작가 헤닝 만켈은 예순여섯 살에 불치 암 진단을 받았다. 현대 의학의 도움으로 삶을 연장시킬 수는 있을 것이나 완치는 불가능한 상태였다. 암 투병 초기에 떠올랐던 어린 시절의 기억으로부터 저자는 자신이 삶을 어떻게 살았고 어떤 종류의 사회를 만들고 싶었는지 기록하기 시작했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고자 하는 희망을 가지고 평생 활동해 온 작가 헤닝 만켈의 삶의 기록이자, 우리로 하여금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벌들의 역사
마야 룬데 저/손화수 역 | 현대문학

1852년 영국의 동물학자 윌리엄, 2007년 미국의 양봉업자 조지, 그리고 2098년 벌들이 멸종한 '붕괴의 시대' 중국에서 인공수분에 종사하는 노동자 타오 세 사람의 연대기를 그린 소설. 19세기 중반 유럽 등지에서 본격화된 초기 양봉업의 모습과 산업화된 현대 농업, 벌들이 사라진 미래 세계에 대한 전망을 그려낸다. 양봉과 생태 자연의 위기를 말하는 소설의 표면적인 주제 아래에서 주인공들은 모두 아이를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분투하며 살아가는 보통의 부모로, 그들의 삶의 이야기는 여왕벌과 새끼들을 위해 부지런히 꿀과 꽃가루를 모아 오는 꿀벌의 생태와도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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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좀 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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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드는 고통에 관하여
RM 본 저/강경이 역 | 루아크

어렸을 때부터 밤새 깨어 있는, 잠 못 드는 삶이 주는 고통을 겪은 저자는 평생 자신을 괴롭힌 불면증과 현대사회의 모습이 점점 닮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저자는 밤늦도록 일하는 삶, 곧 '저녁이 없는 삶'이 결국 고용주들에게만 단기적 이득을 가져다줄 뿐이라고 지적하며, 잠을 일종의 '사치'로 여기는 삶을 '바람직하고 열정적인 삶의 모델'로 우러러보는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잠에 가치를 두지 않는 문화에서 사람들은 수면의 권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인포메이션
제임스 글릭 저/박래선,김태훈 공역/김상욱 감수 | 동아시아

정보를 정확히 언어로 표현내기는 쉽지 않다. 간략하게 "정보는 자료이며 데이터이고 상태이자 지식"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정보'를 '역사, 이론, 홍수'라는 세 가지 관점에서 바라본다. 아프리카의 북소리에서 시작해 정보의 역사를 찾아 상형문자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문자의 발명이 범주화, 일반화, 논리 같은 사고체계를 만들어냈다는 이론을 펼친다. 전신의 발명 또한 정보의 전달속도를 극적으로 바꾸어놓았다. 결국 모든 정보는 0과 1의 1차원 배열로 정리되고, 사고와 논리는 계산과 알고리즘으로 귀결된다. 정보를 다룬 책은 모든 것을 다룬 책이다.

 

 

지율스님의 산막일지
지율 저 | 사계절

'천성산 지킴이', '도롱뇽 소송'으로 잘 알려진 지율스님이 경북 영덕 칠보산 기슭의 산막에서 쓴 농사일지이자, 열 가구가 모여 사는 오지 마을 어르신들이 평생 땅을 일구며 살아온 이야기를 담았다. 오랜 단식을 끝내고 걸음도 걷지 못하는 몸으로 마을에 들어온 저자는 심고, 가꾸고, 수확하고, 나누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기록하며 죽음의 문턱에서 삶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서로 일손을 보태고 음식을 나누며, 오순도순 투덕투덕 정을 쌓아가는 마을 어르신들의 일상을 통해 자연스레 생명의 귀함과 인간사의 애틋함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초봄 땅이 풀리자마자 시작되어 절기에 따라 진행되는 소농들의 농사짓는 이야기를 통해 농촌의 한해살이를 찬찬히 들여다본다.

 

 

푸디토리움의 음반가게
김정범 저 | 비채

자신이 구입한 첫 음반과 뮤지션의 꿈을 꾸게 한 음반, 피아노를 사랑하게 한 음반, 직접 작업한 음반까지. 100장의 음반 이야기에는 뮤지션이자 교수, 프로듀서인 김정범의 꿈이 시작된 출발점과 지금의 음악관, 앞으로의 꿈이 담겨 '음악이 전하는 말'을 들려준다. 평소 그의 음악을 사랑해온 셀러브리티들은 '그를 직접 읽을 수 있는 악보와도 같은 책(하정우)', '나만 알고 싶던 음악들이 가득하다(장윤주)', '이 책을 읽으면 가만히 삶 전체를 되돌아보게 된다(이적)'며 출간을 반겼다. "오늘 뭐 듣지?" 하고 고민하는 사람에게, 음악으로 아침을 여는 리스너에게, 음악으로 인생이 바뀔지도 모르는 이들에게 유용할 책이다.

 

 

우리는 거짓말쟁이
E. 록하트 저/하윤숙 역 | 열린책들

2014년 미국에서의 첫 출간 당시, 편집자는 '이 작품이 무슨 이야기인지 절대로 말해 줄 수 없다. 부유한 집안이 등장한다는 건 알려 줄 수 있지만 그 이상 말하면 작품을 망쳐 버릴 것이다. 그냥 읽어 보라'고 말했다. 그만큼 커다란 반전을 감춘 소설이다.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흐르는 액자식 구성이 돋보인다. 저자가 창조한 배경인 비치우드 섬은 완벽하게 직조된 상상력을 기반으로 생생한 공간감을 지닌다. 세 채의 고급 저택과 모래사장이 펼쳐진 바닷가, 섬을 가로지르는 목재 산책로 등 꿈결 같은 장소가 소설 속에서 구현된다. 본문에 삽입된 지도와 가계도는 독자의 상상을 더욱 구체적으로 이끌 것이다.

 

 

미식의 역사
질리언 라일리 저/박성은 역 | 푸른지식

맛있는 음식은 인류 역사의 어느 시기를 막론하고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음식은 인간에게 필수적인 생존 수단일 뿐 아니라 본능적인 욕구 이상의 큰 즐거움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인류가 공동체를 이루고 계급이 발생하면서부터는 고급스런 음식이 부와 권력을 과시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고대부터 르네상스까지 여러 형태로 변모해온 미식의 역사를 담은 책이다. 다양한 예술 작품을 매개로 과거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어떻게 만들고 먹었는지 살펴보는 흥미로운 지적 여행을 선사한다. 예술 작품에 묘사된 부엌과 식사 장면, 음식을 하나하나 살펴보며 인류가 오랫동안 사랑한 고기, 생선, 채소, 과일, 디저트 등을 추적해나간다.

 

 

창조론 연대기
김민석 저 | 새물결플러스

성경을 다룬 만화 『마가복음 뒷조사』로 큰 인기를 얻은 작가가 이번에는 기독교 신앙과 과학 간의 관계를 그려냈다. 준이와 수영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교회 청소년들의 신앙과 사랑, 우정과 고민을 따라가다 보면 현재 한국교회 다수를 지배하는 '젊은지구 창조론'의 문제점과, 오랜지구 창조론, 진화적 창조론 및 우주 성전론에 이르기까지 창세기 1장을 둘러싼 다양한 신학적 해석과 더불어 그것이 현대과학과 맺고 있는 함의를 알아볼 수 있다. 기독교 신앙과 과학의 관계에 대해 관심이 있지만 막상 체계적으로 공부하려면 신학과 과학의 특성 때문에 망설여지는 기독교인들에게 친절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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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사람들처럼 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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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유럽 비즈니스 산책
하수정 저 | 한빛비즈

북유럽 하면 디자인과 복지 제도, 긴 겨울이 떠오른다. 특히 선진 복지와 행복을 최우선으로 하는 북유럽 사람들의 일상은 무한경쟁사회에 지친 한국 사람들에게는 꿈 같은 모습이다. 북유럽 주요 국가들은 자본주의 체제가 승리한 것 같은 20세기 이후에도 사회민주주의 시스템을 채택하고 선진국의 면모를 유지한다. 인구수도 적고, 경쟁 원리도 따르지 않는 나라가 어떻게 경제적으로 자본주의 국가에 앞서는지 살펴보는 책이다. 특히 대기업 비중이 가장 크면서도 북유럽 국가의 특성을 잘 보여주는 스웨덴을 중심으로 덴마크, 핀란드, 노르웨이의 경제와 비즈니스 환경을 전달한다.

 

 

훔볼트 평전
도널드 매크로리 저/정병훈 역 | 알마

훔볼트를 모르더라도 이름만큼은 유명하다. 펭귄에는 훔볼트펭귄, 오징어에는 훔볼트오징어가 있고 미국에는 그의 이름을 딴 도시가 여덟 곳이나 있다. 자연과학자이자 여행자였던 알렉산더 폰 훔볼트의 일대기를 아일랜드 출신 작가이자 스페인 문학과 독일 문학을 전공한 작가가 문학적 재능을 더해 다룬다. 프로이센에서의 어린 시절, 광산기술자로 일하던 시기, 어머니의 죽음, 남아메리카와 시베리아 탐사, 훔볼트의 저작 등 중요한 사건과 결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낸다. 궁정 가신이자 외교관으로서, 많은 과학자의 중재자이자 후원자로 살면서 유대인의 평등권을 옹호한 훔볼트의 모든 면을 엿볼 수 있다.

 

 

안목
유홍준 저 | 눌와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유홍준 교수가 시대마다 우리 문화를 고양시킨 안목의 소유자와 뛰어난 안목을 바탕으로 문화유산을 모아 후대에 전한 수장가의 이야기를 전한다. 뛰어난 명작이라 해도 알아보는 이가 없으면 묻히기 마련이다. 어떻게 미를 바라보아야 하는지에 관한 사례로 박수근, 이중섭, 오윤 등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회고전 감상기도 함께 실렸다.

 

 

 

분서자들
마린 카르테롱 저/이원희 역 | 작가정신

예술사와 고고학을 전공한 저자의 총 3부작 장편소설이다. 데뷔작으로는 이례적으로 6만 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프랑스에서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인간의 사상을 통제하고 역사를 은폐하기 위해 책을 태우는 자들과 그들로부터 책을 지키기 위해 맞선 비밀 결사단의 대결을 그렸다. 시공을 넘나드는 미스터리와 책을 둘러싼 묵직한 주제의식, 적재적소에 터지는 입담으로 엔터테인먼트 소설의 장점을 모두 드러낸다. 정의롭지만 무모한 성격의 주인공과 단순하고 논리적인 시설로 어른들의 세계를 비트는 천재 아스퍼거 증후군 동생의 활약이 재미있다.

 

 

자유로울 것
임경선 저 | 예담

사랑의 이야기, 글 쓰며 먹고사는 삶의 이야기를 담았다. 일하며 '잘' 살아가는 여성 롤모델을 찾기 힘든 요즘, 저자의 삶과 생각은 남다르게 다가온다. 범접할 수 없는 누구의 특별한 이야기가 아닌 삶의 지침으로 삼을만한 가까운 경험담이다. 자유롭기 위해 거쳐야 할 난관들, 자유롭기 위해 역설적으로 나를 구속해야 하는 일들, 이 책은 자신의 인생에 풀리지 않는 점들을 한 작가의 인생을 통해 되짚어볼 수 있는 하나의 실례로 삼을 수 있다.

 

 

곤란한 성숙
우치다 타츠루 저/김경원 역 | 바다출판사

책임과 노동, 화폐, 회사란 무엇일까? 이 책은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로 질문하면서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혹은 잊어버린 것들이 무엇인지 조명한다. '놀이의 요소가 하나도 들어 있지 않는 일'은 '노동'이 아니라 단순한 '고역'이니 되도록 빨리 도망치라고 경고하는데,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책임을 다루어야 할지 여러 가지 실례를 들어가며 풀어 나간다. 저자가 말하는 '성숙한 어른'이란 곧 모두가 오기 전에 사무실을 청소하고 모두가 돌아간 다음 찻잔을 설거지해 두는 일, 즉 모두가 꺼려하는 '눈 치우기'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이다. 저자는 고도의 경쟁 사회에서 남을 죽이고 살아남는 방법이 아닌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가장 가까운 '육친'의 마음으로 써 냈다고 밝힌다.

 

 

매일 드로잉 : 못 그려도 괜찮아!
김정희 저 | 더디퍼런스

학창시절 노트에 끄적이며 낙서를 즐긴 것처럼 매일 조금씩 잠깐의 휴식으로 그림 그리기를 권유한다. 가끔 잡념을 떨쳐버리고 싶을 때, 무언가에 집중하고 싶을 때 드로잉을 통해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과 몰입의 행복을 느낄 수 있다. 책에서 제시하는 생활밀착형 소재와 주제를 선택해 생각하고, 관찰하고, 따라 그리면 완성이다. 실제 성인들을 위한 드로잉 클래스를 운영 중인 저자는 수강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을 몸소 느끼며, 이 책을 통해 쉽고 재미있는 드로잉만의 매력에 빠지도록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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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어라 마셔라, 작가가 되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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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와 술
올리비아 랭 저/정미나 역 | 현암사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작가들의 술 예찬은 끊이지 않는다. 중국 시인 이태백은 100세까지 살면서 하루에 300잔씩 마시겠다고 노래했으며,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는 "와인을 마셔라, 시를 마셔라, 순수를 마셔라"라고 외쳤다. 고은 시인은 "취기와 광기를 저버리는 것은 시인에게는 죽음"이라고 했으며, 김수영 시인은 "문학하는 젊은이들이 술을 더 마시기를 권장"한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미국인 작가들은 여섯 명 중 네 명꼴로 알코올중독자라고 한다. 작가들이 유독 술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어린 시절 알코올중독에 빠진 가족으로부터 상처를 받은 경험이 있는 저자가 객관적이고 중립적으로 술을 바라본다. <뉴욕 타임스>, <옵서버>, <이코노미스트> 등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다.

