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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nnel: 채널예스 : 주목, 이주의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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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으로 쓰여진 우리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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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서 배고픈 사람들의 식탁
곽미성 저 | 어떤책

미식의 나라 프랑스에서 미식의 식탁과는 멀리 떨어진 이방인이 끼니에서 자국민과 이방인, 수용과 혐오, 음식 문화 등의 경계를 탐방하는 책. 저자는 19살에 한국을 등지고 프랑스로 유학을 왔다. 프랑스어와 영화 공부를 하는 데 먹는 일은 중요할 것 같지 않아 전기밥솥은 처음부터 챙길 마음이 없었나. 그러나 '집밥'을 먹을 수 없는 사람이 되니 전기밥솥이 못내 아쉬웠고 외롭고 자주 배고팠다. 프랑스 미식문화의 정점이라고 여겨지는 미슐랭과 이를 둘러싼 문제, <냉장고를 부탁해>와 <톱 셰프> 프로그램에서 본 불편함 등 생생하게 감각한 서른 개 식탁의 현장이 담겼다. 가장 쉽고 가장 가까운 음식의 언어로 쓰여진 우리의 자화상이다.

 

 

과학 같은 소리 하네
데이브 레비턴 저/이영아 역 | 더퀘스트

과학의 탈을 쓴 거짓말과 헛소리로 일반 대중을 움직이는 정치인들의 12가지 방법을 모았다. 2016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테드 크루즈는 엘니뇨 현상이 이례적으로 심하게 나타난 해만 예시를 들어 지구온난화가 거짓이라고 주장('체리피킹')했다. 알래스카주 상원의원 리사 머카우스키는 유전자 변형(GMO) 연어의 식용을 허가한 식약청을 비난하며 과학실험이라 할 만한 연어라고 공격('철 지난 정보 들먹이기')했지만, 식약청은 유전자 조작 연어가 안전한 증거를 수십 년간 쌓고 이후로도 반대의견을 검토한 후 최종 승인을 내렸다. 수많은 정치인이 "내가 과학자는 아니지만"으로 시작해 가짜 과학을 퍼뜨리는 현실에 호락호락 넘어가지 않는 방법이 담겨 있다.

 

 

넥스트 머니
고란, 이용재 저 | 다산북스

중앙일보 경제부 금융팀 기자와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암호화폐를 연구 중인 저자가 언론과 금융의 최전선에서 암호화폐를 관찰한 책. 영원한 화폐는 없다는 전제를 시작으로 기존 금융 시스템의 한계를 지적하고 안전하다고 믿었던 달러를 파헤친다. 인터넷이 극복하지 못했던 스마트 계약의 신뢰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한 블록체인 기술을 '신뢰할 수 없다면 신뢰하지 말자'는 발상의 전환으로 설명하고, 암호화폐의 부작용을 인터넷 초기의 부작용으로 비교한다. 전 세계 주요 기업과 정부가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기존 화폐 시스템이 가지는 한계를 극복하는 때, 스스로 플랫폼이 되는 암호화폐가 그려낼 미래를 통찰한다.

 

 

소설 제주
구병모, 윤이형, 전석순, 김경희, 이은선 저 외 1명 | 아르띠잔

전석순, 김경희, SOOJA, 이은선, 윤이형, 구병모가 한여름 반짝이는 제주의 순간을 담은 소설집. 테마소설 시리즈 '누벨바그'의 첫 번째 앤솔러지로, 세계 여러 도시와 작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지역과 문화, 사람이 어우러지는 장을 만들고자 했다. 여행지로 유명해지고 전국에서 부동산 거래가 가장 활발하다는 제주는 '상실'과 '결핍'으로 삶의 민낯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너무 빨리 흘러가 버리는 일상에서 잠시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정유정, 이야기를 이야기하다
지승호, 정유정 저 | 은행나무

전문 인터뷰어와 소설가 정유정의 인터뷰집. 정유정의 소설쓰기와 삶에 대한 이른바 '영업비밀'이 담겼다. 간호사로 5년,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에서 9년 넘게 일하던 정유정은 6년간의 습작과 열한 번의 공모전 낙선 끝에 당선한다. 정유정에게 이야기는 삶에 대한 은유이고, 문학이란 은유의 예술이다. 소재와 개요, 자료조사, 배경설정, 시점, 형식, 등장인물, 공간을 어떻게 설정하는지와 초고를 만드는 과정, 1차 수정과 탈고까지 소설 쓰기의 각 단계를 중심으로 소설가의 갈등과 선택, 고민해야 할 지점을 엮어 정리했다.

 

 

차별한다는 것
권용선 글/노석미 그림 | 너머학교

소수자가 되는 실험은 고정관념에 질문을 던지게 한다. 철학과 예술을 넘나들며 공부한 저자가 미국에서 살면서 체감한 소수자문제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상대적인 정상과 비정상, 평균이 차별로 이어지는 이유는 다수와 권력의 문제 때문이다. 그렇다고 다수가 곧 권력은 아니다. 권력이 된 다수가 존재의 '다름'을 이유로 노인과 여성, 이주민, 성소수자, 장애인 등을 약자와 소수자로 정의하고 다름과 개성의 자유를 없애고 같게 하려는 힘이라는 것을 설득력 있게 들려준다. 노석미 화가의 일러스트레이션이 이해를 돕고 읽기를 즐겁게 해 준다.

 

 

죽음 카탈로그
요리후지 분페이 저/홍성민 역 | 필로소픽

유명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아트디렉터인 저자가 여러 민족이 생각하는 죽음의 형태와 사후세계의 모습 등을 일러스트로 표현했다. 죽음의 형태는 나라마다, 문화마다 모두 제각각이지만 모두 고통스러운 세계에 간다고 생각하는 나라는 한 곳도 없었다. 지옥과 균형을 이루듯 새로운 천국의 세계가 있고, 사람들은 죽음을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 믿고 싶어했다. 죽음이 절대 즐거운 일은 아니지만 꼭 심각하게 다룰 필요는 없다는 게 저자 생각이다. 죽음을 더 편하게 받아들이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읽어볼 만한 책.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서울공화국의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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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학왕의 사회학
최종렬 저 | 오월의봄

저자가 2017년에 쓴 논문 <복학왕의 사회학 : 지방대생의 이야기에 대한 서사 분석>은 청년 담론의 사각지대에 놓인 지방대생의 이야기를 전하며 왜 지금의 청년 담론이 수도권 중심인지를 지적했다. 이 논문을 대거 보충해 지방대생을 본격적으로 연구한 결과가 책으로 나왔다. 재학생에 이어 졸업생과 지방대생 부모의 삶의 경로를 추적하다 보니 '서울공화국'의 변방으로 소외되고 차별받는 지방의 현실이 눈에 보였다. 그래서 이 책은 수도권 중심 청년 담론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한국 사회는 왜 서울 중심으로만 돌아가는지, 지방에 사회자본과 문화자본이 얼마나 열악한지, 대구 경북 지방은 왜 이렇게 보수적인지 파악할 수 있는 일종의 '지방 보고서'가 되었다.

 

 

황현산의 사소한 부탁
황현산 저 | 난다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인 황현산 저자의 신작 산문집.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쓴 글을 시간상의 구성으로 묶어 글 자체로 한국의 정치사와 문화사를 보여준다. 저자의 지난했던 시간을 고스란히 담아내지만 감정적 앞섬보다는 사유의 앞섬으로 독자를 따르게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상대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조곤조곤 속내를 비유적으로 표현한다. 투병 중 번역가로서의 제 소임을 다하면서도 정치사회의 면면을 지켜보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지면마다 지식인의 책임과 의무로 '도리'를 다한, '황현산'이라는 사람의 방향성을 정확하게 기록했다.

 

 

놀라지 마세요, 도마뱀이에요
퍼트리샤 밸디즈 글/펠리시타 살라 그림/김재희 역 | 청어람아이(청어람미디어)

20세기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던 수의학자이자 파충류학자 조앤 프록터의 이야기를 담았다. '세상을 바꾼 소녀' 시리즈 세 번째로, 영국 자연사박물관의 파충류 학예연구사이자 런던동물원의 파충류 및 어류박물관 운영자로 명성을 얻은 조앤 프록터는 당시 사회적 상황에서 여자로서는 매우 하기 힘든 성취를 이뤘다. 특히 런던동물원에서 코모도왕도마뱀을 만나 연구하면서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데 힘썼다. 몸이 좋지 않아 34세라는 젊은 나이에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면서도 열정적으로 즐거워하는 일을 한 사람의 이야기를 보면서 아이들도 자신의 사회적 역량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어차피 연애는 남의 일
도대체 저 | 위즈덤하우스

전작이 팍팍한 일상에서 자신을 아끼고 작은 행복을 얻는 긍정 기술을 말했다면, 이번 책에서는 누군가에게 예쁜 것을 건네고 싶은 사랑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어 어디로 흘러가는지 탐구했다. 간결한 그림과 글로 표현했지만 사이사이 웃음이 나오는 책. 연애 감정은 "누군가가 신경 쓰이는 것에서 움트"고 "이 사람을 좋아하게 될 거라고 그냥 알아차리는" 일이다.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려는 사람에게는 너무 아프지 말라는 조언을, 연애의 공백기를 겪고 있는 사람에게는 아팠던 지난 연애가 다 나쁜 경험이 아니라는 위로를 전한다.

 

 

잠깐 머리 좀 식히고 오겠습니다
윤대현 저 | 해냄

주체가 안 되는 감정부터 감당이 안 되는 인간관계까지, 웬만한 스트레스에는 휘둘리지 않게 마음 관리하는 연습 방법을 담았다. 한국인이 자주 사용하는 외래어 1위라는 명성에 걸맞게 스트레스는 우리를 힘들게 한다. 저자가 그동안 지면과 진료실에서 상담한 수많은 사람의 고민 중 대표적인 것들을 모아 누구나 한번쯤 맞닥뜨리는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 상황을 이겨낼 수 있도록 마음 관리 방법을 Q&A 형식으로 보여준다.

 

 

거룩한 게으름뱅이의 모험
모리미 토미히코 저/추지나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주인공 고와다는 주말이면 기숙사에 틀어박혀 '아내가 생기면 하고 싶은 일 목록'을 만든다.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기 위해 너구리 가면을 쓰고 무리하게 착한 일을 하는 폼포코 가면이 자신의 뒤를 이어 정의의 사도가 되라고 고와다에게 말하자 고와다는 비장하게 "게으름 피우느라 바쁩니다!"라고 말한다. 그저 주말을 빈둥거리고 싶은 주인공이 폼포코 가면과 엮여 원치 않는 모험이 시작되었을 때, 이렇게까지 주인공이 움직이지 않아도 토요일의 모험이 성사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자. '교토의 천재 작가'라 불리는 저자의 한여름밤의 나태한 대모험 소설.

 

 

샌드위치의 기초
최현정 저 | 맛있는책방

제목처럼 기본기에 충실하다. 샌드위치를 만드는 데 필요한 모든 정보를 담느라 레시피보다 상세 설명이 더 많고, 샌드위치의 상식을 읽어 내려가다보면 어느새 샌드위치의 기본기가 잡혀 있다. 직장에서 샌드위치와 햄버거를 10년 넘게 만들어온 저자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잘 만들어진 샌드위치처럼 샌드위치 빵과 속재료, 레시피 30가지 등 필요한 정보를 차곡차곡 쌓았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신이 사라진 시대, 신학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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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신의 인문학
이상철 저 | 돌베개

타인에 대한 사랑을 중시하는 기독교가 한국에서 타자를 적대하고 혐오하는 이데올로기의 처소로 기능하는 현실을 한탄하고 신학적 상상력이 새로운 세상을 상상하는 데 영감을 제시한다고 말하는 책. 2017년, 동성애를 옹호했다는 이유로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에게 이단 혐의를 부여하면서 아직도 마녀사냥식 이단 판결이라는 배타적 대응에 머무는 개신교를 고찰해 스스로 갱신하지 못하는 무능력과 위기의식에서 근본적 원인을 찾는다. 인문정신이 당연시되는 세계를 회의하는 윤리적 태도가 아닌, 한계에 다다른 시스템을 무효화하는 파국을 지향해 윤리를 작동할 것을 주문한다.

 

 

평양의 시간은 서울의 시간과 함께 흐른다
진천규 저 | 타커스

1988년 〈한겨레신문〉 창간 기자로 입사해 판문점에 출입하며 북한을 취재해 온 저자가 담은 북한의 모습. 2000년 평양 정상회담 당시 단독으로 찍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진, 평양의 일상, 아이들, 가을 들녘 등 북한의 모습이 잘 담겼다. 북한과 미국이 "핵무력 건설",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 "로켓맨(rocketman)", "완전 파괴" 등의 말 폭탄을 주고받으며 곧 전쟁이 일어날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방북 길에 올라 2018년 7월 현재까지 총 네 차례에 걸쳐 평양, 원산, 마식령스키장, 묘향산, 남포, 서해갑문 등을 취재한 모습도 담겼다.

 

 

신사와 선비
백승종 저 | 사우

서구 중세에는 기사가 있었고, 조선에는 선비가 있었다. 이 책은 기사도와 신사도의 특징과 역사를 탐구하고, 일본의 부시도(사무라이)의 특징과 역사를 검토해 한국 전통사회의 주역인 선비와 비교하고 분석한다. 기사도를 계승한 신사도는 품격 있고 책임감이 강한 교양시민을 기르는 원동력이었다. 서구사회는 전통문화를 폐기하지 않고 계승하면서 사회적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역사를 열었다. 저자는 이 같은 역사적 변화가 있었기에 서구사회가 다른 문명권보다 정의롭고 자유롭게 진화했다고 해석한다. 이어서 저자는 조선을 지배한 선비의 공과 과를 입체적으로 조명한다. 서구의 역사적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사회가 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실마리를 선비의 전통 위에서 찾아보고자 하는 시도.

 

 

19호실로 가다
도리스 레싱 저/김승욱 역 | 문예출판사

영국을 대표하는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도리스 레싱의 단편소설집. 「최종 후보명단에서 하나 빼기」 「내가 마침내 심장을 잃은 사연」 「한 남자와 두 여자」 「방」 「영국 대 영국」 「두 도공」 「남자와 남자 사이」 「목격자」 「20년」은 국내에서는 최초 번역되는 것으로, 현실비판적인 레싱만의 작품세계를 잘 보여준다. 현대 페미니즘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19호실로 가다」와 「옥상 위의 여자」에서 페미니즘 작가로서의 레싱의 면모 또한 발견할 수 있다. 대부분 레싱의 초기 단편소설로, 전통적인 사회질서와 체제가 붕괴된 1960년대 전후 유럽사회의 단면과 사회로부터 억압받는 개인의 일상과 욕망, 저항을 그려냈다.