 

 

분명한 사건
오규원 저 | 문학과지성사

오규원은 자본주의 체제 속 시와 언어의 존재론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을 누구보다 앞서 던지며, '이념'과 '관념', '주관'과 '감상'에 경사되어온 한국 현대시를 비판적으로 인식한 시인이었다. 전통적인 시의 문법을 해체하고 새로운 시적 경향을 모색하는 데 전념했던 그의 첨예한 시론은 『현대시작법』에서 나타난 바와 같이 개념적인 시론의 한계를 돌파한 것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의 10주기를 맞아 첫 시집 『분명한 사건』이 다시 나왔다. 46년 만에 새 옷으로 갈아입은 책에는 35년간 그와 문우로 지낸 문학평론가 김병익의 발문 「오규원에게 보내는 뒤늦은 감사와 송구」가 함께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들

좋은 국가란 무엇이며, 좋은 대통령이란 무엇인가? 권력은 어떻게 탄생하고 유지되며 몰락하는가? 그들을 권력의 정점으로 이끈 정치력은 무엇인가? 이승만에서 박근혜까지, 해방 후 겪은 12명의 권력자가 탄생한 과정에서부터 정치적 상황, 일화, 업적, 평가 등을 담아 현대사가 머릿속에서 저절로 그려질 수 있게 했다. 재미있으면서도 중립적인 관점으로 엄정하고 객관적인 서술을 목표로 했다. 당대를 뒤흔든 거대한 정치적 사건들, 부정한 동맹과 은밀한 조종자들, 국정운영의 치밀한 파워게임과 이해싸움…. 대한민국 현대사를 관통하는 최고권력의 계보를 한 권으로 볼 수 있다.

 

 

석가의 해부학 노트
석정현 저 | 성안당 작가정신

생물학자나 의사의 관점이 아닌 그림쟁이의 관점으로 해부학이라는 어려운 학문을 색다르게 풀어냈다. 저자는 "그림을 그리는 일은, 우리 주변의 '당연한 것'을 새롭게 보이게 만들고, 그를 통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만화를 읽듯 술술 풀어나가는 해부학 책'이자, 사람을 표현하고 사람들에게 희망과 깨달음을 안겨줄 예술가들에게는 필수적으로 볼 만한 내용이다. 특히 그림을 공부하는 이들에게 좀 더 전문적인 인체 표현 전문가로서의 소양을 주는 지침서가 된다.

 

 

오브 아프리카
월레 소잉카 저/왕은철 역 | 삼천리

아프리카가 낳은 세계적인 작가이자 아프리카 흑인으로서는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작가이자 시인이 쓴 인문학 에세이다. 아프리카를 대하는 세계의 편견과 위선에 맞서고 있지만, 때로는 종족이나 종교, 정치를 빌미로 대륙을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모는 아프리카 정치인들과 종교 지도자들에 대한 냉소와 분노의 모습을 띠기도 한다. 제국주의 쟁탈전이 된 대륙이 과거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20세기 내내 국가와 인종, 종교를 바탕으로 한 근본주의와 배타주의에 시달려야 했던 전쟁과 갈등의 역사가 그려진다. 궁극적으로는 아프리카 영성의 실체를 제시하면서 이분법과 근본주의로 치닫는 기독교와 이슬람의 갈등을 푸는 실마리를 제시하고자 한다.

 

 

혼자를 기르는 법
김정연 글,그림 | 창비

도전웹툰 때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데뷔와 동시에 웹툰계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른 작품이다. 2016년 오늘의 우리만화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주인공 '이시다'는 이십대 후반의 직장 여성으로 서울의 좁은 원룸에 살면서 친구가 떠넘긴 햄스터 '쥐윤발'을 키우게 된다. 그후 소동물 사육에 입문하며 동네 주민 오해수와 친구가 되고, 소동물을 키우는 경험을 통해 자신의 삶과 주변으로 그 시선을 확장해간다. 1인가구의 삶을 뛰어난 감각으로 정확하게 포착하며 독자들의 깊은 공감을 얻었다. 능숙한 연출, 유려한 문장, 절제된 형식미, 동시대적 감각으로 지금 웹툰계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다.

 

 

가상현실
오컴,편석준,김선민,우장훈,김광집 공저 | 미래의창

'포켓몬GO' 등으로 가상현실을 쉽게 접하는 시대가 열렸지만, 피부에 잘 와 닿지 않는다. 이 책은 가상현실의 역사와 원리에서부터 VR(가상현실) 기기의 이용법, 흥미로운 가상현실 콘텐츠들, 가상현실 기술과 그 생태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IT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 상황 등 궁금한 모든 것을 담았다. 현재 가지고 있는 스마트폰과 시중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카드보드형 VR 기기만 가지고도 즐길 수 있는 VR 콘텐츠가 꽤 많이 있다. 여기서 더 욕심이 난다면 보다 고급형 VR 헤드셋을 구입하거나 비교적 더 정교한 PC 기반의 VR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생각보다 가상현실은 가까이 와 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경제학에 가사노동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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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카트리네 마르살 저/김희정 역 | 부키

"우리가 저녁을 먹을 수 있는 것은 푸줏간 주인이나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의 자비심 덕분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그들의 욕구 때문이다." 1776년,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그러나 당시 애덤 스미스의 저녁은 누가 줬을까? 푸줏간 주인과 양조장 주인, 빵집 주인은 경제학에 포함되지만 아이들을 돌보고, 청소하고, 빨래하고, 이웃과 실랑이 한 부인이나 누이는 그려지지 않았다. 저자는 애덤 스미스의 초기 사상부터 현대 여성들이 직면하는 불평등한 사회 및 경제 구조뿐 아니라 현대 금융 위기까지 풍자적으로 짚으며 불평등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노년 예술 수업
고영직,안태호 공저 | 서해문집

새로운 삶을 상상하는 노년 예술 수업 현장을 찾아 기록한 책이다. 사교댄스, 요가, 가요교실, 생활공예 등 공급자 중심의 각종 기능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형태는 많지만, 개인의 삶을 존중하며 멋진 노년의 양식을 만들어가려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찾기 힘들다. 이 책은 수동적인 문화 소비자에 머무르기를 거부하고 문화 생산의 주체로서 새로운 전환을 모색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른바 에이지즘(ageism, 연령주의)에 저항하며 새로운 자아상을 연출해가는 사람들이다. 만화로 쓰는 자서전, 안은미컴퍼니와 조상님께 바치는 댄스, 동화구연 수업 등의 사례가 실렸다.

 

 

벌레의 마음
김천아 등저 | 바다출판사

예쁜꼬마선충은 토양에서 서식하며 투명한 몸을 가진 1mm 크기의 아주 작은 벌레다. 어느 한 곳 인간과 닮은 데가 없는 이 벌레는 놀랍게도 유전자의 절반 이상이 인간의 유전자와 유사하다. 자크 모노의 표현을 빌려 표현하면, '벌레에게 진실인 것은 인간에게도 진실이다'라 할 수 있다. 현대 생물학은 이와 같은 기치 아래에서 예쁜꼬마선충을 통해 인간과 생명의 보편성을 이해하려고 한다. 예쁜꼬마선충 과학자 5인의 진지한 고민을 담아 최신 현대 생물학의 여정을 살펴본다.

 

 

고발
반디 저 | 다산책방

'북한의 솔제니친'이라 불리는 반체제 작가 반디(필명)의 소설집이다. 전체주의 체제 아래에서의 삶에 대한 일련의 이야기를 써서 탈북자, 브로커 등 여러 사람을 통해 남한으로 원고를 반출시켰다. 2014년 국내에 처음 소개된 이후 3년 만이다. 해외에서는 2016년 프랑스를 시작으로 이탈리아, 일본, 영국, 미국, 캐나다, 독일, 스웨덴 등 전 세계 20개국과 판권 계약을 맺었다. 완전히 고립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생하게 보여준다.

 

 

원더랜드
스티븐 존슨 저/홍지수 역 | 프런티어

뼈로 만든 피리, 커피, 후추, 파노라마, 옥양목, 주사위 게임 등, 공통점이라고는 없어 보이는 이 사물들은 모두 세상을 놀라게 했다. 새로운 체험, 맛, 촉감, 소리. 새롭고 놀라운 것을 추구하는 우리 안의 본성은 이들을 통한 보상을 즐긴다. 오늘날의 컴퓨터, 인공지능을 만들어낸 것은 무엇일까? 구성하는 먹고, 즐기고, 쇼핑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은 단순히 재미를 추구했던 행위에서 시작해 세상에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놀이가 가진 혁신의 힘은 생물학적 욕구와 무관한 새로운 문화적 제도와 관행, 시설을 구축한다. 이 책은 놀이가 역사적으로, 사회적으로 어떻게 혁신과 연결고리를 만들었는지 사례와 연구를 통해 펼쳐 보인다.

 

 

인사담당자 100명의 비밀녹취록
김도윤,제갈현열 공저 | 한빛비즈

인사담당자 인터뷰 기간 3년, 이동거리 5,000킬로미터. 총 100개 기업 인사담당자들을 집요하게 파고들어 채용에 관한 23가지 질문의 답을 얻어냈다. 이력서, 자기소개서, 서류전형, 인적성검사 등 취업에 필수적인 관문을 조목조목 파헤친다. 인사담당자는 학교가 중요하지 않고 지원자들의 열정과 스토리를 본다지만, 취업준비생들은 답답하다. 합격자도, 불합격자도 이유도 모른 채 회사로 향하거나 학교 도서관으로 향한다. 채용은 시스템의 부품을 뽑기 위한 또 다른 시스템일 뿐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리고 이 시스템의 목적은 오직 한 가지, 바로 떨어뜨리기다. 이 시스템은 사람의 열정과 노력은 보지 않는다. 떨어뜨리는 작업이 끝나면 비로소 붙이기 위한 작업이 시작되는 것이다.

 

 

주대환의 시민을 위한 한국현대사
주대환 저 | 나무,나무

역사교과서 논쟁에서 자유로운 '한국현대사 읽기'를 목표로 한다. 좌우 진영으로 나뉜 편향적 사관을 극복하는 새로운 시각으로 기존 역사논쟁에서 설명할 수 없던 새로운 대한민국을 읽는 시도다. 자유주의 사관이 가진 반역사성을 비판하면서, 다른 한 편으로 해방 전후사의 인식이 만들어낸 연사인식의 프레임을 걷어내는 작업, 민족주의 사관을 해체하는 작업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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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을 쓰는 과학자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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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걸 Lab Girl
호프 자런 저/신혜우 그림/김희정 역 | 알마

올리버 색스와 인문학적 자유주의자 스티븐 제이 굴드 이후의 '글쓰는 과학자'가 나온 걸까. 저자이자 식물학자인 호프 자런이 식물에 비추어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력을 제시한다. 한 번의 유의미한 결과를 얻기 위해 실험실에서 백 번 실패하는 모습, 기다림과 끈기로 버티는 평범한 연구실의 24시간을 세밀화처럼 그렸다. 전문성과 합리성으로 대표되는 과학의 세계에서조차 성별을 이유로 성과를 인정받지 못하거나 노력의 가치가 폄하받는 때도 있다. 저자는 담담한 목소리로 여성 과학자가 실험실에서 살아가는 이야기와 견뎌야 하는 시선을 서술한다. '떡갈나무에게는 떡갈나무의 방법이 있고, 칡과 쇠뜨기에게도 그들만의 삶이 있다.'

 

 

고슴도치의 소원
톤 텔레헨 저/유동익 역/김소라 그림 | arte(아르테)

혼자 외롭게 사는 고슴도치가 어느 날 문득 동물들을 초대하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한 번도 누군가를 초대해 본 적 없는 고슴도치는 편지를 썼다 지우기를 반복한다. 가까이 하면 아프고 멀리 하면 얼어죽는 고슴도치의 딜레마에 빗대어 관계의 거리에 관해 이야기하는 동화 소설이다. 한국판에서는 일러스트레이터 RASO(김소라)의 일러스트 15컷을 담아 특별함을 더했다. 누구나 적절한 거리를 원하지만 누군가와 관계 맺고 함께한다는 것은 너무 피곤한 일이다. 온갖 걱정을 사서 하는 '걱정하기의 달인'인 고슴도치를 보며 독자도 비슷한 감정을 느낄 것이다.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페르 홀름 크누센 글그림/정주혜 역 | 담푸스

북유럽 국가들은 유아동 성교육이 가장 잘 이뤄지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덴마크에서는 1971년부터 초등학교에서 성교육이 의무 과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어렸을 때부터 정확한 성교육을 받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유럽에서는 이미 인지하고 있었던 셈이다. 이 책은 1971년 출시된 책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충격적인 수준의 그림과 글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선생님이자 심리 치료사, 성 연구가인 작가는 사랑을 바탕으로 한 관계가 얼마나 행복하고 즐거운 일인지 솔직히 얘기하고 아기가 태어나는 과정을 간단하면서 따뜻한 시각으로 전달한다.

 

 

헌법의 상상력
심용환 저 | 사계절

'헌법'은 한 국가의 정치, 정부, 국민 개개인의 일상 등을 규정하는 최상위 지위의 규범이다. 그만큼 헌법의 바탕에는 한 시대의 변화상과 시민이 요구하는 가치가 담겨 있다. 이 책에서는 지금껏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고자 했던 정의와 가치가 무엇이었는지 돌아보고자 했다. 저자는 <김어준의 파파이스>, <노유진의 정치 카페>, <정봉주의 전국구> 등의 팟캐스트와 <한겨레21> 등을 통해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의 문제점과 역사적 사실을 알린 바 있다. 현재 팟캐스트 <진짜 역사 가짜 역사>를 통해 역사 이야기를 한다.

 

 

벌거숭이들
에쿠니 가오리 저/신유희 역 | 소담출판사

『냉정과 열정 사이』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주인공인 치과의사 모모를 둘러싼 일상을 그린 소설이다. 어림잡아 열 명이 넘는 조연들은 단순히 주변인으로서만 존재하지 않고 주인공 못지않은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등장한다. 특별한 장치 없이 한 인물의 상황이 끝나면 한 행을 비운 뒤 다음 사람 이야기로 바로 넘어가는데, 등장인물도 많은 데다 일정한 순서도 없지만 특별한 설명 없이도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진다. 비 오는 날 파스타 소스 냄새가 공기 중에 섞여드는 장면이 끝난 뒤에 과자 냄새가 가득한 차 안에서 대식구가 떠들썩하게 있는 장면이 시작되고, 홀로 흰쌀밥에 간장을 뿌려 먹는 은퇴한 중년 남자에서 온통 하얀 스튜디오에서 일하는 젊은 남자로 시선이 옮겨간다.

 

 

하나일 수 없는 역사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저 | 휴머니스트

또한 21개국의 역사 교과서 서술을 비교함으로써 역사를 이해하는 다른 시선들을 소개하며 주체적인 역사 인식을 돕는다. 현대 세계를 만든 토대가 된 19세기 산업혁명부터 다가올 미래까지 세계사의 주요 사건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은 기존의 상식과 다를 수도 있다. 역사에 대한 설교와 강요를 거부하고 "그 어떤 독단도, 터부도, 금지도 없이" 역사를 읽을 것을 강조함과 동시에 "역사학자의 역할은 찬양이나 비난이 아니라 설명하는 것"임을 밝힌다.

 

 

당신에게 말을 건다
김영건 저/정희우 그림 | 알마

강원도 속초에는 삼 대째 이어오는 서점이 있다. 저자는 서울에서 비정규직 공연기획자로 일하다 고향 속초에 왔다. 계약 기간도 끝나가고, 다시 이곳저곳 입사 원서를 쓰자니 대책 없이 막막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아버지 김일수 씨의 서점 운영 제안을 얼떨결에 승낙했다. 아버지 김일수 씨도 비슷했다. 할아버지 김종록 씨에게 '어쩌다가' 서점을 물려받았고, '어찌어찌하다' 사십 년 동안 서점 일을 했다. 사명감 같은 게 있어서 한 게 아니었다. 저자는 '책 한 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겠어'라며 비관하지만, 끝내 '서점'이라는 없어져선 안 되는 공간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비로소 '서점 사람'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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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류 안에 들어 있는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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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너머에 사람이 있다
안종오 저 | 다산지식하우스

박진감 넘치는 검사 생활에 대한 장황한 '썰'도 아니며, 추리소설보다 흥미진진하게 사건을 각색한 글도 아니다. 마흔네 살, 검사라는 직업을 가진 중년 남성이 쓴 44편의 인생 이야기다. 저자가 검사로서 겪은 사건들과 어린 시절 부모님으로부터 받았던 사랑, 학창시절 겪었던 웃지 못할 일들, 아버지로서 자식을 생각하는 마음 등이 맛깔나게 버무려진다. 검사실을 찾는 사람들과 그들의 사건 이야기, 베테랑 수사관들과의 찰떡 케미 에피소드까지 더해 검사실을 둘러싼 에피소드가 단편소설 읽는 듯한 재미가 있다.

 

 

정신은 좀 없습니다만 품위까지 잃은 건 아니랍니다
가노코 히로후미 저/이정환 역 | 푸른숲

후쿠오카 시 주택가에 자리한 2층집에 '다쿠로쇼 요리아이'('다쿠로쇼'는 자택, '요리아이'는 모임이라는 뜻)라는 노인요양시설이 있다. 그러나 일반 치매 노인 요양시설이라면 통제하거나 금지하는 일이 이곳에서는 자연스러운 일상이다. 산책을 좋아하는 노인은 느린 걸음으로, 걷고 싶을 때까지 걸을 수 있다. 직원은 노인이 길을 잃지 않도록 따라가지만, 산책에 방해되지 않게 거리를 유지한다. 이가 몇 개 남지 않은 노인이 음식을 씹느라 식사 시간을 넘기더라도 재촉하지 않고 탱글탱글한 계란말이를 충분히 즐기며 식사를 마칠 때까지 기다린다. 직원들은 가끔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노인들을 차에 태우고 시장을 보러 간다. 누구나 늙는 고령화사회에서 안심할 수 있는 곳에서 살고 싶다는 바람이 있다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된다.

 

 

낯선 시선
정희진 저 | 교양인

여성학자 정희진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기에 일어난, 우리 시대를 특징짓는 주된 사건들을 '여성'의 눈으로 재해석하여 쓴 글을 고르고 모았다. 부정의에 맞서는 사회적 약자의 유일한 자원으로서 '여성주의'의 전복적 힘을 보여준다. 여성 정치인이 주장을 많이 하면 나댄다는 말을 듣기 쉽지만, 남성 정치인은 지적이고 유능하다고 평가받는다. '을'의 저항은 폭력으로 쉽게 매도되지만, '갑'의 횡포 앞에 숨죽인 비정규직 청년들은 비굴하다는 훈계를 듣는다. 세월호 유족들의 진실 규명 요구에 '불평불만', '이기적'이라는 말이 따라붙고, 대중교통의 '임산부 배려석'처럼 당연히 보장받아야 할 권리에 '배려'라는 이름이 붙는다. 정당하게 분노할 일이 있어도 우아하고 세련되게 대응해야 한다는 통념은 누구를 위한 것인가? 정희진은 강자가 약자를 통제하기 위해 쓰는 이중 잣대, 남성 언어의 이중 메시지에 주목한다.

 

 

엄마의 골목
김탁환 저 | 난다

'발자크처럼 방대한 소설 세계를 꿈꾸는 '소설 노동자'인 저자가 엄마와 함께 고향 진해 곳곳을 걸어본 나날을 적었다. 엄마는 말하고 아들은 옮겨 쓰고, 엄마는 추억하고 아들은 상상해가며 진해로부터 시작하고 진해로 돌아오고는 한다. 진해의 역사를 함께 들여다보는 줄 알았는데 말하다보면 어느새 엄마의 인생을 들여다보고 있고, 진해의 거리를 함께 걷고 보는 줄 알았는데 그러다 보면 어느새 엄마의 일상을 바라본다. 때론 시처럼 때론 소설처럼 이야기를 자유자재로 털어놓는다.

 

 

여중생A 1-3
허5파6 글,그림 | 비아북

2016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수상한 작품. "가장 간단한 그림으로 당대를 드러내고, 위로하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 왕따, 가정폭력, 게임중독, 일진과 학원폭력, 외모지상주의, 여성혐오와 여성인권, 오타쿠 내 성폭력, 인터넷 신상 털기 등 우리 사회의 민낯과 구조적 결함을 주인공 '장미래'의 고민 속에 담담하게 녹여내 단순히 주인공의 성장 서사가 되기를 거부하는 만화다. 저자의 다른 지은 책으로는 이제 막 세상을 겪기 시작하는 아이들과 그 주변의 이야기를 예리하지만 따스한 시선으로 담아낸 『아이들은 즐겁다』가 있다. 필명 허5파6은 모 커뮤니티 회원 가입시 배정받았던 자동가입 방지 코드에서 유래했다.

 

 

작은 친구들 1
도나 타트 저/허진 역 | 은행나무 | 원서 : The little friend

『황금방울새』 작가의 작품으로 WH 스미스상을 받고 오렌지상 최종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소설은 1960년대 미시시피의 어느 작은 마을, 아홉 살 로빈이 마당에서 목매달린 채 발견되면서 시작한다. 그로부터 12년 후, 사건은 미제로 남았고 모든 것이 변해 있다. 당시 갓난아이였던 해리엇은 이제 열두 살이 되어 붕괴된 가족의 모습을 지켜본다. 그리고 이제 자신이 오빠를 죽인 범인을 찾겠다며 집안사람 모두 애써 침묵하던 이야기를 꺼낸다. '로빈을 죽인 건 누구인가?' 오래된 신문을 뒤지고 주변을 탐문하던 해리엇은 거듭 같은 이름을 발견한다. 그날, 로빈을 죽인 범인은 누구일까. 그날의 비밀 속에서 해리엇은 무엇을 찾게 될 것인가.

 

 

누가 미래의 자동차를 지배할 것인가
페르디난트 두덴회퍼 저/김세나 역 | 미래의창

폴크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스캔들, 신진 IT기업의 맹공 등으로 새로운 도전과 위기의 시대에 직면한 독일 및 전 세계 자동차 업계의 현황을 분석하고 미래를 제시했다. 100년을 넘게 이어온 자동차에 대한 로망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즉, 자동차가 그것을 타고 소유한 사람에게 부여하는 '사회적 지위의 상징'이라는 가치가 건재하다. 장밋빛 미래를 위해서는 친환경, 연비, 안전성 개선등 좀 더 엄격한 제도가 마련되어야 하고, 공룡과 같이 비대해진 기존 자동차 업계의 기업 문화도 비효율적이고 소모적인 프로세스를 없애나가야 할 것이다.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서의 자동차를 둘러싼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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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용어 없이 과학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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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들 먼로의 친절한 과학 그림책
랜들 먼로 저/조은영 역 | 시공사

인체 기관과 같이 우리 몸 속에서 발견하는 생물학부터 세탁기와 건조기, 헬리콥터, 나아가 국제우주정거장을 알아보고 싶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전문용어의 벽에 가로막혀 좌절했다면 이 책이 적절하다. 간략한 선 그림과 쉬운 단어를 사용해 복잡한 사물을 쉽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책을 지을 때 쉬운 단어만으로 사물을 설명하겠다는 규칙 아래 방대한 과학 분야를 섭렵한 도전에 전작에도 극찬을 보냈던 빌 게이츠가 추천사를 쓰기도 했다. 출간되자마자 미국 아마존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가로, 세로 각각 20cm, 30cm 판형에 총 마흔다섯 개 사물의 그림이 담겼다.

 

 

청춘의 가격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저 | 사계절

해방 이후 처음으로 부모 세대보다 가난해질 시대를 사는 청년들에게 '헬조선'과 '흙수저'는 자조보다는 현실에 가깝다. 그러나 청년 세대의 가난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다. 이 책에서는 막 대학에 입학한 20세부터 취업ㆍ연애ㆍ결혼의 단계를 지나온(또는 지나는) 35세까지를 청년의 범위로 정하고, 연애 및 결혼, 주거, 여가, 노동 시장과 노동 환경 등의 주제로 그들의 생활과 생존의 경계선을 추적한다. 수록된 도표에서 청년의 임금ㆍ소비 여력ㆍ취업률ㆍ취업자 수는 0으로 수렴하고, 반면 주거비ㆍ비정규직 비중ㆍ적자액ㆍ질병 유병률은 위로 솟구친다. 모든 청년이 정규직 취업을 원하는 것은 아니라는 김초록 씨, 백수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김혜리 씨, 새로운 필요와 논리에 맞게 주거의 형태를 바꾸어나가겠다는 임경지 씨 등 자기만의 답안지를 찾는 청춘의 인터뷰가 실렸다.

 

 

어떻게 질문할 것인가
김대식 저 | 민음사

뇌과학자 김대식이 10대부터 독파해 온 고전과 지적 상상력을 제공한 책을 향한 오마주를 엮었다. 19세기 시인 랭보, 이탈리아 소설가 이탈로 칼비노,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거장 보르헤스 등을 다뤘다. 『하드리아누스 황제의 회상록』을 읽고 영웅이 되려고 고군분투하는 인간이라는 존재가 사실 가장 추구하는 것은 작은 행복에 있다고 말하거나, 사르트르와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소개하면서 '함께 혼자' 사는 태도를 제안한다. 위대한 작가들로부터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거대한 물음의 조각들을 찾아 나가는 책이다.

 

 

내 다리가 부러진 날
이승민 글/박정섭 그림 | 풀빛

11살 숭민의 삶은 만만치 않다. 하필이면 PC방에 가는 수요일에 다리가 부러졌고, 학교에서 가장 예쁜 백정민이 숭민을 좋아한다 고백하고, 그로 인해 포악한 성기성이 괴롭힌다. 한편으론 오랫동안 오랫동안 사이가 나빴던 친구와 화해를 하고, 책이라곤 만화책밖에 모르다 독서 토론을 시작하며 책읽기에 흥미를 느낀다. 숭민의 다리가 부러진 게 행운인지, 불행인지, 책의 마지막 장을 덮기 전까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다. 어린이는 물론 좌충우돌 사건이 가득한 어린 시절을 보낸 어른도 낄낄대며 읽을 유쾌한 동화다.

 

 

돈의 경영
시바타 히로히토,다케마츠 유우키 공저/권혜미 역 | 머니플러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인생을 이루기 위해서는 돈을 교환하는 데 써야 한다. 목표는 부자가 아니라 자원부자이다. 즉, 사람, 물건, 돈이라는 3가지 시점으로 자원을 모아야 한다. 오히려 돈보다는 사람과 물건에 집중을 하고, 돈을 가치 있는 사람과 가치 있는 물건으로 교환하는 것이 중요하다. 돈을 기술과 사고(자세)를 향상시키고 가치를 제공하는데 쓰다 보면 수입이 늘어난다. 그렇게 늘어난 돈으로 세상에 더 큰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 돈의 교환 방법을 알면, 나는 물론이고 나와 관련된 모든 사람들이 점점 풍족해질 것이다. 책에서는 이와 같은 주장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욜로 홀로 도쿄
노영주 저 | 컬처그라퍼

미국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하고 미국 어린이 전문 방송 TV 닉켈로디언(Nickelodeon)의 <수수께끼 블루Blue's Clues>팀에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한 저자가 행복을 찾기 위해 홀로 도쿄 여행을 떠났다.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고 느꼈을 때, '한 번뿐인 인생'이라는 경구를 떠올리며 여행을 결심한다. 기대와 예상을 빗나가는 환경과 날씨에 적잖이 당황하고 실망도 하지만, 여행자에게는 그런 경험마저도 삶을 긍정하게 하는 어떤 요소를 지닌다. 각 페이지마다 꼼꼼히 넣은 일러스트레이션이 감각적이다.