 

 

승리의 기술
스콧 애덤스 저/고유라 역 | 더퀘스트

비즈니스의 거물이었던 트럼프는 논리와 사실과 상관없이 인간의 심리가 움직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실제로 사람을 움직이는 포인트를 찾아내 철저하게 이기는 수단으로 활용했고 미국 대통령이 되었다. 공화당 경선에서 대선까지 트럼프가 적재적소에 쓴 전략들을 분석한 31가지 승리의 기술을 모은 책. 시각적으로 잊히지 않는 어휘 선택, 상대의 면을 살려주는 가짜 명분 제공, 주의를 집중시키는 의도적인 오류 등 통념을 파괴하는 그의 전략은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적용할 수 있다.

 

 

백종원의 혼밥 메뉴
백종원 저 | 서울문화사

라면, 덮밥, 면, 빵, 안주, 음료 등 1인 가족이 좋아할 만한 메뉴를 담았다. 한식뿐만 아니라 여러 나라의 메뉴를 수록하고 혼자 사는 사람들에게 유용할 3가지 만능양념장 비법을 소개했다. '온전히 나를 위해 시간과 정성을 들이며 요리하는 즐거움'에 빠질 만한 레시피. 해장라면과 깍두기볶음밥, 매콤달걀밥, 옥수수전, 홍합탕, 참치밥전 등 이제는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요리법이 손쉽게 정리되어 있다.

 

 

 

우리는 마약을 모른다
오후 저 | 동아시아

저자가 마약과 관련한 팟캐스트를 제작하면서 마약을 조사하고 관련자를 인터뷰하면서 생긴 문제의식을 담은 책. 마약에 대해 가장 강경한 입장을 취하던 미국도 대마를 합법화하는 추세다. 의료용 대마 합법화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 기존에 가지고 있던 마약의 인식으로는 세계적인 변화를 따라가기 어렵다. 마약이 나쁘다고 말하기 전 마약이 무엇인지, 왜 사람들이 마약을 하는지 역사적 맥락에 따라 논지를 전개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희한하고 이상한 책,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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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으려나 서점
요시타케 신스케 저/고향옥 역 | 온다

책에 대한 모든 상상이 담겼다. 책을 좋아하는 두 사람이 서점에서 올리는 결혼식에서는 두 사람의 독서 이력을 소개하고 가족 대표가 인사말을 하는 동안 좋아하는 책을 읽는다. 같이 책갈피를 끼우고, 부케 대신 책을 던진다. (저런, 맞으면 아프지 않을까?) 게다가 축의금은 도서 상품권으로 낸다. 변두리 모퉁이의 '있으려나 서점'에는 없는 책이 거의 없을 정도로 모든 고객에게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꺼내놓는다. 희귀한 책뿐만 아니라 책과 관련한 일을 하는 사람들, 책과 관련된 명소, 독서를 도와주는 도구를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넘나들며 다양하게 이야기한다.

 

 

누가 김부장을 죽였나
김영선 저 | 한빛비즈

주 52시간 근무 시대, 여전히 우리를 '장시간 노동'에 묶는 사회문화적 구조를 고찰하고 이후 '어떻게 해야 하는가'의 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 집중했다. 과로가 유발하는 신체적, 정신적, 관계적 질병이 '시간마름병'이라면, 가로사회를 사는 우리는 모두 시간마름병 환자다. 게다가 자본의 신기술로 SNS로 업무 지시가 내려오고, 시공간에 묶여 있지 않은 노동자는 언제든 호출된다. 저자는 OECD 평균보다 연간 300시간을 일하면서 비정상이라는 상황을 자각하지 못하는 상태를 사회적 질병으로 간주하고 상한선이 엄격한 노동 시간 규제와 초과 노동에 대한 페널티를 제안한다.

 

 

빨강 머리 여인
오르한 파묵 저/이난아 역 | 민음사

이스탄불에 사는 주인공 젬은 고등학교 1학년 이후 아버지를 보지 못한다. 젬은 대학 학비를 벌기 위해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우물을 파는 일을 하러 떠난다. 뜨거운 여름, 아무리 우물을 파도 물이 나오지 않아 약속했던 기한을 하염없이 넘길 무렵, 젬은 우연히 마을에서 마주친 빨강 머리 여인에게 점점 사로잡히고, 수면 부족 상태로 우물을 파다 흙이 꽉찬 양동이를 놓쳐 아버지처럼 여기던 우스타의 비명소리를 듣는다. 젬은 당황한 채 우물 밑바닥에 진실을 버려두고 다시 이스탄불로 도망친다. 소포클레스의 희곡 『오이디푸스』와 페르시아의 고전 『왕서』가 엮이며 신화 속 아버지와 아들이 현대로 불려온 소설.

 

 

먹는 즐거움은 포기할 수 없어!
쿠스미 마사유키 저/최윤영 역 | 인디고(글담)

'이미 아는 맛'이지만 읽는 것만으로 군침이 돈다. 『고독한 미식가』로 유명한 저자가 타고난 식탐을 가지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일상의 음식을 탐닉한다. 고기구이, 라면, 돈가스, 카레라이스, 단팥빵 같은 평범한 음식이 대부분이지만 그냥 먹지 않는다. 면발이 살아 있는 라면을 먹으려고 카운터 자리를 사수하고, 돈가스를 먹으면서 마지막 한 입까지 돈가스와 양배추의 양을 세심하게 조율한다. 거침없는 식탐에 웃음이 터지고, 평범한 음식에도 자신만의 규칙으로 맛을 음미하는 진지함에 미식이 멀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조선의 잡지
진경환 저 | 소소의책

근대로 넘어가는 조선 사회, 서울지역의 양반이 어떻게 살았는지 생생하게 써낸 유득공의 <경도잡지>를 토대로 양반들의 삶과 유래, 취향 등을 짚어보고 그동안 잘못 전해진 오류를 바로잡는다. 보잘것없는 말을 타더라도 의관은 제대로 갖춰야 하고, 보기 드문 꽃과 나무, 비둘기를 기르는 게 취향이었던 양반의 위세가 흥미롭다. 형식이 지배하던 시대에서 개인의 취향과 행복이 중시되는 시대로 변하던 시절, 일상적인 변화와 함께 왕조시대의 종말과 양반의 몰락이라는 시대의 흐름이 보인다.

 

 

당신은 햄버거 하나에 팔렸습니다
김지헌 저 | 중앙북스(books)

소셜미디어 시대, 이 시대의 민감한 소비자를 사로잡는 코드로 '공감, 공유, 공명, 공생, 공정'을 제시하는 책. 기업이 이성적으로 소비자의 행동을 감지고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와 소통하고, 소비자들은 강렬한 인상을 주거나 사회적 동기를 자극하는 기업의 정보를 함께 나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행을 쌓은 오뚜기는 '갓뚜기'라 불리고 대리점에 부당거래를 강요한 업체는 신상품을 낼 때마다 기업명을 감춘다. 소셜미디어 시대의 사용자들이 손가락을 까딱하면 수익이 반 토막나는 때,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속으로 파고들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아이돌 연습생의 땀과 눈물
이종임, 서울연구원 저 | 서울연구원

아이돌 성공신화에 가려진 연습생들의 현실과 연습생 과정의 부조리한 시스템을 들여다보는 책. 아이돌 연습생과 관계자들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현재 기획사 체계와 문화 산업 속에 침해되는 연습생들의 인권, 교육권, 노동권의 문제를 공론화한다. 아이돌 연습생들이 무조건 고통을 참고 이겨 내는 방식이 아니라 공정한 경쟁 관계를 통해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배울 수 있는 건강한 문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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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일
제프리 웨스트 저/이한음 역 | 김영사

인간의 수명은 왜 기껏해야 120년인가? 왜 어떤 기업은 잘 나가고 어떤 기업은 망하는가? 삶의 속도, 혁신의 속도는 왜 지속적으로 빨라지는가? 세포부터 생태계, 도시, 기억까지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성장과 노화, 죽음을 지배하는 패턴을 연구하는 책. 고래는 바다에 살고, 코끼리는 긴 코가 있고, 인간은 두 다리로 걷지만 대체로 모든 생물은 서로의 비선형 규모 증감 판본이다. 어떤 포유동물이든 크기에 따라 스케일링 법칙을 쓰면 그 동물의 특징의 평균값을 도출할 수 있다. 도시가 더 클수록 임금도 더 올라가고, 범죄 건수도 더 많아지고, 식당도 더 많아지는 이유는 '15퍼센트 규칙'에 의해 설명 가능하다.

 

 

인생 우화
류시화 저/블라디미르 루바로프 그림 | 연금술사

자신이 누구인지 확인하기 위해 손목에 묶은 붉은색 끈이 사라지자 자신을 찾아 헤매는 빵장수, 다른 도시로 여행을 떠났으나 도중에 방향을 잘못 잡아 자기가 사는 마을로 돌아와서는 그곳이 자기 마을과 꼭 닮은 다른 도시라고 믿는 구두 수선공, 실수로 창문을 만들지 않은 캄캄한 교회당을 밝히기 위해 손바닥으로 햇빛을 나르는 신도들, 해시계가 눈비에 손상될 것을 염려해 큰 지붕을 만들어 하늘을 가리는 사람들 등 세상의 바보들이 한 장소에 모여 살았다. 인간 군상을 묘사하면서 독자에게 그 사람들 속에서 자기 자신을 찾아보라는 숙제를 남긴다. 수식어가 필요 없는 작가 류시화의 신작 우화집.

 

 

유튜브 레볼루션
로버트 킨슬, 마니 페이반 저/신솔잎 역 | 더퀘스트

성공한 유튜버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당신만의 독창적인 콘텐츠를 보여주세요. 그게 사람들이 채널을 구독하는 이유니까요." 그들이 말하는 '독창성'에는 전체가 아닌 마니아를 타깃으로 삼으라는 전략이 숨어있다. 나만의 콘텐츠에 열광하고 충성하는 팬들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새로운 콘텐츠를 유튜브에 가져오기 위해 끝없는 협상을 벌이고 광고주에게 플랫폼과 콘텐츠에 대해 끊임없이 설명한다. 유튜브 최고비즈니스책임자이기도 한 저자가 1인 크리에이터들을 직접 만나 유튜브의 현재와 미래를 들여다봤다.

 

 

행복을 연기하지 말아요
니시자와 야스오 저/최은지 역 | 샘터

엄청난 극적 반전이 있거나 눈이 번쩍 뜨일 만큼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하지만 아무리 행복한 이야기일지라도 나와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라면 공감이 되지 않고,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을 법한 이야기가 더욱 친숙하고 깨닫지 못한 감동을 준다. 자신의 일상을 화려하게 꾸미지 않아도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 다시 찾아올 하루를 행복하게 만들 50가지 이야기를 모았다. 무엇보다 온전한 나다운 삶이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언젠가, 아마도
김연수 저 | 컬처그라퍼

소설가 김연수의 첫 번째 여행 산문집. 2013년부터 2017년까지, 4년이 넘는 기간 동안 『론리플래닛 매거진 코리아』에 연재한 글과 새롭게 발표하는 글 8편을 더했다. 몽골, 러시아, 스페인, 포르투갈, 독일, 태국, 일본, 이란, 중국, 실크로드 등 해외의 여러 지역과 순천, 부산, 대구 등 국내 도시를 넘나들며 '여행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묻는다. 곱씹을수록 씁쓸한 단맛과 심심한 재미가 우러나는 여행담. 그리고 언젠가, 아마도 우리를 다시 길 위로 이끌 그런 이야기.

 

 

선망국의 시간
조한혜정 저 | 사이행성

근대 문명과 성장이 한계에 부딪히고, 기존의 질서는 무너지는 시대. 저출산은 가속화되고, 기술 독주는 심화되며, 인공지능이 노동력을 대체하는 시대. 기후변화로 뜨거운 몸살을 앓고, 전 세계적으로 실업과 난민과 혐오가 넘쳐나는 시대. 거시적 틀에서 인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해온 인류학자의 눈에 비친 지금 이 시대를 저자는 지그문트 바우만의 말을 빌려 '궐위의 시간'이라고 진단한다. 오래된 왕은 죽고 새 왕은 오지 않은 과도기, 그것은 곧 근대 산업사회가 구조적으로 접어들 수밖에 없는 파괴의 단계인 '위험사회'이기도 하다. 대전환의 시대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지혜와 방법을 모색하는 책.

 

 

사실들
필립 로스 저/민승남 역 | 문학동네

필립 로스 사후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필립 로스의 작품. 첫번째 자전적 에세이이자 그가 남긴 유일한 자서전이다. 갓 대학생이 된 시기부터 작가로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무렵까지, 그의 젊음의 시간들을 기록해 그가 평생토록 쓴 거의 모든 소설들의 원형이 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또한 한 예술가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예술로, 문학으로 가공하는지 강력한 힌트가 되기도 한다. 한 인간의 삶에 대한 심도 깊은 내적 고백이며, 시대를 대표하는 거장의 문학론이며, 위대한 소설가의 창작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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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 낳은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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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울 레이터의 모든 것
사울 레이터 저/조동섭 역 | 윌북(willbook)

컬러 사진의 선구자 사울 레이터의 대표작 230점과 그의 생각이 담긴 문장이 묶였다. 스튜디오보다 거리, 유명인보다 행인, 연출된 장면보다 평범한 일상, 빛보다 비를 더 사랑하여 "나에게 철학은 없다. 다만 카메라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던 포토그래퍼는 60년이 지난 지금, 독일,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등 국경과 세대를 초월해 뒤늦게 사랑받고 있다. 영화 <캐롤>의 감독 토드 헤이즈는 사울 레이터와 비비안 마이어의 사진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고 한 바 있다. 패션과 예술계에서 1950년대 뉴욕의 풍경은 레트로 트렌드를 이끄는 소재고, 이중에서도 사울 레이터의 사진은 빠지지 않는다.