 

 

괴괴한 날씨와 착한 사람들
임솔아 저 | 문학과지성사

2013년 중앙일보신인문학상 시 부문으로 등단한 후, 2015년 제4회 문학동네 대학소설상을 수상하며 장편소설 『최선의 삶』을 출간한 임솔아 시인의 첫번째 시집. 첫 장편소설에서 가출 청소년이 마주한 사회와 갈등, 폭력 등을 풀어냈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날카롭고 예민한 감각을 시 속에 표현했다. 불합리와 폭력으로 얼룩진 세상에서 적응하지도, 타협하지도 못한 자신과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편이 다수를 이룬다. 나아가 세상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자기 안의 갈등을 풀어가려는 시도를 충분히 담아 냈다. '오늘은 내가 무수했다. / 나를 모래처럼 수북하게 쌓아두고 끝까지 세어보았다. / 혼자가 아니라는 말은 얼마나 오래 혼자였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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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면 지금과는 다른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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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현 글 | 이야기꽃

『수영장』의 작가 이지현이 이번에는 '문'에 주목했다. 길을 가다 다른 이와 쿵 부딪쳤을 때, 내 잘못이 없더라도 먼저 사과하고 다친 데는 없는지 물어보는 곳. 누구든 어디서든 마음껏, 노래하고 춤추고 연주하고 운동하고 책 읽으며 지낼 수 있는 곳. 피부색과 생김새가 서로 달라도 스스럼없이 배려하며 어울리는 곳. 다른 인종끼리 만나, 사귀고 사랑하고 결혼하는 일이 아주 자연스러운 곳. 그 결혼식장에서 덩치 큰 신부가 조그만 신랑을 번쩍 들어 올리는 게 조금도 어색하지 않은 곳… 그림책을 열면 굳게 닫힌 문 저편에 있는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진다.

 

 

 

솔직한 식품
이한승 저 | 창비

김치를 먹으면 면역력이 강해질까? 산성 식품을 많이 먹으면 산성 체질로 바뀔까? 전자레인지로 음식을 데워 먹으면 음식 분자가 파괴되어 위험하다? 식품에 대한 속설과 사이비 과학을 바로잡아온 전문가인 저자가 팔을 걷어붙이고 쓴 책이다. 일일이 식품마다, 속설마다 설명하기보다는 잘못된 식품 정보를 독자가 가려낼 수 있도록 기억해야 할 원칙을 위주로 알려준다. 불안한 마음으로 밥상을 대하는 이들에게 '과학적으로 먹고 살기'를 도와주는 교양서이다.

 

 

 

오늘이 마감입니다만
크리스토프 니먼 저/신현림 역 | 윌북(willbook)

오늘도 마감을 향해 고군분투하는 모든 직업적 아티스트를 위한 책. <뉴요커>, <타임> 등 유명한 매체의 표지를 장식하는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저자도 마감을 겪는다. 내면에는 여전히 아이디어 고갈에 대한 두려움과 재정이 불안한 프리랜서의 고충이 가득하다. 아이디어는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찾아야 한다. 엉킨 이어폰에서 모기를 찾고, 반으로 가른 아보카도에서는 야구 수비수가 떠오른다.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은 경험을 통해 찾아낸 것인 만큼 현실적이다. 창작 활동을 하는 이들에게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먹는 인간
헨미 요 저/박성민 역 | 메멘토

교도통신 외신부 데스크로 일하던 저자가 1992년 말부터 1994년 봄까지 세계를 여행하며 만난 사람과 음식에 관한 현장을 담았다. 교도통신 칼럼으로 연재되던 당시 화제를 불러일으키다가 단행본으로 출간된 후에 비평가들의 절찬을 받았으며, 고단샤 논픽션상을 받기도 했다. 역사, 정치, 사회적으로 분쟁을 겪었거나 여전히 위험과 갈등이 산재하는 방글라데시, 베트남, 필리핀, 독일, 크로아티아, 소말리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한국 등 등을 찾아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음식을 먹는 사람들, 침샘을 자극할 정도로 활력이 넘치게 먹는 행위에 열중하는 사람들, 민족과 종교도 어쩌지 못하는 맹렬한 식욕의 굶주린 사람들, 전쟁의 공포에 짓눌려 식욕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삶에 밀착해 들어가 그들이 간직해온 이야기와 기억을 나누어 받아먹는다.

 

 

 

안나푸르나에서 밀크티를 마시다
정지영 저 | 더블엔

평소에 등산도 몇 번 안 했던 저자가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과 일주 트레킹에 무사히 성공하고 일주 트레킹 19일간의 여정을 기록한 책이다. 결론적으로는 건강하게 완주했지만 자세히 보면 3일 만에 포기하고 돌아간 말썽꾸러기 포터,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고산병, 손도 못 씻을 만큼의 추위, 허허벌판의 화장실, 뱀파이어도 도망갈 만한 게스트하우스 등 긴박한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안나푸르나 갈 계획이 전혀 없는 분들께 권합니다'라는 문장답게, 누구든 읽으면 동네 뒷산이라도 올라가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다.

 

 

 

은수미의 희망 마중
은수미 저 | 윤출판

지난해 국회의원 선거에서 떨어진 뒤 '전 의원'이 된 은수미가 청년들의 질문에 답했다. 불안한 직장과 삶, 미래를 겪으며 우리 사회는 정규직이라 불리는 정착민의 삶에서 비정규직, 하청, 파견, 알바로 불리는 유목민의 삶으로 변화했다. 은수미는 시민이 주인의 자리에서 밀려나고 우리 곁에서 희망이 사라진 데에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책임이 크지만 이전 민주 정부의 10년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고 말한다. 기업 경쟁력이라는 말로 아웃소싱, 파견, 도급이 일상화되었다. 2017년의 청년 1987년의 청년을 보며 희망을 찾은 기록이다.

 

 

 

궁극의 자전거 매뉴얼
에벤 웨이스 저/홍석화 역 | 행성B잎새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다. 막 자전거를 사기로 결심했거나 기존에 타던 자전거 대신 조금 더 좋은 자전거를 사려고 하는 사람, 다시 타보려는 사람 등 자전거를 좋아하고 좋아하려는 사람들이 알아두면 좋을 자전거 입문서다. 구매에서부터 타고 수리하고 관리하는 법, 라이더의 권리 및 책임 등까지 자전거에 관한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내용만 뽑아놓았다. 저자는 국내외 자전거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유명한 파워 블로거로, 자전거 라이더의 권리에 관해 꾸준히 목소리를 높여 왔고, 특유의 재치 있는 입담으로 자전거에 관한 평론도 계속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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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다 히데오의 여러 가지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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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라이어티
오쿠다 히데오 저/김해용 역 | 현대문학

발표 시기도, 내용도, 형식도 각양각색이다. 문학 편집자들이 이런저런 수단을 다 동원해 오쿠다 히데오에게서 받아 냈던 원고를 한데 묶었다. 치켜 세우고 어르며 어떻게든 쓰게 만들었다는 편집자들 덕분에 수명이 줄어들겠다고 우는 소리를 하지만, 써놓고 보니 썩 괜찮다. 「여름의 앨범」처럼 '단편 중에서는 다섯 손가락 안에 들 거라'는 작품도 나왔다. 오쿠다 히데오의 작품을 빼놓지 않고 읽는 애독자와 처음 접하는 사람 모두 특유의 해학과 유머, 인간 군상의 묘사, 세태 풍자 등 작가의 진면목을 만나 볼 수 있다.

 

 

그래, 사랑이 하고 싶으시다고?
박세미 등저 | 제철소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의 지원을 받은 젊은 시인 여덟 명이 모여 연애의 사소한 흔들림을 포착했다. 저마다의 목소리로 같은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제각기 목소리가 다르다. 여는 글에서 시인 황유원은 시를 읽는 것만큼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을 실전에서의 큰 상처 없이 연습해보기 좋은 장도 드물 것이라고 말한다. '내게는 아까부터 내리고 있던 눈이 / 뒤늦게 네게도 내리고 있었다(황유원)'. 서로 다가갈수록 좁힐 수 없는 거리가 있다. 너와 나 사이 다른 것이 있음에도 다름을 껴안으려는 노력을 '연애'라고 불러도 될까.

 

 

나는 과학이 말하는 성차별이 불편합니다
마리 루티 저/김명주 역 | 동녘사이언스

진화심리학에서는 남성과 여성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다고 믿는다. 진화심리학자들이 말하는 성차이에 대한 결정은 이미 이념에 가깝고, 과학에도 연구해볼 만하다고 여기는 '가치 판단'은 많은 것을 결정한다. 저자는 기존의 자기계발서에서 성 고정관념을 주입하는 방식을 젠더 프로파일링으로 명명한다. 진화심리학의 젠더 프로파일링은 과학의 권위를 획득한 문화적 신화에 불과하며, 이러한 신화가 과학적 사실로 둔갑하는 지점에 주목한다. 그릇된 이론이 우리 삶에 영향을 많이 끼치는 건 자명하다.

 

 

김정은 체제 왜 붕괴되지 않는가
리 소테츠 저/이동주 역 | 레드우드

김일성이 일본군에게 쫓겨 러시아 극동 지방으로 달아났던 1941년에 김정일이 태어났다. 하지만 김일성이 항일 전쟁을 통해 북한 정권 수립을 쟁취했다는 '국가 신화'에 맞춰 김정일은 백두산 산록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해 왔다. 좋아하던 와인을 마시고 침실에서 생을 마감한 김정일은 인민들에게 달려가던 열차에서 갑작스러운 발병으로 순직한 것으로 바뀌었다. 우상화와 신격화가 넘치는 북한의 체제는 어떻게 유지될 수 있었을까? 이 책은 김정일 사망 후 일본 <산케이 신문>에 연재하던 글을 기반으로 새로 공개된 자료와 증언을 토대로 김정일의 탄생부터 죽음까지를 조감한다.

 

 

프레임 대 프레임
조윤호 저 | 한빛비즈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 집으로 돌아가며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었을 때, 국민은 대통령의 실체는 무엇이었는지 다시 한 번 회의했다. 뉴스에서, 신문에서 4년 동안 봤던 사람은 없었다. 국민을 속인 전 대통령의 비극 뒤에는 이미지를 만들어 준 기성 언론이 있었다. 언론과 정치에서 '프레임'은 곧 권력이다. 언론이 짜 놓은 구도에 맞춰 정치인에 대한 허상을 키울 때 나라는 혼란에 빠진다. 책에서는 19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19대 대선 주자를 비교하는 가이드를 제시한다. 보수에서 진보까지 프레임을 보여줄 매체로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를 선택해 8인의 대선 주자를 다각도로 분석한다. 전체 후보를 분석하진 않았지만 유력 후보를 분석함으로서 급작스럽게 다가온 19대 대선을 보는 하나의 가이드가 될 수 있다.

 

 

비행기 구조 교과서
나카무라 간지 저/전종훈 역/김영남 감수 | 보누스

빌딩만큼 거대한 비행기가 하늘에 오르는 모습을 보면 누구라도 저 커다란 기계를 하늘에 띄우는 힘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수많은 질문이 이어지지만 비행기의 구조와 원리는 학교에서 배운 적이 없고, 관련 서적은 일반인의 이해 수준에 맞지 않는 전문 교재가 대다수이다. 30년 경력의 베테랑 파일럿인 저자는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항공 교양 도서를 목표로 집필한 책이다. 자세하게 설명하지 못하더라도 감각적으로 이해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림과 도해를 토대로 반드시 알고 넘어가야 할 정보는 그림으로 요약해 제시한다. 저자의 친절한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제트 엔진은 어떻게 힘을 내는지,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의 착륙 방법, 비행기가 공중에 뜨는 원리 등 여러 의문을 해결할 수 있다.

 

 

난센스
제이미 홈스 저/구계원 역 | 문학동네

이제까지 안다고 생각했던 세계가 점점 좁아진다. 교통, 통신, 생산 기술이 발전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정보가 생겨난 탓이다. 많은 사업에서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면서 불평등과 불확실함으로 인한 불안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불확실성을 통제하는 능력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다. 그렇다면 불확실성을 어떻게 통제할 수 있을까? 책에서는 '종결욕구'에서 답을 찾고 있다. '어떤 주제에 대한 확실한 대답, 혼란과 모호성을 없애주는 답변을 원하는 욕구'는 종종 잘못된 곳에서 답을 찾게 한다. 관건은 이러한 혼란을 잘 활용하는 법을 익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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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로봇의 인간 관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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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호모 사피엔스가 되는 법
닉 켈먼 저/김소정 역 | 푸른지식

인간이란 무엇인지를 탐색하는 독특한 감각의 인문교양서. 지각 능력, 주거, 직업, 돈, 종교, 예술, 유행, 사랑 등 인간 사회를 읽는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각종 스케치와 통계 자료, 그래프, 도표를 동원한 보고서 형태로 주인공 안드로이드의 모험을 그린 스토리텔링이 교차 편집되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로봇이 쓴 보고서지만 인간 고유의 특성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어 '인간' 독자가 객관적으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훗날 미래 로봇이 '인간학'을 공부한다면 훌륭한 교재가 될 것이다.

 

 

개봉열독 X시리즈 3권 세트
은행나무/마음산책/북스피어

일본의 '문고X'는 책 전체를 전면 띠지로 가리고 포장해 책 내용을 모르게 판매하는 문고본이다. 내용을 추측하는 힌트는 책의 두께, 가격, 논픽션이라는 것이 전부다. 영국 옥스퍼드의 블랙웰 서점에서는 상시적으로 '서프라이즈 노벨(A NOVEL SURPRISE)!' 이벤트를 진행한다. 서점의 스태프들이 미국, 영국, 프랑스, 일본 등의 나라에서 출간된 소설을 엄선하여 제목과 저자의 이름이 가리고 판매한다. 독자들은 오로지 출간 국가와 가격만 알 수 있다. '은행나무X, 북스피어X, 마음산책X'는 어떻게 하면 이 책을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선보일 수 있을까 하는 고민과, 한국에서 '제목을 숨기고 팔아보자'는 이벤트가 진행 가능한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출발했다. 표지에는 서점MD의 추천사만 적혀 있다.