 

 

시원탕 옆 기억사진관
박현숙 글/이명애 그림 | 노란상상

어느 날부터인가 동네의 가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기 시작한다. 주말이면 가게마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시원탕보다 몇 배는 더 큰 최고급 찜질방이 생기고, 여기저기 부수고 새로 짓는 소리가 온 동네를 뒤덮는다. 갑자기 유명해진 동네는 건물 주인들이 무리하게 월세를 올리면서 원래 자리를 잡았던 가게가 버티지 못하고 나간다. 사라져 가는 가게들, 마을에서 쫓겨나는 사람들, 마을의 오랜 풍경을 다루는 동화.

 

 

교황에게 쌀을 먹인 남자
다카노 조센 저/김영란 역 | 글항아리

이시카와현 하쿠이시의 소도시, 주민의 절반은 65세를 넘긴 고령화 마을이다. 어느 날 계약직 공무원이 시장으로부터 마을을 활성화하고 1년 안에 농작물을 브랜드화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천황 폐하에게 쌀을 먹이겠다고 어렵사리 궁내청에 연락을 하고, '쌀의 나라'라는 뜻의 미국 대통령에게 쌀을 먹이겠다고 대통령의 아버지 주소를 찾는다. 공무원이 매일 회의하고 보고서를 쓰면서도 아무것도 실행하지 않자 기획서와 사전 보고 없이, 예산도 없이 일을 처리하겠다는 제안을 상사에게 던진다. "어떻게 하면 가능할지 그것만 생각하면 됩니다. 할 수 없는 사람은 할 수 없는 겁니다. 사심을 없애고, 자신을 버리면 일이 잘 풀리거든요."라는 말처럼 일본 공무원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한 책.

 

 

과학자가 되는 방법
남궁석 저 | 이김

매드 사이언티스트가 알려 주는 과학자 서바이벌 가이드. 과학자는 근본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지고 또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를 밝히기 위한 시도이다. 학부를 거쳐 대학원(석사과정, 박사과정, 석박사 통합과정)을 선택하는 데 필요한 가이드와 대학원 졸업 이후의 가능성(포스트닥, 연구책임자, 기업연구원, 다른 길)을 "현실적으로" 투사한다. 과학자를 지망하는 학생이라면 진로를 결정할 때 미래에 대한 윤곽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또한 과학자의 인생을 간결하게 조망하는 책이기도 하다.

 

 

꿈 따위는 없어도 됩니다
이태화 저 | 동양북스(동양books)

젊은 세대는 '워라밸'과 '소확행'을 중시한다. 저자도 더 나은 삶을 향해, 더 성공한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했다. 그러나 한계에 봉착했다. 오히려 온몸에 들어간 힘을 빼고 거창한 단어들을 내려놓고 가볍게 움직일 때 진짜 자신을 위한 열정이 생긴다는 것을 느꼈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자기가 정말 무엇을 잘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잘 모른다. 남이 바라는 나로 살지 말고, 진짜 내가 바라는 나로 살기를 원하는 사람들, 세속적인 욕망만을 채찍질하는 자기계발서에 지친 직장인들을 위한 자기계발서.

 

 

채식은 어렵지만, 채소 습관
홍성란 저 | 휴머니스트

채소 전문가 저자가 제안하는 '일상에서 채소 쉽게 많이 먹는 법'. 무리하게 식단을 바꾸지 않아도 내 생활 사이클에 채소를 조금씩 더하는 방법을 모았다. 물에 채소를 넣기만 하면 되는 미네랄워터를 비롯하여 갈아서, 햄처럼 구워서 간편하게 채소의 영양소를 섭취하는 노하우, 한 끼에도 많은 양의 채소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간단하고 신기한 레시피가 모였다. 탄수화물, 고기, 인스턴트만 먹는 자기 자신이 걱정되는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인생은 수리가 됩니다
필립 C. 맥그로 저/차백만 역 | 청림출판

반품은 못 해도 수리는 가능하다. 인생 전략가의 '이번 생을 망치지 않는' 10가지 방법을 모았다. 우선 현실을 인정해야 뭐든 된다. 깨닫거나 모르거나 둘 중 하나고, 인생은 뿌린 대로만 거둔다. 대다수 사람은 자신에게 어려운 질문을 던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자신의 성격과 행동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지 않으며, 따라서 성공을 방해하는 요소들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 삶을 책임지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두는 태도, 인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증상을 저자는 '전염병'이라고 부른다. 자기 삶이 주체할 수 없게 우울하고 실패뿐이라고 여긴다면, 아직 우리 삶은 수리가 안 될 정도로 망가지지 않았다. 고치기에 너무 늦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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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묘한 방식으로 동거하는 유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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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 E. W.
김사과 저 | 문학과지성사

"세계의 파괴!" "날것의 문장들!" "지독한 폭력!" "낯선 충격!" 한때 김사과의 소설을 수식하던 느낌표 가득한 말들은 가끔 그의 소설보다 더 격렬했다. 이번 신작은 파괴된 세계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가야 하는 '남은 자들의 세계'를 그렸다. 대기업 오손그룹의 후계자인 정지용은 아버지의 카리스마에 눌린 자식이라는 세간의 평을 받는다. 학벌과 미모와 집안이 뛰어난 최영주는 부모의 설계대로 순조롭게 정지용과 결혼하지만, 정지용이 인터넷 BJ 이하나와 내연 관계가 되면서 최영주는 정지용을 감시하기 시작한다. 문장은 친절하지만 비관의 소설.

 

 

열이 난 밤에
김민주 글그림 | 책읽는곰

건이는 밤새 열이 났다. 건이를 간호하던 엄마가 잠이 든 사이, 어디선가 개구리 한 마리가 나타나 엄마가 떠 놓은 물에 몸을 흠뻑 적셔 건이의 이마에 제 몸을 살포시 뉘여 식혀 준다. 쉬이 가라앉지 않는 열에 개구리는 친구들에게 달려가 도움을 청한다. 아픈 아이를 밤새 돌보는 가족의 애틋한 마음이 개구리에게 투영되는 사랑스러운 그림책.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개구리 손수건으로 열에 들뜬 몸을 닦아 주던 작가의 실제 경험이 녹아있다.

 

 

색맹의 섬
올리버 색스 저/이민아 역 | 알마

타계 3주기 추모로 새로운 장정과 표지로 다듬어 펴낸 개정판. 올리버 색스의 미크로네시아섬 여행기를 담았다. 색맹인 사람들이 모여 사는 작은 섬 '핀지랩'과 '폰페이'에서 그는 섬사람들을 실험대상으로 삼지도, 애처롭게 바라보지도 않는다. 밝은 빛 아래에서도 활동할 수 있도록 선글라스를 건네고 누구의 잘못도 아닌 선척적 질환이라고 말할 뿐이다. 꼼꼼한 문화사적 기록과 깊이 있는 사유로 인류학자로서의 면모가 돋보인다. 후반부를 차지하는 식물에 대한 묘사와 애정은 올리버 색스가 탁월한 식물학자였다는 사실도 방증한다. 개정판으로 특별히 네 가지 버전의 리커버 표지를 선보인다.

 

 

시스터 아웃사이더
오드리 로드 저/주해연, 박미선 역 | 후마니타스

벨 훅스, 애드리언 리치, 사라 아메드 등 우리 시대 페미니스트들이 가장 중요한 영감의 원천으로 꼽는 오드리 로드의 가장 결정적인 산문들을 모아 놓은 에세이집. 오드리 로드는 1970, 80년대 백인 주류 페미니즘과 흑인 민권운동에 맞서, 흑인 레즈비언 페미니스트 시인으로서 강렬한 비판의 언어들을 쏟아냈던 작가다. 페미니즘과 진보 운동 내에도 존재하는 각종 모순들과 차별과 업악 속에서 차이와 억압의 교차성을 사유한 글들을 통해 그녀는 페미니즘이 무엇보다 "우리 안의 타자들"를 돌보는 언어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2017년 사라 아메드가 쓴 오드리 로드에 대한 해설도 같이 실려 있다.

 

 

코스모스 오디세이
호르헤 챔, 대니얼 화이트슨 저/고현석 역 | 사회평론

고양이, 햄스터, 다스베이더, 외계인 등 온갖 존재들이 등장하는 우주의 원리 설명서. 그림으로 설명해서 만만하게 보이지만 가장 최신의 성과까지 일반인이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 깊숙이 들어가 설명한다. 상대성이론, 양자역학, 강입자 충돌기(LHC)처럼 많이 들어봤지만 잘 알지 못하는 개념에서 암흑물질, 암흑에너지, 쿼크와 반물질 등 우리가 밝혀내야 할 미지의 존재까지 드넓은 우주의 세계를 종횡무진 여행하는 책. 우리는 이 광활한 우주와 그 작동 원리에 대해 여전히 거의 모른다. 따라서 여전히 새로 발견하고 밝혀낼 진리가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예민함 내려놓기
오카다 다카시 저/홍성민 역 | 어크로스

소곤대는 말소리 때문에 일에 집중하지 못하고 남의 말에 쉽게 상처받는다. 두통이나 설사를 달고 사는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편안하게 살아갈 방법을 알려주는 책. 일본의 정신과 전문의이자 심리학/정신의학 분야의 베스트셀러인 저자가 개발한 6가지 요소에 따라 자신의 예민함을 분석하고 유형에 맞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최신연구와 구체적인 사례, 풍부한 임상 지식을 바탕으로 예민함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필요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아무도 원하지 않은
이르사 시구르다르도티르 저/박진희 역 | 황소자리

1970년대 초 아이슬란드의 시골마을 소년보호소에서 두 아이가 죽은 채 발견되었다. 지역 판사는 누구에게도 이 불운한 사건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판결했다. 사건은 한 줄의 부고조차 없이 처리되고, 40년 넘는 시간이 흐른다. 그리고 정부 진상조사위원회에서 일하는 주인공에게 이 사건을 추적 조사하라는 업무가 배당됐다. 과거를 캐면 캘수록 불안과 불길함이 주인공을 엄습한다. 찬바람 몰아치는 아이슬란드의 밤풍경이 그려지는 싸늘한 스릴러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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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정치에 관심이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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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독일인의 삶
브룬힐데 폼젤 저/토레 D. 한젠 편/박종대 역 | 열린책들

독일 나치 선전부장 요제프 괴벨스 밑에서 비서이자 속기사로 일한 브룬힐데 폼젤의 증언을 기록했다. 제1차 세계 대전과 대공황을 지나 부와 출세를 중요시했던 그는 자신을 정치에 대해 무관심했고, 개인의 성공을 향한 욕망이 우선이었으며, 국가의 역할에 충실하고 싶었던 평범한 한 인간으로 묘사한다. 좋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나치당에 가입하고, 직장 상사를 위해 최선을 다한 '별 대수롭지 않은 일들'은 나치 정권의 중심부 직무를 수행하면서도 계속된다. 그의 정치적 무관심은 위법이 아니었지만 도덕적 책임은 면책되기 힘들다. 현세대의 정치 혐오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요소는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무슨 만화
OOO(정세원) 저 | 유어마인드

'OOO' 작가의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계정을 통해 꾸준히 연재한 네컷 만화를 모았다. 2016년부터 제목과 네 개의 컷 외에는 어떤 설명 없이 때때로 업로드된 작업으로, 2년 반에 걸쳐 스스로 연재한 네컷 만화와 미공개작을 포함 100여 편을 엮은 책이다. 옛사랑의 기억을 없애겠다며 편지에 불을 붙였다 집을 다 태우고, 5분 초상화 집에서 걸작을 추구하느라 사람들이 기다린다. 거북이에게 헤어지기 싫다며 오래오래 살라고 하지만 70년 후 주인은 거북이를 놔두고 죽는다. 색색의 픽셀이 건조하고 단순해 서늘하고 심각하고 '지금 무슨 만화를 본 것인가' 싶게 웃기다.

 

 

금융의 모험
미히르 데사이 저/김홍식 역 | 부키

인문학의 눈으로 통찰한 금융.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 에서 리스크 관리를 하고, 『성경』 속 달란트의 우화가 가치 창출의 논리를 담아내며, 서사시인 존 밀턴이 가치 평가를 재해석한다. 식민지 시기 미국 최고 갑부의 몰락과 그리스 비극에서는 파산과 회생의 원리를, 조지 오웰과 현대 미술의 거장 제프 쿤스에게서 레저리지의 위력과 함정을 읽는다. 일반인은 금융의 근본 개념들을 한층 쉽고 분명하게 이해하고, 금융계 종사자는 자기 직업의 핵을 이루는 금융과 인간의 문제를 다시 배워 자긍심과 보람을 느끼는 기회.

 

 

전환의 시대
박노자 저 | 한겨레출판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잘 아는 외국인'이라고 불리지만 '난 한국인'이라고 말하는 저자가 탈분단, 탈군사화, 탈자본의 시대를 말한다. 분단체제 속에서 병영사회로 커나간 대한민국은 국가정보원과 기무사가 막강한 재정 지원을 받으면서 온갖 비리를 저질렀다. '통일'이라는 구호 대신 '탈분단'으로 최소한 남북이 정상적인 이웃이 될 것을 주문한다. 10대 재벌 그룹의 전체 매출이 한국 GDP의 80%를 넘어서는 재벌 사회에서, 국가경제에 핵심 역할을 하는 기업을 공유화하고 기업 경영에 노동자가 참여할 것을 주문한다. 성장과 이윤이 아닌 모두의 생존과 평등한 행복이 최고의 가치가 될 것을 바라는 책.

 

 

번역가 모모 씨의 일일
박산호, 노승영 저 | 세종서적

과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번역가와 스릴러 소설을 많이 번역한 번역가가 번역가의 일상에서부터 번역 테크닉, 번역가 되는 법, 번역료, 추천하는 외국어 공부법과 번역가가 되기 위해 참고해야 할 도서 목록 등 번역과 번역가에 대한 온갖 주제를 다룬다. 박산호 번역가는 "작가와 대화를 나눈다고 상상하며 한 언어와 다른 언어 사이에 일어나는 간극을 메우기 위해 줄기차게 매달"리고, 노승영 번역가는 "좋은 번역은 자국어의 지평을 넓힌다"는 신념으로 텍스트를 파고든다. 슬럼프와 직업병이 몸을 습격하는 동안 마감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번역가의 일상이 펼쳐진다.

 

 

내 집은 아니지만 내가 사는 집입니다
박윤선 저 | 빌리버튼

'내 집 장만'이 꿈인 평범한 직장인이 32년 동안 16번 이사한 이야기를 담았다. 월세와 전세, 반전세, 서울 및 도시 근교를 전전하는 무주택자에게 '정착'이라는 고도를 기다리며 집과 집을 순환한 한 사람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집과 이사에 얽힌 추억, 그 안에 스밀 수밖에 없는 사람과 공간에 대한 기억,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겪은 해프닝, 좋은 집 구하기 내공, 수많은 집과 헤어지며 깨달은 삶의 진실 등이다. 브런치북프로젝트 5회 대상 수상작.

 

 

 

이 문제 풀 수 있겠어?
알렉스 벨로스 저/김성훈 역 | 북라이프

'강 건너기' 문제는 널리 알려진 만큼 역사도 깊다. 서기 799년 프랑크 왕국의 국왕 샤를마뉴 대제가 학자 앨퀸에게서 받은 문제집에 실린 문제 중 하나다. 하나의 퍼즐 안에는 수학, 과학, 역사, 사회를 아우르는 폭넓은 지식이 담겨 있고, <가디언> 지에 격주 월요일마다 퍼즐 문제를 기고하는 출제 위원인 저자는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125개의 퍼즐을 모아 이 책에 담았다. 그동안 몰랐던 퍼즐의 뒷이야기와 역사를 알아가는 동시에 두뇌를 쥐어짜는 고통과 쾌감을 동시에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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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과도 사랑을 나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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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도 사랑을 할까
로랑 알렉상드르, 장 미셸 베스니에 저/양영란 역 | 갈라파고스

인간은 인공지능을 이길 수 없다. 인공지능을 이길 수 있을지 없을지가 아니라 우리가 인공지능을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일지가 중요하다. 트랜스휴머니스트인 로랑 알렉상드르와 철학자 장 미셸 베스니에는 12가지의 흥미로운 주제를 통해 트랜스휴머니즘 프로젝트가 사회에 제기하는 엄청난 쟁점들을 대화로 풀어나간다. 트랜스휴머니즘을 통해 인간의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는 것에 열광하는 사람들도 있는 반면 한편에서는 이런 미래에 불안해하는 사람들도 있다. 로랑 알렉상드르와 장 미셸 베스니에는 이 두 가지 관점을 통해 트랜스휴머니즘에 대한 보완적인 의견을 제시해준다.

 

 

생명의 정원
메리 레이놀즈 저/김민주, 김우인, 박아영 역 | 목수책방

영국 첼시플라워쇼 역대 최연소 금메달 수상자인 정원디자이너 메리 레이놀즈가 알려 주는 야생 정원 만들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는 책이다. 메리 레이놀즈는 정원디자이너를 자연이 본래의 아름답고 생명력 넘치는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장소를 창조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이 책은 땅을 건강하게 회복시킬 수 있는 방법부터 시작해 어떻게 하면 땅과 인간이 다시 연결되어 협력하며 생명의 '숲정원'을 만들 수 있는지 알려준다.

 

 

 

동물학대의 사회학
클리프턴 P. 플린 저/조중헌 역 | 책공장더불어

인문학의 눈으로 통찰한 금융. 제인 오스틴의 동물학대는 인간 폭력과 빈번히 연결된다. 사회학이 그동안 젠더, 인종, 계급, 나이, 성적 지향 등에 기반한 여러 업악과 불평등을 폭로했듯이, 종차별주의도 사회학 연구로 억압 기제를 설명할 수 있다. 최근 동물학대가 주목받는 이유는 동물학대가 인간폭력으로 이어진다는 많은 연구 결과 때문이다. 하지만 여자친구를 강간하는 십대소년, 고양이를 불태워 죽이는 청소년에게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다른 생명을 대상으로 끔찍한 폭력을 저질렀기 때문이지, 그들이 언젠가 더 나쁜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모든 생명이 존엄과 존중의 대우를 받는, 더 안전하고 덜 폭력적인 사회가 되려면 동물학대에 대한 폭넓은 이해가 필요하고, 이 책이 인간과 동물이 맺어온 오랜 권력 관계의 본질을 밝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거울 속 외딴 성
츠지무라 미즈키 저/서혜영 역 | 알에이치코리아(RHK)

고코로는 학교가 싫다. 학교에는 늘 주목받는 중심인물이 있다. 관심 있는 동아리에 먼저 들어갈 수 있는 것도, 선생님을 '샘'이라 친근하게 부르는 것도, 반 아이들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큰 소리로 웃을 수 있는 것도 그 아이들이다. 고코로가 무슨 말을 해도 그 아이들이 비웃기 시작했다. 학교뿐만 아니라 집 밖에도 나갈 수 없게 된 고코로의 방 안에서 어느 날 전신거울이 무지개색으로 빛난다. 거울 속으로 들어가자 성이 있었고, 늑대 가면을 뒤집어쓴 어린 아이가 성에 숨겨 놓은 소원 열쇠를 찾아내면 무엇이든 소원을 하나 이루어주겠다고 한다. 혼자였던 아이가 거울 속에서 만난 기적이 펼쳐지는 소설.

 

 

 

사랑을 멈추지 말아요
이종산, 임솔아, 김금희, 강화길, 박상영 외 | 큐큐

퀴어문학 전문 출판사 큐큐에서 내는 시리즈 '큐큐퀴어단편선'의 첫 책. '고전을 퀴어 서사로 풀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이종산 작가는 캐서린 맨스필드의 「가든파티」의 주요 상징을 가져와 오랫동안 간직하고 싶은 첫사랑 이야기 「볕과 그림자」를 썼고, 김금희 작가는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에서 작가가 사랑하는 단편소설 「애러비」와 「죽은 사람들」을 가져와 우리가 처음 느꼈던, 하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감정들을 「레이디」로 탈바꿈시켰다. 박상영 작가와 임솔아 작가, 강화길 작가, 김봉곤 작가가 함께했다.

 

 

 

네모
존 클라센, 맥 바넷 글그림/서남희 역 | 시공주니어

네모가 동그라미처럼 완벽한 걸 만들고 싶어 하는 네모스러운 이야기. 네모는 날마다 돌덩이를 골라 언덕 위에 쌓는다. 동그라미는 네모를 찾아와 천재 조각가라고 칭찬을 늘어놓고, 조각가가 무슨 의미인지 모른 채 네모는 동그라미의 부탁으로 완벽한 동그라미를 조각하기 위해 애를 쓴다. 캐릭터가 가진 고유한 모양으로 인해 벌어지는 에피소드지만, 관점에 따라 자신이 기대했던 것과 달리 인생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바뀔 수도 있음을 이야기한다.

 

 

 

이토록 두려운 사랑
김신현경 저/줌마네 기획 | 반비

성폭력 사건에 대한 납득할 수 없는 판결과 도처에 깔린 리벤지 포르노,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데이트 폭력 가운데에서 여성들은 친밀한 관계가 오히려 더 위험한 관계일 수 있다고 인식하게 됐다. 사람들은 어떻게 이 극심한 온도차를 극복하고 친밀한 관계를 맺어갈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 책은 왜 이런 '연애 불능 시대'까지 와버렸는지 그 과정과 맥락을 살펴보자고 제안하는 책이다. 더 나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는 당장 눈앞에 닥친 긴급한 이슈에 목소리를 내는 것만큼이나 섬세하고 정확하게 역사적, 사회적 흐름을 살피는 작업이 나란히 병행되어야 한다. 한국 사회에서 연애 또는 친밀한 관계에 대한 기대가 어떻게 형성되고, 어떻게 왜곡되거나 훼손되어왔는지 세밀하고 현실적으로 파악해야만 우리가 지금 서 있는 지형을 정확히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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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과 생존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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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달만 버텨봅시다
정안나 저/안희원 그림 | 마음의숲

삼십대 여성이 직장을 그만두고 시골로 내려가 엄마와 함께 밥집을 운영하며 사는 이야기. 엄마와 딸이 조금은 낭만적인 마음으로, 그러나 절실한 생계를 위해 자영업으로 뛰어드는 과정과 그 안에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들이 적혀 있다. 밥보다 중요한 것이 없다고 말하는 엄마와 음식이라곤 라면밖에 끓일 줄 모르는 딸이 밥집을 운영하며 서로의 삶을 이해하기 시작했다. 매달 손해를 메우며 버티다 보니 단골손님도 생기고, 엄마의 손맛을 인정해주는 손님도, 아플 때 찾아와 죽 좀 만들어달라는 자식 같은 손님도 생겼다. 시골 농어촌 마을의 풍경, 농사짓고, 배를 타고, 장사하고, 회사를 다니는 손님들의 사는 이야기, 버티며 사는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함께 담았다.

 

 

빨간 열매
이지은 글그림 | 사계절

빨간 열매를 찾아 나무를 오르고 또 오르는 곰에게 빨간색의 무언가는 전부 열매 같기만 하다. 그때마다 곰은 기대하다가도 이내 빨간 열매가 아님을 확인하기를 반복하지만 실망하거나 포기하기는커녕 오히려 애벌레와 다람쥐, 그리고 벌집을 향해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건넨다. 마치 그 순간들까지도 즐기는 것처럼 말이다. 곰에게 빨간 열매를 찾아 나무를 오르고 또 오르는 여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꿈꾸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들이 즐겁기 때문이다. 심지어 노란 달을 바라보며 또 다른 꿈을 꾸기 시작한다. 해맑음에 미소가 절로 나오는 그림책.

 

 

라이프 1,2 세트
이수연 저 | 북로그컴퍼니

검찰 조직을 무대로 치밀하고 지적인 스릴러를 선보이며 2017년 가장 주목받은 작가의 의학 드라마 각본. 기존의 의학 드라마가 의사 vs 환자 구도에 초점을 맞췄다면 『라이프』는 '대형 병원'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자본주의 시스템의 민낯을 그려낸다. 자본과 신념이 대립하는 가운데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 놓인 개개인의 선택은 선과 악이라는 이분법적 논리로 쉽게 정의할 수 없게 만든다. 의료 민영화, 정경유착 등 오늘날 우리 사회에 현존하는 문제점들을 메스보다 날카롭게 써내려간 작품.

 

 

풍선인간
찬호께이 저/강초아 역 | 한스미디어

사람 몸을 풍선처럼 다룰 수 있는 특별한 킬러가 있다. "두 시간 뒤에 심장 동맥에 공기가 차오른다"라고 명령하면 사고사로 위장하는 건 식은 죽 먹기다. 그러나 어느 날 옆집에 이사온 남자를 보고 주인공은 킬러로서의 직감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전작과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초능력자 킬러의 좌충우돌 모험담을 그리는 소설. 초능력 악당이 활약하는 단편을 연작으로 묶었다.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
이기호 저 | 현대문학

총 열두 개의 장으로 구성된 소설. 각각의 장은 모두 다른 열두 명의 서술자가 등장하여 방화 사건의 원인에 대해 추리하는 형식을 띈다. 흡사 한 명 한 명 조사실로 불려와 '자백'을 받아 내는 듯한 과정을 통해 화재 사건의 범인은 밝혀지지만, 이 소설의 미스터리는 방화를 누가 일으켰는지에만 머물지 않는다. 하나님을 만난 이후 새 삶을 살게 되었다 간증하는 최근직 장로가 과연 하나님을 만난 것인지? 신실한 목사였던 최요한은 정말 신심 다해 목회를 수행했는지? 마지막 순간 목사에게 훈계를 들은 그 아이는 과연 누구인지? 작가는 소설 곳곳에 이면의 미스터리를 숨겨놓고 하나하나 답을 풀어나간다.

 

 

 

더 라이브러리
스튜어트 켈스 저/김수민 역 | 현암사

과거 문자가 없던 시절의 '구전 도서관'부터 시작하여 책의 형태와 인쇄, 제본 기술에 따른 도서관의 발전 등을 다룬다. '알려진 모든 국가에서 쓰인 모든 언어로 된 책들'을 모으고자 했던 알렉산드리아 도서관부터 기독교 역사상 가장 중요한 문서들이 보관되어 있는 바티칸 도서관, 셰익스피어 주요 판본을 모두 모아놓은 폴저 셰익스피어 도서관, 그리고 움베르토 에코 『장미의 이름』과 J. R. R. 톨킨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상상 속 도서관까지, 모든 애서가들이 꿈꾸며 그려온 도서관의 이야기. 기술이 부족했던 시절 손수 책을 만들었던 필경사와 인쇄술을 발명한 발명가, 책에 미친 수집가, 도서관을 만든 가장 뛰어난 건축가,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희귀본을 훔쳐낸 사기꾼 등 책과 관련한 온갖 사람들이 책장마다 숨어 있다.

 

 

 

몸을 위한 최선 셀프메디케이션
배현 저 | 코리아닷컴(Korea.com)

필요할 때마다 찾아볼 수 있는 가정 상비약 같은 책. 감기, 소화불량, 두통 같은 흔한 증상부터 화상, 근육통, 치질까지 다양한 증상들에 대한 셀프메디케이션 방법들을 소개하여, 사람들이 빈번하게 복용하는 약에 대한 중요한 정보들을 알려준다. 머리가 지끈하면서 컨디션이 좀 좋지 않을 때 습관적으로 액상 종합감기약을 먹는다면 약에 함유된 항히스타민제, 기침이나 가래 약 등 불필요한 약물까지 복용하게 되는 전형적인 약물 오남용 사례가 된다. 기름진 음식을 먹고 체했을 때는 지방을 분해하는 소화 효소가 다량으로 들어 있는 소화제를 먹어야 효과가 더 좋다. 평소 위장 장애가 있거나 자주 음주를 하는 사람이 두통약을 복용해야 한다면 성분을 따져보고 선택해야 부작용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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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성공 뒤에는 이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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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심플
리처드 코치, 그레그 록우드 저/오수원 역 | 부키

기업가, 전문파산 위기를 극복하고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돌파한 애플, 붕괴 직전의 택시 시장에서 한 해 20억 달러 순수익을 올린 우버와 숙박 공유라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 에어비앤비. 세계 시장을 석권한 이후에도 173배 이상의 매출을 달성한 이케아 뒤에는 비즈니스와 사업을 단순하게 만드는 전략이 있었다. 보다 쓸모있고 저렴한 제품과 서비스를 지향하는 행위는 단지 사업을 성공하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인류가 "맹렬하게 발전하는 기술의 급류에 익사할 위험을 방지"한다.