 

 

펭귄의 사생활
와타나베 유키 저/윤재 역 | 니케북스

야생 동물 연구는 늘 대상 동물을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하지만 쌍안경 너머로 관찰하던 사슴이 수풀 사이로 후다닥 달려가 사라져 버리면 조사자는 속수무책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관찰의 한계를 보충하기 위해 개발된 방법이 바로 '바이오로깅(bio-logging)', 즉 동물의 몸에 센서나 카메라 같은 다양한 기기를 부착해 해당 동물의 행동을 조사하는 최신 조사 방법이다. 저자는 바이오로깅이라는 도구를 통해 야생동물들의 사생활을 관찰한 이야기를 시종일관 유머러스하게 들려준다. 동물이 어떻게 환경에 적응하며 진화했는지 파고들다 보면 생태학과 물리학이 어우러진다.

 

 

아몬드
손원평 저 | 창비

주인공 '윤재'는 감정을 느끼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의 이면을 읽어 내지 못하고 공포도 분노도 잘 느끼지 못하는 윤재는 '평범하게' 살아가려고 가까스로 버틴다. 어느 날 비극적인 사건을 맞아 가족을 잃은 윤재에게 어두운 상처를 간직한 아이 '곤이'나 그와 반대로 맑은 감성을 지닌 아이 '도라', 윤재를 돕고 싶어 하는 '심 박사' 등이 다가온다. 윤재의 덤덤한 어조는 역설적으로 읽는 이를 슬프게 한다. 상실을 애도할 시간, 감정을 보듬을 여유를 잃어버린 채 살고 있는 독자들은 윤재를 응원하면서 자신의 마음 또한 되돌아볼 기회를 얻을 것이다.

 

 

조선시대 살아보기
반주원 저 | 제3의공간

<채널예스>에서 사전연재했던 '조선시대 살아보기'가 책으로 엮여 나왔다. 생활의 영역에서 현재 우리의 삶과 비교하여 선조들은 어떻게 씻고, 어떻게 먹고, 어떻게 놀며 살았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조선시대 하면 떠오르는 유교사상의 엄격함과는 또 다른 색다른 측면이 펼쳐진다. 고리타분한 왕조와 세력, 정치적 사항을 가급적 배제한 채 객관적으로 문화적 차원으로 접근하여 실생활에서 조선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가를 가감 없이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춘다. 가깝고도 먼 시대로 생각했던 조선을 사랑하고 싸우고 기뻐하고 슬퍼하는 인간이 사는 나라로 상상하는데 도움을 준다.

 

 

체 게바라와 여행하는 법
신승철,이윤경 공저 | 사계절

눈앞의 현실이 두려워 움츠러들다가 '생각 없는 녀석'이라고 불리던 소년 민영은 이주 노동자 최씨 아저씨와 함께 스쿠터를 타고 한국을 여행하며 다양한 소수자를 만난다. 그들과 대화하며 생각하고, 사랑을 표현하며, 자기 삶을 바꾼다. 소수자들을 둘러싼 풍경을 통해 사회상을 생생하게 그려 내는 이 책의 철학적 배경에는 들뢰즈와 가타리가 말하는 소수자 '되기'의 철학이 있다. 들뢰즈와 가타리처럼 철학하는 법을 배우며 나아가 사랑이 곧 혁명이라는 체 게바라의 메시지에 담긴 풍부한 의미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시키지 마라, 하게 하라
박혁종 저 | 시대인

보스가 일을 대충시키면, 일을 하고 있는 과정은 관심 밖이다. 일하는 후배 등 뒤로 지나치면서 자기가 시킨 일을 하는지 보려고 컴퓨터 모니터만 본다. 후배가 일을 잘 하는지, 어떤 애로사항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 밖이다. 오직 자기가 시킨 일을 실제로 하는지만 관심이 쏠린다. 시킨 일을 하고 있으나, 선배의 관심과 지도를 받지 못하고 방치되어 있는 후배들의 마음은 어딘가 시리고 허전하다. 이 책은 후배가 일을 하는 과정을 지켜보고 도와주는 올바른 리더의 모습을 제시한다. 인정받는 리더는 업무지시부터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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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이는 다분히 게을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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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른 자를 위한 변명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저/이미애 역 | 민음사

『지킬 박사와 하이드』, 『보물섬』 등 모험소설로 유명한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국내 첫 번역 산문집이다. 원제인 "젊은이들을 위하여"에서 나타나듯이, 스티븐슨 자신이 살며 느낀 바를 진솔하게 젊은 세대에게 전달하는 산문을 모았다. 게으름이란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정규 교육 과정이나 지배적 규범에서 인정되지 않는 일을 하는 것이라는 주장을 보면, 백 년 전에도 열심히 공부하고 일해서 성공하라는 것이 불문율이었던 모양이다. 게으름 외에도 '사랑에 빠지는 것', '심술궂은 노년과 청춘' 등 19세기 최고의 이야기꾼의 통찰과 혜안을 섬세한 문체로 만날 수 있다.

 

 

책이 입은 옷
줌파 라히리 저/이승수 역 | 마음산책

인도계 미국 작가 줌파 라히리가 모국어라 할 영어가 아닌 외국어인 이탈리아로 써낸 두 번째 산문집. '미국인'의 정체성이 아닌 '미국에 사는 사람'의 정체성 문제를 다뤄 퓰리처 상을 수상했던 작가는 이번에 작가의 글과 책의 표지, 작가와 표지 디자이너, 예술과 시장 사이의 관계를 풀어 정체성의 문제를 다룬다. 어린 시절 인도 전통 의상을 강요하는 어머니와 갈등을 겪으며 입는 옷이 정체성과 문화를 표현한다고 느꼈던 작가는 옷을 하나의 메타포로 자주 사용한다. 남들이 자신의 겉모습이 아닌 내면의 본질을 봐주기를 바라는 마음이기도 하다.

 

 

사자 자격증 따기
존 에이지 글그림/마술연필 역 | 보물창고

이 책에서 주인공은 사자가 되고 싶은 꿈을 이루기 위해 '사자 자격증'을 따려고 사자 학원에 간다. 엉뚱한 꿈과 이와 대비되는 '자격증'이라는 묘하게 현실적인 해법 사이에서 작가는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사자 학원에서 펼쳐지는 수업은 그 자체로 흥미진진하다. 커서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물으면 물고기나 악어, 경찰차나 트럭이 되고 싶다는 어린이들에게 좋은 소재다. 또한 부모에게는 교육이란 무엇인지, 아이에게 가장 핵심적으로 전해 주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묻는 그림책이다.

 

 

엄마, 오늘도 사랑해
구작가 저 | 예담

작가는 어렸을 때 열병을 앓아 소리를 들을 수 없는데다 이제는 시력도 희미해지고 있다. 힘든 상황에서도 캐릭터 '베니'를 만들고 많은 이에게 희망을 주는 작가가 되기까지 엄마의 든든한 응원을 따스한 그림으로 그려냈다. 엄마와의 첫 만남에서부터 두 살 되던 해 청각 장애 판정의 충격, 한 단어를 몇 백 번이나 말해준 엄마에게 처음으로 '엄마'라고 부르던 날의 기쁨, 일반 학교로 옮겼지만 혼자 다른 행동을 하고 오해를 받던 나날 속에서 미안해하던 엄마의 모습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도시에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없다
한기연 저 | 팜파스

갈수록 사회는 점점 불안정해지고, 타인과 비교하며 성과와 평판을 보고 달리는 날의 연속이다. 그러면서 화와 불안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불안장애와 분노장애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사람들도 흔해졌다. '불안 시대'라 불릴 정도로 현대인에게 불안은 이제 뗄 수 없는 키워드다. 불안을 호소하는 사람들의 내면이 무엇인지 살피고 더 나아가 무엇이 불안하게 만드는지 알아보는 책이다. 불안으로 고통 받는 사람을 위로하고, 불안에서 벗어날 마음의 힘을 찾게 해주는 인문 심리서다.

 

 

민화, 색을 품다
민화, 색을 품다

어디서든 민화 한 점을 만났을 때, 그 그림이 품고 있는 이야기를 풀어낼 만한 책이 나왔다. 조선 화가 정선의 <금강산도>와 정조 임금이 그린 〈파초도〉 등 전통 회화 30여 점을 비롯해 저자의 대표 작품 80여 점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책으로 찾아가는 미술관'이기도 하다. 색, 마음, 공간, 이야기라는 4개의 키워드로 민화와 채색법, 그림을 그리는 작가의 마음과 감상자의 마음, 일상 공간 속에서 어우러지는 민화, 민화의 스토리텔링 기능 등 민화 감상에 필요한 지식을 엄선했다.

 

 

100세 인생
린다 그래튼,앤드루 스콧 공저/안세민 역 | 클

'교육-일-퇴직'으로 이어지는 전통적인 3단계의 삶이 점점 무너지고 다단계의 삶이 요구되는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안내서. 경제학과 심리학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은퇴 이후에도 원하는 생활 수준을 유지하려면 몇 살까지 일해야 하는지, 오랫동안 일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경력을 쌓아야 좋은지, 재정뿐만 아니라 다양한 인간관계를 어떻게 유지해야 하는지, 활력 넘치는 삶을 위해 건강관리를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지 등 일상의 문제를 짚어 구체적인 인생 설계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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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알고리즘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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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리즘 행성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서
제바스티안 스틸러 저/김세나 역 | 와이즈베리

쇼핑, 짐가방 싸기, 검색엔진, 내비게이션, 데이터 보안, 대학 지원, 경매 등의 삶과 밀접한 도처에는 알고리즘이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4차산업혁명의 키워드가 되는 산업기반도 모두 알고리즘을 기반으로 돌아간다. 그만큼 알고리즘에 대한 이해는 이 세상을 이해하는 중요한 기준이다. 어렴풋이 알아도 명확한 의미나 기능을 숙지할 수는 없는 개념을 다소 복잡한 수학적 설명을 뒷받침하기보다 대중에게 쉽게, 그러면서도 왜곡 없이 정확하게 알려주기 위해 고민한 책이다. 단순한 행동에서 어떻게 자연스럽게 알고리즘을 활용하는지, 더 나아가 인공지능 학습법이나 소셜네트워크 등 기술 부분에서 응용하는 알고리즘도 알려준다.

 

 

얼라이언스
리드 호프먼,벤 카스노카,크리스 예 공저 | 한국경제신문사(한경비피)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은 사라진 지 오래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비즈니스 환경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고자 많은 기업들이 인재를 고용함에 있어서 철저한 '거래' 중심의 계약 관계를 맺는다. 상시로 해고가 가능해지자 인재들은 늘 이직을 염두하며 일에 대한 열정과 기업가정신을 잃는다.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를 비롯해 실리콘밸리 출신의 저자들은 대안으로 '동맹 관계 모델'을 제시한다. 각 경제 주체가 원하는 조건을 밝혀 서로 이득을 얻는 거래를 맺는다는 의미다. 기업은 경쟁력을 창출하고 인재는 자기 기반을 넓힐 수 있다. '거래'보다는 '관계'에 집중해 신뢰를 바탕으로 노사 관계 모델을 제안한다.

 

 

수잔 이펙트
페터 회 저/김진아 역 | 현대문학

'수잔 이펙트'는 주인공 수잔이 지닌 특별한 재능으로, 상대로 하여금 진실을 말하게 하는 능력이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상대방은 감정적으로 무장 해제되어 자신도 모르게 속엣말을 술술 털어놓게 된다. 신선한 캐릭터를 바탕으로 수잔 이펙트가 발휘될 때마다 일어나는 미묘한 심리 상태 묘사까지 다소 복잡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저자는 방대한 지식과 섬세한 필치로 풀어간다. 발레 무용수와 배우로 무대에 올랐고, 등산가로 세계 곳곳을 여행했으며, 선원이 되어 카리브 해와 아프리카의 바다를 누비기도 한 저자의 이력도 소설의 신비감을 한층 북돋는다. 전작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의 팬이었다면 기대할 만 하다.

 

 

일본 게스트하우스 100
마에다 유카리 저 | 즐거운상상

1박에 3천엔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호텔 못지않은 시설과 청결함, 정원까지 있는 멋진 전통가옥, 카페나 펍, 갤러리, 온천, 도서관까지 있는 개성 강한 콜라보 게스트하우스를 망라했다. 바쁜 도시생활자나 현재를 즐기는 욜로족은 물론 아이와 함께하는 가족여행 등 다양한 스타일의 여행자에게 적합할 게스트하우스를 12개 테마로 나눠 100곳을 소개한다. 숙소 안내 이상으로 생활문화와 전통을 엿볼 수 있기도 하다.

 

 

 

지능의 탄생
이대열 저 | 바다출판사

생명의 진화 과정에서 지능이 어떻게 출현했는지, 뇌와 같은 신경계가 어떻게 진화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인간과 인공지능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갈 것인지 살피는 책이다. RNA부터 DNA, 세포와 뉴런까지 생명의 진화사를 전반적으로 훑고 생물학에 문외한인 사람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바퀴벌레나 해파리, 예쁜꼬마선충 등의 사례를 든다.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신경과학과 경제학, 그리고 심리학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인간 지능의 다양한 면모를 탐색함으로써 뇌가 어떻게 기능하는지, 왜 생물만이 지능을 가질 수 있는지 설명한다.

 

 

의심의 철학
이진우 저 | 휴머니스트

정답을 찾는 데 익숙한 공대생에게 스스로 의심하고 질문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철학자 이진우 교수의 포스텍 철학 강의를 바탕으로 엮었다. 마르크스, 니체, 프로이트, 하이데거, 비트겐슈타인, 호르크하이머, 아도르노, 사르트르, 베냐민, 포퍼, 아렌트 등 정답의 시대를 성찰한 '의심의 학파' 11인이 무엇을 의심하고 어떻게 질문을 던졌는지 살펴본다. 과학의 시대, 정답의 시대에 철학의 역할을 역설하고 누구나 당연하게 여기는 생각에 질문을 던지는 것이 철학이라는 주장이 펼쳐진다.