 

 

어른은 어떻게 돼?
박철현 저 | 어크로스

도쿄에 사는 한국인 아빠 박철현과 일본인 엄마 미와코, 네 아이 미우, 유나, 준, 시온이 등장하는 에세이.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를 닮은 유쾌한 가족의 사랑과 일상의 풍경이 그려진다. 한국인 아빠와 일본인 엄마를 둔 아이는 '하프(half)'라는 표현 대신 '더블(double)'이 맞다고 말한다. 어른이 무겁게 생각해왔던 문제를 아이는 유연하고 솔직하게 다가가는 이야기 등이 담겼다. 첫째 딸 미우가 책 제목이기도 한 질문 "어른은 어떻게 돼?"를 던지자 아빠는 대답을 망설인다. 스무 살이 넘어도 실제로 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저 매일의 일상 속에서 배우고 발견하고 깨달아가며 어느새 '되어간다'.

 

 

길 위의 우리 철학
한국철학사상연구회 저 | 메멘토

무심코 지나쳤던 표석, 안내판, 지명 등에서 한국 근현대 지성 13인의 삶의 흔적을 찾아 낸 현장 답사기. 최시형, 나철, 방정환, 신채로, 안창호, 여운형 등의 인물을 통해 동학, 대종교, 기독교 등의 종교 사상부터 마르크시즘, 아나키즘, 생명사상 등 굵직한 지적 흐름을 좇는다. 1894년 동학농민혁명 후 최시형이 도피생활을 하다가 체포된 원주 송골, 한용운이 총독부가 싫어 북향으로 짓고 만년을 보낸 심우장, 여운형이 극우 청년 한지근에게 피살당한 혜화동 로터리 등이 담겼다.

 

 

나의 뇌는 나보다 잘났다
프란카 파리아넨 저/유영미 역 | 을유문화사

과학으로 인간관계에서 발생하는 소통의 부작용과 갈등을 색다르게 풀어낸 책. 인간은 부모, 친구, 애인, 직장 동료나 상종하기 싫은 사람과도 더불어 살아야 하고, 다르게 말하면 그들의 뇌와 늘 함께해야 한다. 두 사람의 뇌가 함께할 때는 뇌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까? 집단이 되면 나의 뇌는 다양한 뇌와 어떻게 상호작용할까? 협동과 두려움, 거부와 수치심, 단합 등의 집단효과를 뇌 과학을 통해 전망한다. 독일에서 촉망받는 젊은 사회신경과학자의 친근한 과학책.

 

 

우리가 꿈꾸는 나라
노회찬 저 | 창비

'지식의 시대' 시리즈. 진보정당 운동에 헌신한 고 노회찬 의원이 진단한 우리 사회의 모습과 공정, 평등, 평화를 우리 사회에 정착시키는 과제, 선거제도의 개편 등을 강연한 내용을 기초로 2018년 7월의 추도식과 영결식에서 낭독된 유시민 작가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추도사, 그리고 안재성 소설가가 정리한 고 노회찬 의원의 약전이 담겼다. 시민들이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듯 계속해서 정치에 참여해주길 당부하는 저자의 마음이 느껴진다.

 

 

 

차별의 언어
장한업 저 | 아날로그(글담)

왜 한국인은 '우리'라는 표현을 과도하게 사용할까? 왜 이탈리아 국수는 '스파게티'인데 베트남 국수는 '쌀국수'일까? '우리나라' '조선족' '다문화가정' '쌀국수' '국민여동생' 등은 우리들이 일상생활에서 무심코 쓰는 단어들이다. 국내에 만연한 차별의 시선을 고치고자 노력한 저자가 이 단어들 속에 담긴 단일민족의 허상과 그에 따른 차별 의식을 고찰한다. '우리'는 그에 해당하는 집단을 울타리처럼 보호하면서도 다른 집단에 속한 사람을 배척하고, '국민000' '000여왕'이라는 호칭의 과도한 사용에서는 집단주의와 국군주의의 흔적이 느껴진다. 우리 곁에 있으면서 '우리가 되지 못한 사람들'을 돌아보고, 어떻게 하면 이들과 더불어 더 잘 살 수 있는지를 고민한 결과가 녹아 있다.

 

 

 

신의 대리인, 메슈바
권무언 저 | 나무옆의자

간수가 죄수의 행동을 엿볼 수 있도록 설치한 구멍을 '유다창문'이라고 한다. 한국 대형교회의 민낯을 '유다창문'으로 포착한 문제적 소설. 30년 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한 대성교회는 담임목사인 명수창의 선언으로 한국 최고의 성전을 짓기로 결정한다. 수석장로인 김일국은 명수창 목사의 측근인 심종수 장로로부터 비자금 장부를 넘기라는 압박을 받고, 횡령혐의를 받은 김일국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김일국 수석장로의 죽음에 의문을 품은 H신문사 우종건 기사가 취재를 시작하며 대형교회의 타락과 목회자의 일탈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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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장에서 붕괴하는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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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
스티븐 레비츠키, 대니얼 지블랫 저/박세연 역 | 어크로스

트럼프 당선 직후, 전통을 자랑하는 민주주의조차 쉽게 무너질 수 있음을 깨달은 하버드대 정치학과 교수인 저자 둘은 "트럼프는 민주주의에 위협이 되는가?"라는 제목으로 <뉴욕 타임스>에 민주주의의 위기를 경고하는 칼럼을 썼다. 그 글은 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고, 출판사의 요청을 받아 책으로 거듭났다. 독재자가 될 가능성이 다분한 극단주의 포퓰리스트들이 어떤 조건에서 선출되는지, 선출된 독재자들이 어떻게 합법적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하는지 세계 여러 나라의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후보를 가려내는 역할을 내던진 정당' '경쟁자를 적으로 간주하는 정치인' '언론을 공격하는 선출된 지도자' 등 민주주의 붕괴 조짐을 알리는 신호를 찾아내 결과적으로 민주주의 지키는 건 헌법 같은 '제도'가 아니라 상호관용이나 제도적 자제와 같은 '규범'임을 이야기한다.

 

 

i에게
김소연 저 | 아침달

마음의 경영이 이 생의 목표여서 생활의 경영은 다음 생으로 미뤄놓은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김소연의 시가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시집도 요란하거나 성급하지 않다. 조약돌 앞에서 "돌이 말을 할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처럼 마음의 깊은 곳이 말할 때까지 기다린다.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이 시집은 "우리를 우리라고 불렀던/마지막 시간이" 끝나는 곳으로 흘러간다. 시집이 펼쳐지는 순간 우리는 "처음 만났던 날이 처음 만났던 날로부터" 점점 멀어지는 시간을 경험한다. 우리는 처음 만났던 날 그곳에서 "손을 꼭 잡은 채로 영원히 삭아"가는 모습이 된다.

 

 

대한민국 독서사
천정환, 정종현 저 | 서해문집

지난 70년간 한국 방방곡곡의 학교와 도서관과 서점, 교회와 노동조합 사무실에서 열렸던 독서회의 풍경을 들어가 그동안 우리가 사랑한 책들에서 역사를 들여다본다. 『청춘극장』(김내성, 1954)에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조세희, 1978)을 거쳐  『칼의 노래』 (김훈, 2001)에 이르렀던 한국문학, 『조선역사』(김성칠, 1946)에서 출발하여 함석헌,리영희,강만길,김현,김윤식,백낙청 등을 거쳐 오늘에 이른 인문/사회과학 서적, 그리고 『자본론』 『코스모스』 ,『데미안』, 『어린 왕자』처럼 외국에서 들여온 책의 역사를 따라 독서사뿐 아니라 지성사, 대중문화사, 냉전문화, 젠더사, 문화제도사까지 아우른다.

 

 

저도 장사가 어려운데요
배민아카데미, 김일도, 백윤희, 신다향, 정민환 저 외 1명 | 북스톤

배달의민족에서 운영하는 장사수업을 책으로 묶었다. 음식점 사장님들에게 경영지식과 현장경험, 메뉴판 구성과 법률상식에 이르기까지 장사의 A부터 Z까지 알려주고 교육으로 장사에 성공한 사장은 또다시 장사수업의 강사가 된다. 2007년부터 2017년까지 음식점업 폐업률은 평균 90%일 만큼 자영업자의 피눈물 나는 현실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기왕 시작한 장사, 앞으로 시작할 장사라면 사장이 공부하고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오해의 동물원
루시 쿡 저/조은영 역 | 곰출판

직접 하마의 땀을 피부에 바르고 개구리 정력제를 마시고 독수리와 함께 절벽에서 뛰어내리고 술에 취한 말코손바닥사슴의 뒤를 좇으며 온갖 모험을 펼쳤다. 그 엽기적인 요절복통 이야기를 펼쳐놓은 책. 마사이마라에서 하이에나의 지능 지수를 측정하는 연구자를, 중국에서 판다 포르노 밀매자를, 그리고 나무늘보의 엉덩이 속도계를 만들어낸 영국인 발명가와 세계 최초로 침팬지 언어 사전을 편집한 스코틀랜드 작가를 만나 인터뷰했다. 프로이트의 첫 연구 논문이 뱀장어 생식기관에 대한 것이었으며, 인간의 수명을 140세로 연장하기 위해 '원숭이 분비샘'을 사람의 고환에 직접 꿰매는 회춘 요법 시술에 프로이트가 신청한 일, 콜롬비아의 한 오지가 하마들의 천국으로 변하게 된 이유, 칠레의 독재자 피노체트와 아프리카발톱개구리의 관계 등 유명인들의 알려지지 않은 일화를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골든아워
이국종 저 | 흐름출판

외상외과 의사 이국종 교수가 쓴 삶과 죽음의 기록. 17년간 외상외과 의사로서 맞닥뜨린 현실, 고뇌, 의료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 등을 기록했다. 시스템이 기능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생명을 지키려 애써온 사람들의 분투를 날 것 그대로 남아냈다. 큰 기대를 가지고 일에 뛰어드는 외과 의사들 중에서는 뜻밖으로 중도 탈락자가 많았다. 한 번의 수술로 기적같이 환자를 살려내고 보호자들의 찬사를 받는 모습은 영화에서나 존재하기 때문이다. 답답하고 지루한 긴 호흡으로 환자를 살피고, 더없이 비루한 현실을 감내하는 외상외과의 모습에서 각자가 선 자리를 어떻게든 개선해보려 발버둥치는 바보 같은 사람들의 흔적이 보인다.

 

 

 

이 나이에 덕질이라니
원유 저 | 21세기북스

마흔 넘어 아이돌에 빠진 워킹맘이 있다. 일하랴 애 키우랴 하루 24시간이 모자라지만, 없는 시간을 쪼개가며 '강다니엘'을 검색한다. 워너원, 그중에서도 센터 강다니엘은 30~40대 막강한 팬덤을 기반으로, 명실상부 대한민국에서 가장 핫한 스타가 되었다. 점 조직의 '늦덕' 부대가 그를 최고 스타로 키워낸 것. 내 새끼 키우듯 애정을 쏟아 붓고, 그 이상의 위로를 받는다는 늦덕들의 짠내 나는 팬심 속에는 페이소스 가득한 인생 내공이 묻어난다. 가족들에게, 회사 동료들에게 웬 주책이냐는 구박을 받으면서도 그 와중에 행복한 덕질 이야기가 담긴 책. 사는 낙이 생겼으니, 그걸로 충분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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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이라기엔 운명에 가까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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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우주
에린 엔트라다 켈리 글/이원경 역 | 밝은미래

뉴베리 상 수상작. 작가는 아시안계로는 네 번째, 필리핀계로는 첫 번째로 이 상을 받았다. 작가가 아시안계 미국인으로 생활했던 경험이 투영되어, 악당이자 골목대장 같은 쳇 불런스가 소심하고 부끄럼 많은 버질을 괴롭히면서 결국 나머지 카오리와 발렌시아의 우주까지 충돌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독자를 의식하지 않고,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위해 글을 쓸 따름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수줍고 외롭고 언제나 주목받지 못하는 버질 살리나스'와 '제2의 제인 구달이 되고 싶어하지만 친구가 없는 발렌시아'를 위한 책.

 

 

떨리는 게 정상이야
윤태웅 저 | 에이도스

알파고가 바둑 천재 이세돌 9단을 이기고, 인공지능이 나날이 진화하는 시대에 공식에 따라 기계적으로 계산하는 작업을 반복하는 공부는 더는 유의미하지 않다. 논리적으로 추론하고 사유하는 힘, 수많은 정보를 선택하고 조합해서 지식을 창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오랜 시간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교육과 공부에 대해 고민해온 저자는 공부를 '익숙함에 맞서 치열하게 의심하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경험을, 선입견과 편견을 의도적으로 비우는 데서 배움은 출발한다. 수학과 과학에서는 답 찾기보다 문제 만들기가, 권위에 대한 맹종보다 합리적 의심과 질문이, 불성실한 성공보다 성실한 실패가 중요하다.

 

 

디즈니의 악당들 세트
세레나 발렌티노 저/주정자, 석가원, 김지혜 역 | 라곰

디즈니 클래식에서 우리가 사랑한 주인공 뒤에는 매력적인 악당들이 있었다.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속의 사악한 왕비는 집착과 질투의 캐릭터로 그려지고, '인어공주'의 우르술라는 버림받고 증오와 분노로 가득찬 마녀라고 생각한다. '미녀와 야수'에서 왕자가 야수가 된 사연과,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에서 딸에게 독이 든 사과를 먹일 수밖에 없었던 이유 등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이야기의 뒷모습이 펼쳐진다.

 

 

왠지 이상한 동물도감
누마가사 와타리 글/황보연 감수/신은주 역 | 미래엔아이세움

독특한 도감이 넘쳐 나는 일본에서도 초판 발행 직후 4만 부 이상 판매된 동물도감. 기괴하지만 귀엽고 잔인하지만 코믹하다. 가을을 알리는 사냥꾼 때까치가 독일에서는 '목을 졸라 죽이는 천사'라고 불리는 이유, 불로불사하는 유일한 생물 작은보호탑해파리, 시행착오를 거듭한 끝에 쓰레기통 뚜껑을 열고 닫는 미국 너구리, 알고 보면 귀여운 백상아리 등 동물의 새로운 모습이나 재미잇는 이야기를 찾고자 하는 독자가 즐겁게 다가갈 수 있는 책.

 

 

호르몬의 거짓말
로빈 스타인 델루카 저/황금진 역 | 동양북스(동양books)

15년 동안 여성의 건강과 젠더 불평등을 연구한 저자의 오랜 연구를 집대성한 책. 여성이 짜증이 나고 우울하고 건강하지 못한 건 호르몬 때문이 아니라 사회적 불평등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고 있다. 생리하는 여성만 호르몬 신화의 공격 대상이 되지 않는다. 임신한 여성은 기억력이 떨어지고, 수유기 여성은 쉽게 산후우울증에 걸리고, 완경기 여성은 신경질적이며 쉽게 짜증을 낸다는 생각 역시 호르몬 신화의 주인공들이다. 정희진의 해제처럼, '남성의 성폭력 범죄는 페니스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에게 부여된 사회적 권력 때문'이다. 생물학적 조건으로 인한 여성의 열등성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진짜 문제인 사회적 구조를 직시할 것을 주문하는 책.

 

 

골목 인문학
임형남, 노은주 저 | 인물과사상사

도시는 사람의 몸과 똑같다. 큰길이 굵은 핏줄이라고 보면 큰길 뒤로 뻗어 있는 길들은 가는 핏줄이다. 큰길 뒤로 이어지기도 하고 끊어지기도 하는 그 길이 골목이다. 도시에는 무수한 골목이 있다. 사람의 몸처럼 모세혈관 역할을 하는 골목이 잘 살아 있고 건강해야 도시도 생기 있게 살아난다. 골목은 도시의 맨얼굴이며 도시의 정체성이며 삶의 여유를 주는 공간이다. 골목에는 달팽이 속도처럼 느리기 그지없는 시간이 시루떡처럼 쌓여 있고, 무수한 집과 흉터 같은 삶의 웅숭깊은 사연이 오롯이 담겨 있다. 이 책은 건축가 임형남ㆍ노은주 부부가 태어나서 자라 가장 익숙한 서울의 골목, 여행으로 혹은 일로 다녀온 우리나라 여러 지역의 아름다운 골목, 그리 많이 다니지는 않았지만 좋아하는 몇몇 나라의 숨겨진 골목 등을 통해 골목의 풍경과 역사를 그려낸다.

 

 

고기굽기의 기술
가와테 히로야스 저/용동희 역 | 그린쿡

고기를 구워서 먹는 것은 누구나 하는 흔한 일상이다. 하지만, 고기를 맛있게, 제대로, 완벽하게 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고기를 잘 굽기 위해서는 고기의 숙성도, 비계와 마블링, 붉은 살코기의 양을 제대로 알아야 하고 각각의 부위에 맞는 가열온도로 굽는 시간을 세심히 조절해야 한다. 굽는 도구 또한 프라이팬, 오븐, 스팀컨벡션오븐, 숯불 등 가장 적합한 도구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서는 소고기, 돼지고기는 물론이고 새끼양, 닭?오리 등의 가금류, 지비에까지 구울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제대로 된 굽기 방법과 비결을 고기굽기로 정평이 난 프렌치 레스토랑 「Florilege」의 셰프가 단계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한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은밀하게 마트를 누비는 사회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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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트 읽는 남자
외른 회프너 저/염정용 역 | 파우제

슈퍼마켓은 타인을 꽤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장소이다. 낯선 사람들이 가득하지만 우리는 비교적 자연스럽게 꾸밈없이 행동한다. 슈퍼마켓에서 장을 보는 일은 백화점 쇼핑과는 다르다. 개인적인 일상활동을 벌이는 장소이기 때문에 사회를 조사하는 이상적인 장소가 되기도 한다. 책에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인물 군상을 유형별로 서랍에 분류해 넣지만, 저자는 결코 타인을 서랍 안에 가두어 놓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오히려 사회를 견인해 오고, 앞으로도 지탱해나갈 다양한 세대와 계층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점을 역설한다. 독자는 책을 읽으며 조화롭게 사회를 이루는 '우리'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사회에서 개개인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바로 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시는 내가 홀로 있는 방식
페르난두 페소아 저/김한민 역 | 민음사

이제까지 한국에 거의 소개되지 않았던 페소아의 본명 및 이명의 시가 다수 수록된 책. 세계적인 문학 비평가인 헤럴드 블룸은 셰익스피어, 조이스, 네루다와 함께 서양 문학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 26인의 목록에 이름을 올린 페르난두 페소아는 일곱 살 때 처음 시를 쓴 이후 죽기 직전까지 시쓰기를 멈춘 적이 없었다. 페소아의 다른 이름은 적게는 70여 개에서 많게는 12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각 이명(異名)마다 독자적 스타일과 개성을 가진 독립된 존재를 부여해 여러 개의 정체성을 창조했다.

 

 

아침의 피아노
김진영 저 | 한겨레출판

미학자이자 철학자이며, 철학아카데미 대표였던 작가의 첫 산문집이자 유고집. 임종 3일 전 섬망이 오기 직전까지 병상에 앉아 메모장에 썼던 2017년 7월부터 2018년 8월까지의 일기 234편을 담았다. "모든 일상의 삶들이 셔터를 내린 것처럼 중단됨"을 목격한 한 환자의 사적인 글임을 부인할 순 없지만, "환자의 삶과 그 삶의 독자성과 권위, 비로소 만나고 발견하게 된 사랑과 감사에 대한 기억과 성찰, 세상과 타자들에 대해서 눈 떠진" 삶을 노학자만이 그려낼 수 있는 품위로 적어 내려간 마음 따뜻한 산문.

 

 

날것도 아니고 익힌 것도 아닌
마리클레르 프레데리크 저/이세진 역 | 생각정거장

인간은 불을 사용해 음식을 조리해서 먹기 훨씬 전부터 과일과 채소를 저장하고, 고기를 숙성시키며, 술을 담가 먹었다. MSG와 저온살균으로 대표되는 현대의 식품 산업이 활성화되기 훨씬 전부터 인류 역사와 문명은 발효라는 생명 활동에 기대 있었다. 이 책은 '날 것도 아니고 익힌 것도 아닌' 발효의 거의 모든 역사를 말한다. 메소포타미아, 아프리카, 이누이트, 마야 문명 등의 선사시대는 물론 고대 로마, 유럽, 중국, 몽골, 한국, 일본 등의 시공간을 넘나들며 발효가 인류 문명에 끼친 유산을 광범위하게 소개한다. 이를 통해 저자는 오늘날 발효 문화의 긍정적 가치를 죽이는 현대 식품 산업의 폐해를 고발하고, 잘 먹고 잘산다는 것의 미덕을 찾기 위해 우리의 오래된 미래인 발효 문화를 지켜나가자고 호소한다.

 

 

애서광들
옥타브 위잔 저/알베르 로비다 그림/강주헌 역 | 북스토리

예전에 재미있게 혹은 감명 깊게 봤던 책이라 뒤늦게 구하고자 했는데, 이미 절판되어서 가격이 몇 배로 올라가 있는 걸 허탈하게 바라본 경험을 제법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 인터넷 게시판, 전자책, SNS 등 어느 때보다도 텍스트가 넘쳐나는 시대가 되었지만, 잉크와 종이의 냄새, 손에 닿는 감촉, 페이지를 넘긴다는 행위의 낯익음, 실제로 뭔가를 소유하고 있다는 실감 같은 책의 효용은 쉽게 대체할 수 없다. 이 책은 20세기가 오기도 전인 1895년에 프랑스에서 출간된 옥타브 위잔의 소설집으로, 저명한 애서광이자 저술가였던 사람의 이야기가 미래화가로 유명한 알베르 로비다의 그림과 함께 펼쳐진다.

 

 

제0호
움베르토 에코 저/이세욱 역 | 열린책들

2015년 출간된 움베르토 에코의 마지막 소설. 막대한 자금력과 조직력으로 무장한 세력가를 배후에 둔 어느 신문사의 편집부가 주 무대로, 무솔리니의 죽음을 둘러싼 황색 언론의 행태가 생생하게 그려진다. 사라진 무솔리니의 흔적을 추적하며 교황, 정치가, 테러리스트, 은행, 마피아, CIA, 프리메이슨까지 얽힌 폭로 기사를 준비하던 기자는 등에 칼을 맞고 살해된 채 발견된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사는 현대인에게 올바른 저널리즘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공정성을 잃은 보도와 음모론적 역설(力說)의 난장, 뚜렷한 방향 없는 단말마의 포르노적 정보 공세, 음모론을 둘러싼 대중의 망상에 오랜 시간 흥미를 가져온 에코는 저널리즘의 편집증을 목록화해 펼쳐 보인다.

 

 

그 시절, 우리들의 팝송
정일서 저 | 오픈하우스

중학생 때 레코드점에서 처음 샀던 비틀스 카세트테이프가 저자를 팝의 세계로 이끌었다. <전영혁의 음악세계>를 들으며 훗날 라디오 방송국에서 일하겠다는 막연한 꿈을 키웠고 1995년 KBS에 입사해 라디오 피디가 되었다. '팝 음악'을 빼놓고는 삶을 논할 수 없는 23년차 라디오 PD 저자가 지금의 그를 있게 한,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팝송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 방송국 내에서도 소문난 음악광으로 통하는 저자가 엄선한 곡들로 구성된 이 책은 순천에서 서울로 전학 간 시골 소년 때부터 낭만과 격동이 함께했던 대학 시절까지, 그의 삶을 파고들었던 100여 곡의 팝송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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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사람도 사기를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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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임수의 심리학
김영헌 저 | 웅진지식하우스

의사, 변호사, 기자, 약사, 교사도 보이스 피싱에 걸려든다. '설마 요즘 세상에 저렇게 티 나는 속임수에 걸려들까' 싶지만, 세상의 변화를 좇아 사기 수법 또한 나날이 교묘해진다. 딱히 순진하거나 멍청해서 당하는 것이 아니라, 속임수의 본질을 몰라서 사기에 당한다. 검찰 수사관으로 25년 동안 각종 사기 사건을 수사한 저자가 사기 사건 뒤에 숨은 심리 법칙을 담았다. 속이는 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마음속에 지닌 욕망과 신뢰, 불안을 이용해 사람의 마음을 파고들고, 속는 자는 자기도 모르게 말이 안 되는 이야기에 걸려든다.

 

 

민주주의를 위한 아주 짦은 안내서
버나드 크릭 저/이혜인 역 | 스윙밴드

2002년 초반이 출간되어 현재까지 민주주의 개론서로 영국에서 꾸준히 팔리는 책. 민주주의 역사에 중요한 획을 그은 사건을 생생한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고대 그리스와 국민주권주의, 프랑스대혁명과 시민 공화주의, 미국 독립전쟁과 자유민주주의 등 각각의 시기와 사건을 거치면서 민주주의 영호와 의미는 더욱 넓어졌다. 오늘날에 이르러 민주주의는 거의 아무런 의미도 담지 못하거나, 아무 의미나 담아도 무방한 지경에 처하게 되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자는 존 스튜어트 밀과 알렉시 드 토크빌에 주목해 '여러 민주주의들'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점을 찾고자 했다.

 

 

우리 몸 오류 보고서
네이선 렌츠 저/노승영 역 | 까치(까치글방)

사람의 몸은 신의 존재를 의심하지 못할 만큼 훌륭하게 작동하지만, 신의 존재를 의심할 만큼 곳곳에 수많은 결함이 있다. 조상들이 네발걸음에서 두발걸음으로 옮겨가면서 무릎과 발목, 등은 변화에 적응해야 했다. 몸은 똑바로 선 자세가 되었지만 충격 흡수를 위해 등뼈는 더 많이 휘어졌도 뼈가 추아되었다. 상체의 무게를 골반과 다리에 골고루 분산할 수 있게 허리가 움푹 들어갔다. 이 때문에 인간은 오랫동안 똑바로 서 있으면 허리 근육이 수축해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저자는 인간의 몸에 있는 수많은 설계 결함을 위대한 생존 투쟁에서 얻은 상처라고 표현한다. 오랜 시간 동안 선택에 의해 무한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신체가 탄생한 것이다.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진화 이야기에 입담을 더해 쉽고 재미있게 인간의 진화를 이해할 수 있다.

 

 

백 살에는 되려나 균형 잡힌 마음
다카하시 사치에 저/정미애 역 | 바다출판사

70년 가까이 의사로 지내면서 환자들의 마음을 살핀 100세 정신과 의사 할머니의 인생 조언을 모았다. 어두운 터널 안에서는 자신을 믿기, 실현 가능성은 제쳐 두고 마음껏 꿈꾸기, 낯선 것에 눈길 돌리기, 자신에게 맞는 취미 발견하기, 녹색 식물 기르기, 의사의 처방을 믿고 약 보용ㅇ하기, 나이 들어 가는 방식 가꾸기 등 일상에서 손쉽게 실천할 만한 조언이다. 인생에 정답은 없고, 자신에게 적절한 균형을 하나하나 파악해 나가는 과정이 삶이라는 말이 설득력 있다.

 

 

잠들지 않는 토끼
가토 에루테스 사토시 저/이인호 역 | 한스미디어

에파고긱스는 2003년에 영국에서 창업한 데이터 과학 관련 기업이다. 인공신경망 기술과 독자적인 각본 분석 알고리즘을 통해 영화 제작에 들어간 투자금의 회수 확률을 과학적으로 제공한다. 할리우드의 대형 영화 제작사는 아직 1초도 촬영을 진행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에파고긱스에게 영화의 흥행 수입 예측을 의뢰하고,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줄거리와 배경을 바꾼다. 영화 내용도 알고리즘이 제안하는 세상 속에서 기계 뇌를 비즈니스에 활용해야 할 매니저와 의사결정을 내려야 할 모든 비즈니스맨에게 현재 기계 뇌를 사용한 기업의 예를 들어 약진의 약진을 거듭하는 대표적인 기업이 되는 길을 알려주는 책.

 

 

병원에 안 가봐도 괜찮을까?
이케타니 도시로 저/박현미 역 | 아우름

만성피로에 시달리며 자기 몸을 방치하는 사람도, 건강에 대한 근심걱정으로 가득한 사람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일상적으로 나타나는 우리 몸의 이상 증상들이 왜 일어나는지 스스로 점검할 수 있게 안내하는 일상 건강 안내서. 간단한 병으로 보이나 전혀 간단치 않은 병, 위중한 듯 보이나 실은 소소한 질병일 수 있는 여러 사례를 비교해 의사에게 진료를 받을 때도 더욱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다. 눈, 코, 입, 귀, 손발, 몸통, 하반신의 대표적인 이상 증상 87가지를 담았다.