 

 

 

신혼 살림법
최정인 저 | 나무수

총 방문자 수 500만 명의 네이버 인기 블로거가 소개하는 알뜰살뜰 살림 노하우. 손재주가 없는 주부들도 쉽게 시도하는 셀프 홈스타일링과 소품 활용법, 공간별 청소법, 효율적인 수납법 등 초보 주부들이 궁금해 할 만한 모든 것이 담겼다. 많은 돈과 시간을 들이지 않고 시도해볼 수 있는 방법 위주로 담겨 바쁜 맞벌이 부부도 시간을 절약해 살림을 꾸려갈 수 있다. 주말 이틀만 시간을 내서 집안을 확 바꿔주면 평일을 더욱 알차게 보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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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면 궁서체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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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찾는 서체가 없네요
사이먼 가필드 저 | 안그라픽스

알람시계의 숫자, 신문의 제호와 머리기사, 본문, 도로의 표지판, 그리고 수많은 거리의 간판은 모두 수십 가지 다른 서체로 된 글이다. 대부분은 글자의 내용에만 관심을 둘 뿐 서체까지 궁금해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서체는 마치 공기와도 같다. 헬베티카와 개러몬드, 유니버스 등 누구나 '아, 이 폰트!'라고 알아차릴 만한 서체와 그를 둘러싼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담았다. 알파벳의 아름다움에 홀린 활자 천재 존 배스커빌, 서체 푸투라에 시대정신을 담고자 한 파울 레너, 평생 백여 개의 서체를 디자인한 프레더릭 가우디,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서체 타임스뉴로만을 만든 스탠리 모리슨 등 서체 디자이너에 관한 이야기도 담겼다.

 

 

강아지 나라에서 온 편지
다나카 마루코 글/마츠다 유우코 그림/장현주 역 | 자음과모음

책에 소개된 여섯 편의 강아지 이야기에서 주인들은 어느 날 편지를 받는다. 강아지의 편지에는 "울지 마요. 나는 잘 있어요. 사랑해 줘서 고마워요. 새로운 강아지를 길러도 괜찮아요."라고 적혀 있다. 영원히 잠든 강아지들은 강아지 나라에서 인간처럼 양복을 입고, 두 발로 걷고, 집을 가졌으며, 축구를 하기도 하고, 책을 읽기도 하고, 일을 한다. 행복하게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주인을 위로하는 강아지의 편지를 읽고 있노라면 어느새 코끝이 찡해 온다. 일러스트레이션으로 강아지 나라에 사는 강아지들을 그렸다.

 

 

우리가 사랑한 비린내
황선도 저 | 서해문집

30년간 바다를 누비며 바닷물고기를 연구한 토종 과학자이자 '물고기 박사'인 저자가 풀어놓는 해산물에 실린 역사와 과학 이야기. 쌉싸름한 소주를 부르는 술안주 멍게가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은 고등한 동물로 분류된다든지, 해삼에 인삼의 사포닌 성분에 해당하는 '홀로수린'이 함유되어 있어 피의 응고를 막고 심혈관 질환에 좋다든지, 소라가 바닷속에서 전략적으로 먹잇감을 사냥하는 방법 등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하다. 물고기부터 패류까지 바닷속 생물들과 관련된 말의 유래까지 다루면서 해산물을 둘러싼 온갖 지식을 만날 수 있다.

 

 

나를 미치게 하는 정원이지만 괜찮아
윌리엄 알렉산더 저/황정하 역 | 바다출판사

완벽한 정원을 만들겠다는 꿈에 사로잡혀 돈과 시간을 쏟아 붓다가 거의 미칠 지경이 되고 실존적 위기까지 겪은 저자의 체험을 익살스러운 스토리텔링으로 담아낸 원예 회고록이다. 새로운 인생에 도전할 때 겪어야 하는 모험과 시련에 대한 글이기도 하다. 마당에 소박한 채소밭과 작은 과수원을 만들겠다는 꿈은 밭의 작물을 넘보는 사슴, 벌레, 기타 수많은 적과의 전쟁을 의미했다. 마침내 토마토를 키우는 데 성공하지만, 이제까지 들인 돈을 계산해 보니 토마토 하나를 키우는 데 64달러를 썼다고 한다. 자연과 전쟁을 벌이는 이야기가 유쾌하다.

 

 

타박타박 서울 유람
김혜영 저 | 시공사

근대 한국화를 빛낸 화가로 알려진 이상범의 가옥,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가는 시기의 한옥 양식을 엿보는 '홍건익 가옥', 을지로의 타일 골목, 이름도 생소한 노가리 골목과 골뱅이 골목 등 주변으로 눈을 돌려보면 서울 토박이도 놀랄 만한 마법과도 같은 명소들이 있다. 또한 116개의 컨테이너를 다양한 색깔과 형태로 조립한 서울숲 입구의 '언더스탠드에비뉴'와 '성수동 수제화 거리'는 기계 소리 가득한 동네에 창의성을 입혀 사람들의 발길을 이끈다. 새롭게 뜨는 명소와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빈티지한 장소에 주목한다. 황금연휴에 돈 때문에, 혹은 시간 때문에 해외여행을 포기한 이들과 똑같은 패턴의 데이트가 지겨운 커플, 서울을 여행하는 타지인 등에게 든든한 서울 참고서.

 

 

폭정
티머시 스나이더 저/조행복 역 | 열린책들

동유럽사와 홀로코스트 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역사학자 티머시 스나이더의 신작. 출간 2주만에 <워싱턴 포스트>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두 시간이면 다 읽어낼 만한 가벼운 분량이지만, 내용은 파시즘과 홀로코스트 등 20세기의 비극을 통해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하는 책이다. 트럼프의 집권은 민주주의가 굳건할 것이라는 사람들의 믿음에 균열을 내는 충격이었다. 이를 계기로, 저자는 다시 역사를 강조하며 사람들에게 ‘시민’이 되기를, 사회와 제도의 건설자이자 수호자로서 거듭나기를 호소한다.

 

 

어라의 라이프 카툰
지찬 저 | 담앤북스

태블릿 PC로 만화를 그리고, 팟캐스트로 마음을 전하는 도시형 스님의 카툰 에세이. 스님인 어라에게 '본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행동이다. 만화가로서 깊이 있게 관찰하는 행동이 중요하거니와 수행자로서도 사물을 보며 하는 명상은 깊은 깨달음을 주기 때문이다. 햇살, 겨울옷, 연못, 슬리퍼 등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사물과 자연을 통해 어떤 지혜를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 준다. 하이쿠처럼 그림 한 컷으로 압축적으로 구성된 장면부터 재미난 농담처럼 웃으며 볼 수 있는 그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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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존재를 써내려가는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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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아닌
황정은 저 | 문학동네

2013년 젊은작가상, 2014년 이효석문학상 등을 받으며 이야기꾼으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은 황정은의 세 번째 소설집. 여덟 편의 단편소설을 묶었다. 차마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충격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터지는 동시대에, 이 세계의 시민이자 작가로서 그 시간을 정직하게 통과하면서 그 모습을 그대로 담은 소설이기도 하다. 이전에 출간했던 책처럼, 책날개에는 출생년도와 수상 이력, 이제까지 펴낸 책 등으로 요약되는 작가의 약력이 아니라 그저 이름 석 자만이 적혀 있으며, 작품의 의미를 분석하는 해설 또한 실려 있지 않다. 가급적 작품으로만 남으려는 작가의 의지를 짐작할 수 있다.

 

 

우리들의 변호사
박준영 저 | 이후

삼례 나라슈퍼 3인조 강도 사건, 익산 택시 기사 살인 사건의 재심을 청구한 박준영 변호사가 '사회적 약자'들을 돕다가 파산 지경에 이르렀다는 소식이 포털사이트의 소셜펀딩 기사를 통해 알려졌다. 박준영 변호사가 재심을 통해 무죄 판결을 받으려는 이들은 대개 힘없고, 가난하고, 지적장애가 있거나 미성년자인 상태로 피고인이 되었다. 시국 사건도 아니고, 일반 형사 사건의 재심은 아예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던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뒤엎고, 모두가 안 된다고 하는 재심 청구를 몇 번이나 성공시키는 과정에서 가난하고 힘 없어 짓지 않은 죄를 자백한 억울한 피고인들은 누명을 벗고 명예를 되찾았다.

 

 

느낌을 팝니다
우에노 지즈코 저/나일등 역 | 마음산책

뭐든지 알고 있고 뭐든지 할 수 있는 초인, 맷집 좋은 사회학자, 멋있지만 조금은 무서운 페미니스트, '한 번 걸려온 싸움은 절대로 피하지 않는 싸움꾼' 등으로 불리는 도쿄대 명예교수 우에노 지즈코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편안하게 혼자 보내는 시간에 관해, 기쁘고 즐거운 것에 관해 쓴 책이다. 저자가 생각하는 싱글의 삶과 연구하는 주제 등에 관해서도 깊이 있는 성찰을 담았다. 우에노 지즈코의 팬이라면 일상을 엿볼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느낌이고,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는 좋은 '우에노 지즈코 입문서'가 될 것이다.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아온 삶의 이면에는 홀로 보내는 인생의 따뜻하고 조용한 오후가 담겨 있었다.

 

 

새로운 예술을 찾아서
베르톨트 브레히트 저/김창주 역 | 중원문화

독일의 대표적인 시인이자 극작가인 브레히트 탄생 100주년 기념 작품집이다. 그의 작품은 국내에서는 1989년까지 사회주의자라는 명목으로 금서조치 되기도 했다. 젊은 시절 『자본론』을 통해 마르크스주의를 접하고 나치 집단의 비인간적인 만행을 비판한 전적이 있으며, 동베를린으로 들어와 왕성하게 작품과 이론을 실제 무대에 적용하는 작업을 진행했으나 정착한지 10년도 채 되지 않아 연극 연습 도중 심근경색증으로 사망해 안타까움을 남겼다. 편역자 서문과 더불어 '낡은 예술의 몰락에 관하여', '비아리스토텔레스적 극문학에 관하여' 등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극문학 이론이 실려 있다.

 

 

죽이는 화학
캐스린 하쿠프 저/이은영 역 | 생각의힘

'추리 소설의 여왕' 애거서 크리스티는 작품 속 불운한 희생자들을 제거하는 데 독약을 즐겨 사용했다. 그 어떤 살인 도구보다도 독약을 많이 동원했으며, 때로 독약은 이야기의 핵심을 푸는 열쇠였다. 독약이 지닌 특성은 종종 살인범들을 잡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었다. 이 책은 크리스티가 작품 속에 독약을 둘러싼 과학적 진실을 혼합해 넣은 방식에 주목한다. 저자는 소설 14편에서 사용한 흥미로운 독약이 어떻게 인체에 반응을 일으키는지에 대한 의문에서부터, 크리스티가 영감을 받았을지 모를 실제 독살 사건, 그리고 현재까지 이 독약이 사용되고 검출될 가능성에 대해 살펴본다.

 

 

연애, 안 하는 게 아니라 못 하는 겁니다
우시쿠보 메구미 저 | 중앙북스(books)

일본 마케팅 회사의 조사에 따르면, 현재 연애 상대가 없는 20대 여성이 전체의 약 60퍼센트, 남성은 약 76퍼센트에 달한다. 통계적 오류는 있겠지만,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 만들었는지 이 책의 저자는 폭넓은 자료 조사와 심층 취재 결과를 바탕으로 연애 문제 속에 다양한 문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단순한 출산 장려 정책과 짝짓기식 정책으로는 문제의 본질에 다가서지 못한다. 저자는 미혼율이 지금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면, 일본은 앞으로 30년 안에 지금보다 훨씬 심각한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맞이하게 된다고 말한다. 일본의 사례를 제시하고 있지만, 현재 한국 사회에서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더 펜
조세익 저 | 미호

너무 흔해서, 늘 가까이에 있어서 소중함을 잊고 있던 '펜'은 여전히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꺼내주는 중요한 매개체다. 700만 명 이상이 다녀간 문구 블로그 '아이러브펜슬'을 10년 넘게 운영해온 저자가 직접 써본 펜 중에 100개를 골랐다. 요즘 유행하는 만년필부터 부드러운 볼펜 제트스트림, 들고만 있어도 멋진 로트링 샤프펜슬, 돌아온 전설의 연필 블랙윙 등 다양한 이유로 뽑힌 100개의 필기구들에는 필기감, 노크감, 디자인, 스토리 등 디테일한 설명이 더해졌다. 중간중간 샤프심, 연필깎이, 지우개, 필통, 노트 등 문구류에 대한 짤막한 칼럼들이 읽을거리를 더한다. 지금 펜을 모으는 사람과 모으고 싶은 사람, 그냥 문구류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에게 종합선물세트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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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울리던 바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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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뒤에서 건네는 말
이샘 저 | 아트북스

항공사 승무원으로 입사해 8년간 승무원과 강사직을 겸임하던 저자는 클래식이 좋아 공연 기획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현악사중주 노부스 콰르텟, 서울시향 부지휘자 최수열, 피아노삼중주 트리오 제이드 등 차세대 연주자를 발굴한 저자가 멀게 느껴지는 클래식 연주자의 인간적인 면모, 공연 기획자로서 독립하는 과정, 처음 기획한 무대에서 전하는 젊은 기획자와 연주자들의 역동적인 에너지 등을 담았다. 때로는 꽉 짜인 연주 일정에 자신의 생활을 반납하면서 연주자를 돌봐야 하기도 하고, 공연 타이틀 저작권을 해결하고 연주자를 섭외하는 기획자의 삶이 펼쳐진다. 공연 기획자를 꿈꾸는 이들에게도 소중한 정보가 담겼다.