 

 

오늘도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빴지만
서영인 저/보담 그림 | 서유재

문학평론가, 번역가, 에세이스트 등 다양한 업을 수식어로 달고 사는 저자의 에세이. 어느 순간 유명해진 망원동에서 5년째 산 저자가 망원동 골목골목을 누비며 혼자서도 잘 놀고 잘 마시는 독거 중년의 삶을 담아냈다. 부동산과 세탁소와 목욕탕과 편의점을 점찍고 싱싱한 채소와 과일을 파는 노점, 맛있는 맥줏집과 식당, 카페를 이야기하면서 '오늘도 가난하고 쓸데없이 바빴지만' 기어이 장하게 견딘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이 된다. "동네가 동네로 존재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이름을 자주 제대로 불러주는 일은 생각보다 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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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꾸는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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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이름들의 전쟁이다
리베카 솔닛 저/김명남 역 | 창비

여성혐오, 기후변화, 국가폭력, 민주주의 등 다양한 이야기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짚어내며 독자의 사유를 확장시킨다.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여자들은 자꾸 같은 질문을 받는다』 저자의 문화비평과 환경, 인권운동의 현장이 녹아있다. 모든 성폭행 보도의 이면에는 우리가 사용하는 용어를 둘러싼 싸움이 깔려 있다. '묻지 마 살인'을 '여성혐오 범죄'로 새로 이름을 붙이는 것처럼, 새로운 용어와 표현을 만들고 퍼뜨리는 일이 세상을 바꾸는 핵심적인 작업이다. 언어를 정확하고 조심스럽게 쓰는 것은 의미의 분열에 대항하는 방법이자 공동체를 격려하고 대화를 독려하는 방법이다.

 

 

화교가 없는 나라
이정희 저 | 동아시아

화교는 멀게는 정유재란, 본격적으로는 임오군란부터 한반도에 정착했다. 억척스럽게 삶을 개척한 이들은 중화요리점과 이발소, 양복점을 비롯해 주물업과 양말 제조, 채소 재배에 뛰어들며 근대 초기 조선경제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한국인 스스로 재일동포를 위해서는 일본에 많은 요구를 했지만, 화교의 법적 지위를 위해 내부에서 논의하거나 해결하려고 노력한 적은 거의 없다. 21세기 들어 조선족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유입된 이민자들을 맞아 바야흐로 다민족 국가, 다양성의 시대에서 이웃으로 살아가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지난 137년간 화교와 우리 삶은 이 책이 한국 근현대사의 일부분을 채워주면서, 동시에 우리의 미래를 말해준다.

 

 

대단한 돼지 에스더
스티브 젠킨스, 데릭 월터, 카프리스 크레인 저/고영이 역 | 책공장더불어

스티브는 오랜만에 연락이 닿은 친구에게 미니돼지 한 마리를 입양하겠냐는 제안을 받고 동거인 데릭이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도 돼지를 덥석 데리고 온다. 아기 돼지는 미니돼지가 아니고 사육용 돼지라는 것을 곧 알게 되고, 운동화만 했던 아기 돼지 에스더는 3년도 채 되지 않아서 300킬로그램이 나가는 엄청나게 큰 돼지로 자란다. 지인들에게 에스더 소식을 전하려고 아무 생각 없이 시작한 페이스북 페이지로 스티브 가족은 단숨에 138만 팔로워를 거느리는 유명인이 된다. 부동산중개인과 마술사로 평범하게 살던 사람들이 에스더로 인해 채식인이 되고 어떤 대형 동물단체보다 영향력 있는 동물보호 활동가가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
케빈 콴 저/이윤진 역 | 열린책들

싱가포르 출신 미국 작가의 데뷔 소설. 출간 2개월 만에 워너브라더스와 영화화 계약을 했다. 뉴욕 대학교에서 경제학과 부교수로 일하는 뉴요커 레이철 추는 남자 친구인 닉과 싱가포르에서 여름을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닉은 여자 친구에게 자신의 가족이 '미친 듯이 부자'라는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 작가 스스로 다수의 은행가와 의사를 배출한 집안에서 태어나 명문 사립 학교에 다니며 작품 속 등장인물이 실존하는 지인들을 바탕으로 했다고 밝힌 이 이야기는 저자가 고심해서 풀어낸 덕분에 읽는 내내 유쾌함을 잃지 않는다. '현기증 나는 쇼퍼홀릭 코미디'(뉴욕 타임스)이자, 미국에서 여전히 소수 인종으로 취급받는 아시안들이 총출동한 소설.

 

 

평양에선 누구나 미식가가 된다
최재영 저 | 가갸날

미국에 거주하는 재미동포 목사의 평양 맛집 순례기. 10여 년에 걸쳐 수십회 북한을 방문하며 발로 뛰어 가장 트렌디한 최신 북녘 음식 문화를 소개한다. 저자는 방북 중 항상 북녘 동포들에게 가장 대중적인 음식이 무엇이고, 인기 있는 음식이 무엇인지를 눈여겨보았으며, '휘발유 조개구이' 같은 경우는 수소문한 평양 시내 음식점은 물론 원조라 할 수 있는 남포 앞바다까지 찾아다녔다. 그같은 남다른 관심 덕에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북한 젊은이들의 결혼식 잔치와 노인들의 수연례 잔치 현장도 담아낼 수 있었다.

 

 

용돈교육의 마법
김영옥 저 | 예문아카이브(예문사)

동아일보에 '신문과 놀자'를 연재하고 10년 넘게 100회 이상 경제교육을 강의하는 저자의 경제 교육 지침서. 평소 부모가 아이에게 주는 용돈을 통해 돈의 개념과 쓰임새를 알려주고, 용돈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계획성과 인내심, 자신감 등을 키울 수 있게 한다. 교육 현장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뿐 아니라, 엄마로서 두 아이를 키우면서 겪었던 실제 에피소드도 담겨 있다. 시장이나 마트, 백화점, 영화관과 놀이동산 등 아이가 함께하는 생활 속에서 스스로 돈에 관해 깨치게 하고, 노동을 통해 용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노동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나는 그것에 대해 아주 오랫동안 생각해
김금희 저/곽명주 그림 | 마음산책

박완서의 『세 가지 소원』, 정이현의 『말하자면 좋은 사람』, 이기호의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 김숨의  『너는 너로 살고 있니』 , 이승우의 『만든 눈물 참은 눈물』에  이은 짧은 소설 시리즈. 어느 날 집을 나간 '공시생' 남수를 찾는 여자친구, 현실의 시간에 밀려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는 세 친구, 열정의 비판적 지식인이었던 '김 강사' 등 짧아서 더욱 눈부신 사람들의 면면이 나타난다. 종이책 출간과 동시에 오디오북을 공개해 전문 성우의 낭독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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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보다 성장, 행복보다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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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가지 인생의 법칙
조던 B 피터슨 저 | 메이븐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치워라'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인생의 진리는 간단하고 지키기 어렵다. 하버드대학 심리학과 교수였던 저자의 강의 중에 12개를 추려 만든 이 책에서 그는 '행복을 추구하지 말라'고 말한다. 행복이 삶의 목적이라면, 불행해졌을 때 인생은 바로 실패한 것이 되어 버린다. 인생은 고통이고, 인간은 언젠가 병들어 죽는다. 행복보다는 인생의 의미를 찾고 그에 따라 사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 책에 실린 인생의 법칙은 공통적으로 인생의 비극 앞에 무너지지 말라는 목적을 향한다. 가장 간단해 보이는 이야기는 신화, 종교, 역사, 문학, 심리학, 과학 등의 학문을 토대로 반대할 만한 논거를 찾을 수 없게 된다.

 

 

 

잃어버린 영혼
올가 토카르축 글/요안나 콘세이요 그림 | 사계절

2018년 볼로냐 라가치 픽션 상, 2018년 화이트 레이번즈 상을 받았다. 한 남자가 출장길 호텔방에서 숨이 막힐 듯한 통증을 느끼고 어느 것도 기억해내지 못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다음 날 의사는 그가 영혼을 잃어버렸다고 진단하고, 그날부터 남자는 도시 변두리의 작은 집에서 자신의 영혼을 기다린다. 이 시대의 비정상적인 속도와 자극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책. 폴란드 출신의 두 저자가 그림책 속의 섬세하고 부드러운 연필선 밑으로 고요하며 쓸쓸하고, 동시에 온기 어린 아름다움을 실어 냈다.

 

 

 

우리가 보낸 가장 긴 밤
이석원 저 | 달

이석원의 3년 만의 새 산문집. 저자는 이번 책에서 삶과 죽음, 영원한 이별 등 삶의 거대한 주제들보다는 보다 작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담고 싶었다고 말한다. 스쳐가는 사소한 순간들에 생의 더 큰 진실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마치 사진을 찍듯 일상을 단면 단면 포착하여 써내려간 글들은 모두 8부로 구성되었다. 각자 흩어져 있던 독자들은 책장을 넘기며 만나, 감정이 모이는 어떤 지점에서 자리를 잡을 것이다.

 

 

 

 

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저 | 창비

작가 정세랑의 첫번째 소설집. 2010년 작품활동을 시작한 이래 8년 만이다. 결혼과 이혼, 뱀파이어, 돌연사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신선한 상상력이 펼쳐진다. 보이지 않는 폭력과 부조리에 맞서는 매력적인 인물들이 보이는 따뜻한 연대의 힘이 돋보인다. 표지 일러스트는 『며느라기』 수신지 작가가 맡았다.

 

 

 

 

 

 

미세유행 2019
안성민 저 | 정한책방

매년 연말 서점에는 내년도를 타깃으로 한 트렌드 책들이 쏟아져 나온다. 최근까지만 해도 트렌드는 거시적인 관점에 바라보고 기업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정해 비전을 설계해야 한다고 분석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많은 고객 데이터가 홍수처럼 터져 나오고, 빅데이터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소비자의 행동뿐 아니라 감정까지 읽어내는 시대일지라도 기업의 비즈니스 전략은 종종 거시적 예상과는 다른 결과에 혼선을 빚게 된다. 저자는 시장이 포화되고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다양화될수록 각 기업들의 주류 소비자의 대부분이 중첩된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기에 거대한 유행이 아닌, 미세한 유행에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떨림과 울림
김상욱 저 | 동아시아

지구가 지금 돌고 있다는 것을 우리가 체감할 수 없듯, 우주라는 커다란 세계는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무수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다. "우주의 본질을 본다는 것은 인간의 모든 상식과 편견을 버리는" 일이다. 저자는 물리학자의 눈으로 우리의 몸과 마시는 공기, 발을 딛고 서있는 땅과 흙, 그리고 매일 마주하는 노트북 모니터와 휴대전화의 '원자' 단위까지 내려가 우주를 들여다보고 질문한다. 물리학자가 원자로 이루어진 세계를 보는 방식은 동양철학과 비슷하다. 나의 존재를 이루는 것들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죽음을 어떻게 성찰할 수 있을지, 타자와 나의 차이는 무엇인지… 엄밀한 과학의 정답을 제시하는 대신 물리학자만이 안내할 수 있는 새로운 시선을 제시해주는 책.

 

 

 

한국, 남자
최태섭 저 | 은행나무

지금까지 젠더문제의 초점은 여성에 맞춰져 있었다. 성별 질서의 헤게모니를 쥐고 있는 남성성을 중심으로 젠더 문제를 고찰한 책. 전작 『잉여 사회』를 통해 주목받았던 사회학자 저자가 30대, 남성, 사회학 연구자의 시선으로 지금 페미니즘의 물결에서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는 한국 남자들에 주목했다. 이 책에 대해 "남자로서의 자기 인식인 동시에 사회적 객관을 위한 고민의 산물"이라 말하는 저자는 "누군가를 억압하지 않으면서도 한 사람의 주체로, 또 타인과 연대하고 돌보는 자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의식을 담았다고 말한다. 가부장제 질서 아래서 성별의 꼬리표가 규정짓는 바를 이해하지 않는 이상 성별 질서의 타파는 어렵다. 여성에 관한 논의는 이미 많으니, 이제 남성성에 대해 돌아보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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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가장 사랑한 퍼스트 레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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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Becoming
미셸 오바마 저/김명남 역 | 웅진지식하우스

버락 오바마를 능가하는 최고의 연설가이자, 백악관 이후가 더 주목받는 '넥스트 우먼'. 미국 최초의 흑인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처음으로 펴내는 자서전. 어린 시절 가족의 이야기와 학창 시절, 법률 회사에서 젊은 오바마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게 된 과정, 그리고 그 후 미국을 넘어 전 세계인이 주목하는 여성들의 롤모델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를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담아낸다. 시카고 변두리에서 태어나 여성과 약자들의 아이콘이 되기까지, 미셸의 삶은 포기하지 않은 한 인간의 성장 스토리이자 험난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피워내는 진정한 용기를 전해준다.

 

 

단 하나의 문장
구병모 저 | 문학동네

아이를 기르는 여성, 소설을 쓰는 여성을 중심인물로 내세워 사회적 존재로서의 개인, 실존적 불안, 다가올 시대의 윤리에 대해 나름의 답을 던지는 소설집. 「어느 피씨주의자의 종생기」 주인공 'P씨'는 얼굴도 물론 이름도 밝히지 않고 활동하는 작가다. 어느날 그는 정치적 올바름에 위배되는 작품을 썼다는 평을 듣고 SNS에는 그의 편협한 세계관을 비판하는 글로 가득찬다. AI 소설 기계 '백지'는 "이 세상 모든 이야기의 주제를 압축하는, 나아가 그 모든 이야기와 무관한 궁극의 문장(272쪽)"을 찾는다(「오토포이에시스」) 이야기로 인식과 사고를 전복해 세계의 진실을 보려는 시도.