 

 

헬조선 인 앤 아웃
조문영 등저 | 눌민

'헬조선'을 탈출하는 사람들, 떠나는 사람들, 망설이는 사람들, 돌아오는 사람들, 머무는 사람들, 서성이는 사람들 등 한국 청년 세대의 글로벌 이동을 인류학적으로 풀어 낸 기록이다. 한국을 떠난 경험을 하나씩 성찰하고 되씹어보며 구체적인 사례를 풍부하게 담았다. 한국 청년을 '헬조선'안에서 마냥 고통을 받는 불쌍한 존재로 그리지도 않고, 해외 이주를 부추기지도 않는다. 청년이 자신의 처지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자신과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린다.

 

 

차가운 계산기
필립 로스코 저/홍기빈 역 | 열린책들

지구적 정치경제의 운영과 국가 정책의 방향에서 시작하여 배우자의 선택, 직업 선택, 성형 수술 등과 같은 아주 사적이고 내밀한 영역에 이르기까지 경제 관념은 모든 곳에 적용 가능하다. 저자에 따르면 도덕적 문제도 어떻게든 기술적인 시뮬레이션으로 환원된다. 집 사기, 교육 받기, 주식 거래하기, 사랑에 빠지기, 병과 죽음 등 일상적인 환경에서 '경제학이 어떻게 쇠사슬을 끊고 실험실을 탈출하여 세상으로 나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어떻게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 살핀다.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
오기출 저 | 사우

저자는 20여 년 전 기후 문제가 인류의 가장 큰 현안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전 세계에서 기온이 가장 많이 오른 나라 몽골을 찾아갔다. 드넓은 초원 대신 사막으로 변한 몽골에서 유목민들은 난민이 되어 대도시 쓰레기장 주변을 맴돌았다. 좌절하지 않고 끈질기게 모래땅에 나무를 심으면서 고향을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오고, 마을 공동체가 회복되었다. 시민단체 '푸른아시아'가 만든 마을 모델은 기후 위기 앞에서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마을 만들기 사업의 성공 비결과 나무를 심어 세상을 구하는 방법이 책 속에서 펼쳐진다.

 

 

자유주식회사
브라이언 M. 카니,아이작 게츠 공저/조성숙 역 | 자음과모음

직원에게 전적인 자유를 주면 회사에 어떤 일이 생길까? 결재 라인과 관료주의에 익숙한 사람에게는 천진하게 들릴 수 있는 질문이다. 심리학, 철학, 경제학을 공부한 저자들이 '기업 자율화 운동'을 30년 이상 해온 고어텍스, 썬하이드로릭스, 아이데오 등의 창업자, 경영자, 임직원 등을 치밀하게 인터뷰해 직원에게 자유를 준 사례를 연구했다. 이를 통해 다다른 하나의 결론은 "직원에게 자유를 줄 때 나타나는 자발적 동기부여의 힘은 물질적 보상을 이기고, 회사와 직원 모두에게 생산성과 이익, 성장을 가져다준다"는 것이었다.

 

 

사람의 부엌
류지현 저 | 낮은산

유럽에서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는 어느 날 "냉장고가 과연 식재료를 가장 건강하게 보관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일까?"라는 의문을 가지고 '냉장고로부터 음식을 구해 내자(Save food from the fridge)'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냉장고가 아닌 자연의 힘을 이용해 음식을 저장하는 문화를 확인하고 경험하기 위해 이탈리아 및 네덜란드 농가 지역을 시작으로, 3년여 동안 세계 곳곳의 부엌과 텃밭, 크고 작은 농장과 공동체를 찾아 다녔다. 문제가 생기면 약간의 불편도 견디지 못하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해결하려는 현대인에게, 주어진 환경 안에서 관찰과 경험을 통해 축적된 '오래된 지혜'가 그 어떤 신기술보다도 진보적이고 비용도 들지 않으며 풍요로운 삶을 만든다는 것을 보여준다.

 

 

라면완전정복
'라면정복자피키' 지영준 저 | 북레시피

군대에서의 잦은 밤샘 당직근무는 군대 매점으로 이어졌고, 그때 접한 라면의 세계에 빠져 세상의 모든 라면을 먹어보겠다는 '라면완전정복'의 꿈을 꾸게 했다. 2013년부터 '라면정복자피키'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며 <능력자들> 및 <수요미식회> 등에 출연하기도 한 저자의 시판 라면 비교 평가, 라면 맛있게 먹는 팁, 라면에 관한 역사 등 다양하고 입맛 도는 이야기를 펼친다. 아는 만큼이나 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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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팔릴 리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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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쇄 미정
가와사키 쇼헤이 저/김연한 역 | GRIJOA(그리조아)

좋은 책이라고 믿고 만들어서 냈지만, 안 팔려서 이익을 내지 못한다. 그렇다고 잘 팔리는 책에 영합해서 만든다고 좋은 책이 나오지 않는다. 작은 출판사는 큰 출판사처럼 돈을 많이 들여서 '대박'을 노리지도 못하고, '안 팔리지만 좋은 책'만 고집할 형편도 아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약소 출판사에서 분투하는 편집자 이야기를 담았다. 시간에 쫓겨서 하는 마감, 꼭 인쇄 후에야 보이는 오탈자, 노력과 상관없이 안 팔리는 책, 고자세인 도서유통사, 원고 마감일을 지키지 않는 저자 등 편집자 주변에 일어나는 씁쓸한 사건과 암울한 현실 속에서도 뜨거운 열의를 품고 일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실제로 작은 출판사에서 편집자로 일하는 저자가 자신의 경험을 담아 출판업계의 내부 사정을 만화로 그렸다.

 

 

새로운 이름의 이야기
엘레나 페란테 저/김지우 역 | 한길사

삼례 두 여성의 60여 년간의 우정을 그린 '나폴리 4부작' 제1권 『나의 눈부신 친구』가 릴라와 레누라는 주인공의 유년기와 사춘기를 그렸다면, 두 번째에서는 주인공의 삶이 드라마틱하게 바뀌는 청년기를 다룬다. 그들의 청년기는 두려움으로 가득하다. 성장하면서 느끼는 내면의 두려움, 사랑에 대한 두려움, 선택과 결정, 실패에 대한 두려움. 그러나 그 두려움을 모두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은 두 여성의 우정과 연대다. 인간의 감성을 샅샅이 파헤친 지극히 가벼운 소설 같지만 거대한 역사 이야기를 담고 있다. 단순하고 전통적인 플롯 안에 다층적인 주제를 담아낸 '나폴리 4부작'에 전 세계가 여전히 열광하는 이유다.

 

 

열세 살 마리옹, 오지 않는 너를 기다리며
노라 프레스 저/배영란 역 | 애플북스

2013년 2월 13일, 프랑스 보그리뇌즈에 거주하던 열세 살 중학생 소녀 마리옹 프레스가 학교폭력을 견디지 못하고 가족들이 외출한 틈을 타 자신의 방에서 머플러에 목을 매달아 목숨을 끊었다. 딸을 잃은 슬픔에 빠져 있던 마리옹의 엄마 노라 프레스는 직접 반 아이들과 가해 학생들을 만나고 문자와 페이스북 메시지를 뒤져 마리옹이 학교 안에서 괴롭힘을 당한 사실을 밝혀냈다. 노라는 직접 겪었던 이 일을 딸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책에 담았다. 마리옹이 죽기 전에 남긴 편지를 비롯해 사건을 파헤치며 알게 된 그녀의 살아생전 학교생활, 학교폭력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관계자들의 냉정한 모습들이 생생하게 담겨 있어 읽는 내내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모던 팝 스토리
밥 스탠리 저/배순탁,엄성수 공역 | 북라이프

음악 역사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작업이라 할 만큼 방대한 자료와 스토리를 담아냈다. 영국 밴드 세인트 에티엔의 멤버이자 12년 넘게 음악평론가로 활동 중인 저자 밥 스탠리는 빌 헤일리 앤 더 코메츠의 Rock around the Clock(1954)부터 비욘세의 첫 솔로 메가 히트곡인 Crazy in Love(2003)까지 팝과 관련된 모든 것을 관통하며 팝의 역사를 추적한다. 저자가 말하는 '모던 팝'은 로큰롤 이후의 모든 팝을 가리키며 최초로 젊은 세대의 소리를 대변한 음악들을 말한다. 시기적으로 1950년대부터 2000년까지 정리했고, 장르로는 록, 소울, R&B, 펑크, 힙합, 테크노, 레게 등을 아우르고 있다. 기술의 변화가 가져온 팝 프로덕션의 변화, 그로 인한 음악 환경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시대에 음악이 지닌 가치에 대해서도 의미 있게 다룬다.

 

 

장례와 상속의 모든 것
임준확,홍순기 공저 | 꿈결

갑자기 가족이 세상을 떠난다면? 예상치 못한 상속 문제로 갈등에 처한다면? 나에게는 결코 일어날 리 없을 것 같은 이러한 일들은 사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일상에서 뒤로 미루고 마는 장례와 상속 문제는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 당장 준비해야 하는 삶의 과제이다. 오랜 시간 올바른 장례 문화를 위해 힘써 온 장례 전문가와 상속 사례를 연구하고 판례를 분석해 온 상속 전문 변호사가 만나 장례와 상속의 모든 것을 한 권에 담았다. 기본적인 장례, 상속 절차부터 장례식장과 상조 회사의 상술을 피하고 안전한 업체를 선정하는 요령, 상속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상속 분쟁과 판결의 실례까지 삶의 마지막을 결정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쉽고 정확하게 안내한다. 일제의 잔재인 삼베 수의와 완장과 같은 그릇된 장례 문화를 바로 세우기 위해 조언과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도구와 기계의 원리 NOW
데이비드 맥컬레이 글그림/박영재,김창호 역 | 크래들

고대부터 사용하던 지레, 쟁기를 시작으로, 풍차, 자동차, 컴퓨터, WI-FI, 전기 기타, 로봇, 우주 탐사선, 가상 현실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을 변화시킨 수백 가지의 도구와 기계를 총망라한 한 권의 백과사전이다. 기계가 움직이는 근본 원리를 설명하고 원리가 적용된 다양한 도구와 기계들을 그림으로 보여준다. 인류의 역사와 함께 등장했던 다양한 도구와 기계들을 보며 우리 생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책이다. 어린이용이지만 어른이 봐도 손색없다.

 

 

예술가가 된 꼬마 아이들
데이비드 스테이블러 글/두기 호너 그림/김영옥 역 | RSG(레디셋고)

세계적인 예술가들은 어린 시절 남들보다 모자라거나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은 적이 많았다. 고흐는 고집 세고 혼자 있기를 좋아해 주변으로부터 괴짜라고 불리거나, 앤디 워홀은 이웃집 아저씨가 강제로 집 안에서 끌어내야 할 정도로 학교에 가기 싫어했다. 프리다 칼로는 소아마비를 겪었고, 피카소는 규칙에 얽매이기 싫어해 언제나 수업을 빼먹었다. 이 책은 뛰어난 작품과 업적에 가려져 미처 알지 못한 예술가들의 어린 시절을 삽화와 함께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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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은 언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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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VS불황
군터 뒤크 저/안성철 역 | 원더박스

긴 불황으로 많은 사람이 고통받는다. 모두들 불황이 언제쯤 끝나고, 지금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궁금해 한다. 개인이 얼마나 성실하게 경제활동을 하느냐와 달리, 경기의 변동과 순환이 경제생활의 많은 부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점에 경제학도에게나 적합한 전공서 위주에서 경기변동을 대중 교양의 입장에서 다룬 책이 나왔다. 여러 영역에서 한꺼번에 많은 신제품이 등장하고 지배적이었던 제품과 서비스가 쇠퇴하고 사라진다. 이런 일이 집중적으로 일어난다면 경기가 불황에 접어들게 된다. 경기변동의 원인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각 국면마다 개인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일상의 사례로 들어 풀었다.

 

 

호모 데우스
유발 하라리 저/김명주 역 | 김영사

역사의 시간 동안 인류의 가장 큰 과제이던 굶주림, 질병 그리고 전쟁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무엇인가? 지구를 평정하고 신이 된 인간은 어떤 운명을 만들 것인가? 인류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갈 것인가? 100년 뒤 세상은 어떤 모습이고, 앞을 향해 치닫는 과학혁명의 정점은 어디인가? 10만 년 동안 지속된 호모 사피엔스의 시대 이후 역사를 탐구한 책이다. 인간이 동물을 취급하는 방식은 업그레이드된 인간이 나머지 인간을 취급하는 교본이 될 것이라거나, 구글과 페이스북이 인간을 더 잘 알게 될 때, 지휘권이 인간 개인에서 네트워크 알고리즘으로 넘어갈 때 민주주의와 자유시장이 붕괴할 것이라는 등 논쟁적인 내용이 많다.

 

 

릴리트
프리모 레비 저/한리나 역 | 돌베개

이탈리아 유대인으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수감됐다가 극적으로 살아남았던 저자는 대표적인 증언문학 작가다. 특히 국내 독자에게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로서의 위치로 기억된다. 2017년 레비 30주기를 맞이하여 저자의 세계를 조금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기존에 소개되지 않았던 '단편 소설집'이 나왔다. 홀로코스트와 나치, 수용소 등의 주제 외에도 끈질기게 인간과 인간성을 글쓰기의 화두로 삼아왔던 저자의 세계를 폭넓게 이해할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의 새로운 글쓰기 방식도 만나볼 수 있다.

 

 

세 살 버릇 여름까지 간다
이기호 저 | 마음산책

발탄강아지처럼 온 집 안을 뛰어다니기 바쁜 두 아들이 있는 집에 어느 날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갈팡질팡과 조삼모사를 들락거리는 아빠와 신중과 둔중 사이의 현명하고 터프한 엄마, 사랑에 너무 금방 빠지는 '문맹' 첫째 아이와 엄마의 배꼽을 사랑하며 그림 그리기에 밤낮없이 몰입하는 둘째 아이, 아빠가 노래를 부를 때마다 "얼쑤!"라고 장단을 맞추는 셋째 아이의 성장 일기이자 소설이다. 작가 특유의 눈물과 웃음이 '가족'이라는 옷을 입고 애틋하고 깊어졌다. "가족이라는 이름 자체가 꼭 소설의 다른 말인 것 같다"는 작가의 고백이 와닿는다.

 

 

과학의 위안
강석기 저 | MID 엠아이디

"강석기의 과학카페" 시리즈 여섯 번째 책이다. 최신 연구결과와 사회적인 통찰로 사회 현상부터 연극, 소설 등을 관찰한다. 독자가 한번쯤 겪었을 법한 평이한 경험에서 과학이야기를 풀어내기에 최근 과학계에 어떤 이슈들이 있었는지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보톡스와 공감능력의 상관관계, 고지방 다이어트 같은 최근의 사회 현상부터 현생인류와 네안데르탈인의 관계나 양자역학과 같은 정통 과학에 이르기까지 호기심을 일깨운다.

 

 

발레핏 다이어트
한지영 저 | 비타북스(VITABOOKS)

우아한 선을 만드는 발레와 근력과 파워를 키우는 피트니스를 접목시켜 만든 맨몸 운동, 발레핏은 세계적인 여성 속옷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들이 하는 운동으로 유명해지기도 했다. 국내에서도 홈트레이닝 유행으로 주목받은 운동으로, 발레를 전공하며 다이어트와 요요현상을 경험했던 저자가 SNS에 공유한 비법을 모았다. 유산소운동과 스트레칭, 웨이트트레이닝을 접목해 발레 스트레칭에서 부족했던 근력과 탄력을 키우는 요소가 추가되었다. 손가락 끝과 발가락 끝의 근육까지 자극하는 섬세한 자세와 동작으로 몸 선이 가늘어지는 효과가 있다.

 

 

고양이의 모든 것
장 퀴블리에 저/김이정 역 | 살림출판사

1만 년간 이어온 고양이와의 사랑과 우정을 멋진 편집과 도판, 유용한 정보로 담아냈다. 고양이의 역사, 품종, 입양 방법, 언어, 필수품, 놀이 및 훈련 방법, 관계 형성 방법, 먹이, 건강, 문학, 예술 등 26가지 핵심 주제로 나누어 고양이에 관한 실용 지식과 인문 교양을 고루 다뤘다. 500개가 넘는 도판은 책장을 넘길 때마다 거듭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져 애묘인에게는 행복을 느끼게 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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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에서 코끼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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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렝게티 법칙
션 B. 캐럴 저/조은영 역 | 곰출판

우리 몸속에는 모든 분자를 하나하나 조절하는 법칙이 있고, 야생에는 모든 동식물의 수를 조절하는 법칙이 있다. 이름하여, '세렝게티' 법칙이다. 성인 몸을 구성하는 37조 개의 세포를 적당한 수만큼 생산하고 유지하려면 고도의 조절과 규제 체제가 필요하다. 생태계의 먹이 사슬에서 어느 한 종이 멸종하면 다른 먹이사슬에도 영향을 미친다. 탁월한 이야기꾼이자 생물학자인 저자는 월터 캐넌의 투쟁-도피반응, 자크 모노의 효소 조절 법칙, 찰스 엘턴이 발견한 먹이사슬 등 20세기 생물학에서 밝혀낸 분자 세계의 생리적 법칙과 생태학 법칙 뒤에 '생명의 논리'라는 공통된 이치가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할 만한 멋진 일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 저/신해경,이수현,황희선 공역 | 아작(디자인콤마)

『체체파리의 비법』에 이은 제임스 팁트리 주니어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전작에 수록된 7편의 작품이 페미사이드(여성학살) 등과 같은 극단적 스토리로 충격과 공포를 주는 이야기들이 많았다면, 이번 책에서는 상대적으로 희망적이고 낭만적인 이야기가 함께 실렸다. 소설집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는데, 1부에서는 주어진 운명을 거부하고 '탈출'을 감행하는 여성들의 위대한 서사시를 다룬 다섯 편의 중단편을 엮었고, 2부에서는 반대로 자신의 욕망을 이기지 못하고 좌절하는 남성들의 비극적 운명을 다룬 일곱 작품이 수록되었다. 주어진 온실 혹은 감옥을 '탈출'한 여성이 맞이하게 될 결말은 예정되어 있을지 모르지만, 작가는 결말을 결코 패배적으로 다루지 않고 운명을 우주로 탈출을 감행하는 여성의 위대한 서사시를 펼쳐 보인다.

 

 

부자의 습관
가야 게이치 저/김지윤 역 | 비즈니스북스

수년 동안 상위 1퍼센트 부자를 만나 그들의 가치관과 습관, 사고방식 등을 연구해온 저자가 생활 속 작은 차이로 돈을 끌어당기는 부자들의 비결을 소개한다. 부자는 돈을 내는 기준이 명확하고, 지출에 대해서 무조건 아끼기보다 명확한 신념과 기준에 따라 필요한 지출을 아끼지 않는다. 부자는 돈에 관한 특별한 비법이나 지혜를 가지고 있을 거란 기대감에서 부자에 대한 소문이 끊임없이 생겨난다. 그러나 소문이 왜 생겨났는지 이면을 들여다보면 일상에서 물건을 구매하는 패턴, 절약 습관, 한턱내는 기준 등 부자가 가진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우리 아이들
로버트 D. 퍼트넘 저/정태식 역 | 페이퍼로드

『나 홀로 볼링(Bowling Alone)』의 저자 로버트 D. 퍼트넘의 신작. 1950년대부터 현재까지 반세기 동안 미국 사회에서 일어난 변화를 추적했다. 저자는 다양한 계급의 가정과 아이들의 삶을 세심하게 살피는 동시에 최신 사회과학적, 뇌과학적 연구 성과를 토대로 그들이 처한 현실을 엄밀하게 분석한다. 누구나 노력한 만큼 성공할 수 있다는 '아메리칸드림'의 신화는 처참하게 무너졌으며 사회경제적 양극화와 부의 대물림 현상은 심화되었다. 게다가 이러한 현상은 한 사회의 미래라 할 수 있는 아이들의 뇌 발달과 정서적 성장 등 삶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와 같은 이야기는 우리들에게도 결코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흙수저'라는 단어의 유행처럼, 한국 사회에도 적용할 수 있다.

 

 

자살의 역사
이병욱 저 | 학지사

환자의 자살 문제를 직접적으로 다루는 정신과 의사이기도 한 저자가 알렉산더 대왕에 저항한 웅변가 데모스테네스부터 히틀러와 괴벨스, 버지니아 공과대학의 조승희 등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자살을 들여다본다. 수많은 사람의 자살 사례를 굳이 소개한 이유는 자살이라고 해서 무조건 죄악시하거나 미화할 일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자살에 대한 도덕적이고 사회적인 평가보다는 그런 선택을 하게 된 개인적 동기와 환경적 배경을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다.

 

 

무코다 이발소
오쿠다 히데오 저/김난주 역 | 북로드

우울할 때 읽어야 한다는 오쿠다 히데오가 돌아왔다. 눈 덮인 탄광 마을의 이발소를 배경으로 스물셋 맏아들의 뜬금없는 귀촌 선언, 시골 노총각의 중국인 신부맞이, 영화 촬영과 범죄자 수배 소식까지 사건이 끊이지 않으며 슬며시 웃음 짓게 만드는 유머와 감동까지 갖췄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는 탄광 산업의 몰락으로 텅 빈 시골 마을을 무대로 인구 감소와 노령화 문제, 세대 갈등, 공동화 현상 등 여러 사회문제를 다룬다. 주제의식 속에서도 작가 특유의 인간에 대한 애정과 유머는 '따끈한 군고구마를 까먹는 것처럼' 훈훈하다.

 

 

수면 밸런스
한진규 저 | 다산4.0

남녀노소 잠은 중요하다. 성장 호르몬은 깊은 잠을 자는 첫 단계에 가장 많이 분비되며, 주의력이 산만한 아이들의 40~50%가 수면 장애를 호소한다. 저자는 아시아에서 10명 남짓 되는 미국 수면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수면 분야 최고의 권위자로, 진료와 상담, 강의를 통해 만난 다양한 연령의 사람들이 어떻게 수면 장애를 극복하고 새롭게 변화해 살고 있는지 책을 통해 보여주고 있다. 만성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현대인의 라이프 스타일을 하나씩 짚어 가면서 삶의 질을 높이는 구체적인 실천법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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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이라,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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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몰랐던 곰 이야기
오렌 라비 글/볼프 에를브루흐 그림/한윤진,우현옥 공역 | 아이위즈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 그림 작가의 독특한 그림으로 만나는 곰의 이야기. 행복하고 사랑스러운 곰이 되기 위해 여행을 떠난 곰은 아름다운 숲과 오랜 친구 들소, 게으름뱅이 도롱뇽, 숫자만 세는 펭귄, 길을 잃고 헤맬 때 도움을 주는 거북이 택시 등 많은 친구를 만난다. 길을 잃고 고생도 하지만 곰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늠름하고 멋진 곰으로 성장한다. 거북이의 말을 빌리자면, "그래, 하지만 이렇게 길을 잃고 헤매는 것도 앞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야."

 

 

그러니까, 이것이 사회학이군요
후루이치 노리토시 저/이소담 역 | 코난북스

저자는 '사회학은 사회를 연구하는 학문인데 사회는 무엇이고 사회를 연구한다는 것은 도대체 뭐지?'라는 질문에서 시작해 일본 사회학의 거장을 만나 사회학이 무엇인지 물어보게 된다. 사회학의 '거대 이론'과 함께 전성기를 구축한 미야다이 신지와 오사와 마사치, 일본 젠더론의 개척자 우에노 지즈코, '콘카츠(구혼 활동)'과 '패러사이트 싱글(부모 집에 얹혀 사는 비혼자 세대)' 같은 사회 현상을 포착한 야마다 마사히로 등 연구 범위와 활동 반경이 다른 사회학자들을 만나 '사회학이 무엇인가'라는 공통 질문 안에서 사회의 조감도를 성실하게 그려낸다.

 

 

내 몸 공부
엄융의 저 | 창비

아무리 좋은 약과 치료법도 몸을 이해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에세이 형식으로 쉽게 재미있게 읽을 만한 몸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40년 간 서울대에서 의사를 가르쳐온 단단한 의학 지식을 바탕으로 동서양의 역사와 문학, 예술이 버무려진다. 실제 책의 바탕이 된 강의 '우리 몸의 이해'는 서울대 학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잘못된 의학 정보가 판치는 현실에 대항해 독자들 스스로 몸을 알 수 있도록 필요한 정보만 엄선해 정리했으며 검증되지 않은 사실에 대해서는 한계를 분명히 했다.

 

 

토끼의 아리아
곽재식 저 | 아작(디자인콤마)

카이스트에서 원자력 및 양자공학을 배우고 이론화학을 전공해 현직 연구원으로 활동하면서도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글을 쓰는 과학자 곽재식의 단편집. MBC 베스트극장에서 영상화 된 '토끼의 아리아'를 비롯, 폴란드 시골의 외딴 숲 속 인공지능과 사람과의 대결을 다룬 '숲 속의 컴퓨터', 다른 뇌와 연결되면서 초지능을 갖게 된 남자가 어릴 적부터 라이벌이었던 박승휴를 망하게 하려는 우주창조적 복수극 '박승휴 망해라' 등 줄거리와 제목만 봐도 흥미진진한 단편을 모았다. SF적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

 

 

개별적 자아
봉태규 저 | 안나푸르나

고통은 한꺼번에 찾아온다. 갑작스럽게 아버지를 잃고 힘든 일이 겹쳤을 때 배우 봉태규는 무작정 글이 쓰고 싶어졌다. 닥치는 대로 에세이를 모아 읽고 글쓰기를 시작했다. 솔직하고 소박한 문장은 그간 알고 있던 배우 봉태규와 달라 당황스러울 수도 있다. 문장은 특별할 게 없고, 소재도 변변치 않지만 제법 그럴 듯하고 공감가는 이야기가 담겼다. 엇비슷한 교육을 받으며 자라난 현대인에게 개별성을 찾기란 쉬워 보이면서도 어렵다. 이 책에서는 '상실된 자아'와 곳곳에서 마주한 기억을 불러내 풍경을 만든다.

 

 

일상기술 연구소
제현주,금정연 공저 | 어크로스

헛헛한 마음만큼 카드값이 불어나는 이들을 위한 '돈 관리의 기술'부터 쳇바퀴 같은 일상에 틈새를 만드는 '일 벌이기의 기술', 작심삼일에서 벗어나는 '배움의 기술', 운동 자존감을 키우는 '생활 체력의 기술', 직장 밖에서 내 몫의 경제생활을 꾸리는 '독립의 기술'까지, 하루하루 마음속을 파고드는 불안을 관리하고 좀 더 만족스러운 일상을 꾸리기 위해 필요한 10가지 핵심 기술을 모아냈다. 유어마인드 책방의 주인장 '이로', 오픈튜토리얼스의 프로그래머 '이고잉', 다음사전팀의 '정철' 등, '내리막'에 비유되는 이 비탈진 세상에서 자기만의 균형감각으로 발 디딜 공간을 마련한 사람들, 단단하게 자기 중심을 잡고 '자립'한 인물들이 가진 핵심 기술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레버리지
롭 무어 저/김유미 역 | 다산3.0

5만 파운드 빚더미에 올라 파산 직전이었던 한 사람이 자기 자본을 한 푼도 들이지 않고 3년 만에 완전한 경제적 자유를 획득했다. 비밀은 자본주의였다. 이 책은 그 자본주의를 이용해 끊임없는 노동과 희생의 규칙을 깨뜨리고 최소한의 노력과 시간으로 자본을 증식하는 새로운 부의 공식을 제시한다. 환갑 이후 찾아올 한 번의 긴 은퇴 생활을 위해 30~40년 동안 일에 파묻히는 것이 아닌, 매 순간 최고의 가치를 누리는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한다. 더 열심히, 더 오래 일하라는 사회에 맞서라는 주장은 들어둘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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