 

 

싸우는 식물
이나가키 히데히로 저/김선숙 역 | 더숲

일본의 대표적 식물학자이자 농학 박사인 저자가 벌인 지적 탐험. 식물은 적을 속이고, 이용하고, 배신하고 끝내 동맹을 통해 공생하는 등 다양한 생존 전략을 구사한다. 소나무와 호두나무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뿌리에서 나오는 물질로 주변 식물의 성장을 막는 화학전을 벌이고, 어떤 식물들은 해충의 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개미를 경호원으로 고용한다. 병원균의 확산을 막기 위해 식물 세포는 자폭을 최후의 수단으로 삼는다.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배우기 위해 내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평에서 알 수 있듯이 식물의 삶은 흡사 인간사를 들여다보듯 역동적이다.

 

 

인재로 승리하라
램 차란, 도미닉 바튼, 데니스 캐리 저 | 행복한북클럽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이익에 집중하기보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여 빠르게 접근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기업 조직은 인재를 중심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이 책은 인사전략의 틀을 바꾸어, 인재를 어떻게 활용하고 조직을 어떻게 인재 중심으로 바꿀 것인가에 초점을 맞춘다. 선구적인 기업들이 인재 중심으로 조직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공통적으로 활용한 원칙을 찾아내고 어떻게 새로운 기업이 그 원칙을 따라 성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는지를 이야기한다.

 

 

보기왕이 온다
사와무라 이치 저/이선희 역 | arte(아르테)

제22회 일본 호러소설대상 대상작. 평범한 샐러리맨 '다하라 히데키'의 일상에 갑작스레 '보기왕'이 등장한다. 정체가 무엇인지 명백히 드러나지 않고, 왜 히데키의 주변에 출몰하는가도 수수께끼에 싸여 있다. 흉폭한 데다 집념도 강하고, 만날 때마다 지혜가 생기는 '두뇌파' 괴물이다. 영능력자들마저 '보기왕'의 아성에 겁을 먹거나, 반격으로 죽음에 이르기까지 한다. '보기왕'의 정체를 풀기 위해 해외에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민속학적 고찰은 실재한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설득력 있다. 화자가 다른 세 가지 장에서는 인물들이 완전히 다른 인상을 풍기며 충격을 안긴다.

 

 

아침에 눈 떴을 때 빵 냄새가 나면 좋겠어
발라 저 | 콜라보

2015년 네이버 그라폴리오 연재 시작 이후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빵을 그려온 저자가 먹음직스러운 빵과 함께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사람들을 버무렸다. 흑백영화처럼 밋밋하기만 했던 일상 속 세상은 총천연색 화면으로 바뀐다. 무심코 먹었던 빵 한 조각은 해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토실토실한 바다표범이 되고, 엄마의 품 같은 안식처가 되고, 폭신폭신해서 뛰어오르고 싶은 침대가 되어버린다. '간식은 긴장의 반대말'이라는 작가의 말처럼, 달콤한 휴식이 없는 일상은 막막하다. 견뎌야 할 일은 가득 쌓여있지만, 매일 아침 짧은 순간이라도 따끈하고 향기로운 빵 한 조각의 행복감으로 시작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쓴 책.

 

 

나라는 이상한 나라
송형석 저 | 알에이치코리아(RHK)

정신과 전문의가 말하는 '먼저 나를 알아야 한다'는 책. 저자는 자기 자신에 대한 표면적인 사실들을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해, 무의식속에 묻어둔 '나도 몰랐던 나'를 꺼내는 데까지 치열하게 나아간다. 그 과정에서 다년간 수많은 내담자들을 만나며 경험적으로 알게 된 사실들뿐 아니라 심리학, 정신분석학, 뇌과학, 꿈과 신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다. '동네 정신과 의사'라는 별명답게 누구나 알기 쉽도록 설명하는 센스도 잊지 않는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난 다음에 따라오는 것은 '마음의 성장'이다. 나의 부족한 부분과 극복해야 할 부분을 보완해 더 넓은 마음의 영토를 가지게 된다는 것. '자기 이해'가 '자기 사랑'으로, 나아가 '타인에 대한 관용'으로 이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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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놈들에게 배울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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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생이 온다
임홍택 저 | 웨일북

82년생이 쓴 90년대생 관찰기. 회사에서는 신입사원, 회사 바깥에서는 트렌드를 이끄는 주요 소비자층이 된 90년대생은 9급 공무원 시험에 어느 때보다 많이 지원하는 '공무원 세대'다.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에 능하고 줄임말을 광범위하게 사용한다. 재미있으면 의미가 없어도 추종하고, 고객을 무시하는 브랜드는 외면한다. 각 산업의 마케터가 어떻게 새로운 고객에 맞는 마케팅 기술을 써야 하는지, 각 기업의 인사 관리 담당자가 본격적으로 기업에 입사하는 사람들의 잠재력을 어떻게 이끌어낼지 힌트를 얻는 책.

 

 

나는 내가 죽었다고 생각했습니다
질 볼트 테일러 저/장호연 역 | 윌북(willbook)

뇌졸중에 걸린 뇌과학자의 기록. 하버드대 뇌과학자인 저자는 어느 날 찌르는 듯한 두통에 옷을 입기도, 목욕을 하기도, 전화를 걸기도 어렵다. 중증 뇌출혈로 대수술을 받고 8년간 뇌의 기능을 되찾는 회복 기간을 거치며 진행 과정을 꼼꼼히 기록했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도 감각은 깨어 있었고, 스스로 사고와 감정을 선택할 수 있었다. 뇌에 관한 과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뇌가 가진 힘을 역설하고, 동기부여 학습을 신경과학의 언어로 설명해낸다.

 

 

 

쓸모인류
빈센트, 강승민 저 | 몽스북

월간지 기자로 15년간 일하다 인생 후반부는 다른 삶을 살겠다는 각오를 다진 저자가 예순 일곱의 나이로 은퇴하고 매일 제 삶의 쓸모를 찾아 움직이는 '어른' 빈센트를 곁에서 관찰하면서 '어른의 쓸모'를 고민했다. 저자가 본 빈센트는 자신이 살 한옥을 리모델링 하면서 저녁마다 집을 깨끗이 정리하고, 발품을 팔아 필요한 물건을 주문 제작하거나 중고 가구를 구입했다. 아침마다 아내와 같이 먹을 빵을 직접 굽고 종종 동네 이웃을 초대해 음식을 대접했다. 타인의 요구에 의해 움직이는 몸이 아니라 제 몫의 쓸모를 찾아나서는 움직임에서 저자는 어른이 배워야 할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요즘 브랜드
박찬용 저 | 에이치비프레스

매거진『B』  에디터인 저자가 요즘 브랜드에서 성공한 패턴과 목표를 찾았다. 브랜드는 회사만의 것이 아니다. 회사의 브랜드는 고객이 그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드는 것이 목표고, 사람들은 입사 면접이나 프로젝트 미팅에서 상대방이 자기라는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브랜드는 스스로 좋아하게 만들어 없어도 되는 물건을 갖고 싶게 만들고, 불편한 물건을 팔더라도 자기만의 브랜드 이야기로 약점을 가리기도 한다. 몰스킨 창립자, 슬로웨어 CEO 인터뷰 및 여러 브랜드 전문가의 도움으로 만든 논픽션.

 

 

 

파일명 서정시
나희덕 저 | 창비

사랑과 생명력을 노래했던 기존의 시 세계에서 벗어나, '지금-여기'에서 발생하는 비극과 재난의 구체적인 모습을 시 속으로 가져 온 시집. 냉전기 구동독 정보국이 시인 라이너 쿤쩨를 감시하며 작성한 자료집('Deckname Lyrik', 파일명 서정시)을 제목에 차용했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민간인 사찰 등 서정시마저 불온한 것으로 여겨지는 세상에서 "시 쓰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으로 해야 할 말을 대신하는 나희덕의 목소리는 처음 만나는 그의 '서정시'가 될 것이다.

 

 

 

소설을 쓰고 싶다면
제임스 설터 저/서창렬 역 | 마음산책

'20세기 미국 문단에 한 획을 그은 소설가' '작가들이 칭송하는 완벽한 스타일리스트' 제임스 설터의 강연을 엮은 책. 독서 이력, 문학관, 소설가로서 살아온 이야기, 작가로서 확신이 없던 지난날, 심혈을 기울여 쓴 첫 장편소설이 악평을 받았던 순간을 소개한다. "소설 쓰는 법은 따로 없다"고 강조하지만, 그럼에도 반드시 놓쳐선 안 되는 것들이 있다. 그저 뭔가를 썼다고 해서 그게 정당화되지는 않는다. 의미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소설의 기술이라기보다 삶의 기술에 가깝다"는 소설가 편혜영의 추천사가 실렸다.

 

 

 

나홀로 여행 컨설팅북
이주영 저 | 길벗

회원수 21만 명의 '나홀로 여행 가기, 나만의 추억 만들기' 카페에서 추천하는 여행지 및 혼자 여행하기 좋은 코스를 보강한 개정판. 1인실이 있는 게스트하우스, 1인 메뉴가 잇는 각 지역별 맛집 소개가 실렸다. 각 여행지에서 꼭 해보면 좋을 미션을 수록해 혼자 하는 지루함을 덜어준다. 본문 코스 외에 놓치면 아쉬운 주변 볼거리 정보를 따로 실었다. 서울/경기도/인천,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전라도, 제주, 전주와 군산 등으로 카테고리를 나누어 지역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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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심장이 멈추면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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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 게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하이더 와라이치 저/홍지수 역 | 부키

수만 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던 죽음의 가장 기본적인 측면들(죽는 이유, 장소, 시기, 방식)이 한 세기, 특히 지난 몇 십 년 만에 너무나 극적으로 달라졌다. 의학의 발달은 인간의 수명을 폭발적으로 연장시키고 치명적인 전염병들을 퇴치했으며, 심폐소생술과 뇌전도는 죽음에 대한 시각을 근본적으로 바꿔놓았다. 이제 사람들은 병원과 요양원에서 죽음을 맞고, 만성질환을 안고 살아가고, 독립성과 존엄성을 상실한 채 연명치료에 의존한다. 저자는 세포에서부터 중환자실, 법정, 사회 제도, 인터넷 세상에 이르기까지 뻗어 있는 생사의 갈림길에 서서 무엇이 환자에게 정말 해로운지, 어떻게 하면 환자를 가장 잘 도울 수 있는지, 환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치료와 임종은 어떤 것인지 끊임없이 묻고 답한다.

 

 

법률가들
김두식 저 | 창비

우리 헌법에 담긴 근본정신을 현대적 의미로 되살려낸 『헌법의 풍경』, 법조계를 둘러싼 모순과 병폐를 정면으로 제기했던 『불멸의 신성가족』, 그리고 영화를 통해 인권의 여러 측면을 알기 쉽게 풀이한 『불편해도 괜찮아』, 개인의 욕망과 사회적 규범에 대한 솔직한 고백을 담은 『욕망해도 괜찮아』 등, 전공 분야를 넘나들며 우리 사회에 던지는 굵직하고 건강한 메시지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던 저자가 오랜 자료조사와 연구 끝에 펴낸 신작. 우리 법조계의 초창기 풍경임에도 주목받지 못했던 해방 전후 법조계의 형성 과정을 치밀하게 복원하면서 역사에서 사라진 해방공간의 법조인들을 소환해 빈 구멍을 채웠다.

 

 

내 여자의 열매
한강 저 | 문학과지성사

첫 소설집 이후 5년 만에 출간한 두번째 소설집. 「채식주의자」 연작의 씨앗이 된 「내 여자의 열매」 등을 포함한 단편 여덟 편의 배치를 바꾸고 표현과 문장을 다듬어 18년 만에 낸 개정판. 인간은 작은 박새처럼 쉽게 파괴될 수 있는 연약한 존재면서, 분열되고 찢긴 삶에 숨을 불어 넣어 다시 태어나고자 삶의 투쟁을 벌이기도 한다. 「내 여자의 열매」에서 자유를 꿈꾸던 아내의 계획은 모아둔 돈을 전세대금으로 넣으며 멈춘다. 결혼 생활은 남편에게 "모든 것이 적당히 덥혀진 욕조의 온수"처럼 따뜻한 것이었으나, 아내는 점차 말수를 잃어가고 햇빛만을 갈망하며 살갗 전체에 푸른 피멍이 번진다. 남편이 출장에서 돌아온 날, 아내는 식물이 되어 있다. 표면적인 결혼 생활에 지친 「아기 부처」의 '나', 「철길을 흐르는 강」에서 무기력한 시간을 견뎌야 하는 여자, 엄마가 떠난 뒤 광기에 빠진 아빠와 떠도는 「해질녘에 개들은 어떤 기분일까」의 아이 등 소설 속 인물들은 자신을 짓누르는 고단한 세계를 거부하면서 내적인 투쟁을 통해 맑고 빛나는 세계로의 도약을 꿈꾼다.

 

 

자영업 트렌드 2019
임나경, 고아라, 허건, 박성채, 이정훈 저 외 1명 | 미래의창

'뜨는 상권', '대박 아이템'이 성공을 보장한다는 자영업 신화가 저무는 대신 '작지만 알찬 가게', '소소하지만 행복한 먹고살기'를 내걸며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매장이 속속 등장한다. 2019년도에도 자영업자들에게 새로운 사업 기회가 열릴 것이다. 독립잡지나 살롱 같이 개성, 취향,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한 비즈니스 모델은 온라인 검색이나 SNS 인맥으로는 채워지지 않는 콘텐츠의 감동과 상호 교류의 욕구를 채워줄 것이다. 일일 체험 수업이나, 개인별, 소규모 그룹운동 같은 액티비티 사업 모델은 워라밸과 소확행이 강조되는 요즘 색다른 여가 활동을 원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공략한다. 자영업자가 기존 플랫폼 시장을 활용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는 흐름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를 통해 부가적인 수익도 얻을 뿐 아니라 자신의 매장도 홍보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내가 태어나기 전 나의 이야기
카타리나 베스트레 저/린네아 베스트레 그림/조은영 역 | 김영사

하나의 세포가 어떻게 인간이 되는지, 임신?출산 대백과에는 나오지 않는 인간 탄생의 경이로운 과정을 단순하면서도 정확한 그림과 함께 생물학적으로 쉽게 풀어 쓴 책. 노르웨이의 세포생물학자 카타리나 베스트레는 엄마 뱃속에서 커가는 어린 남동생에 대한 호기심에 가득차 있던 여섯 살 자신의 눈으로 수정에서 출산까지, 새로운 인간의 탄생을 이야기한다. 임신과 출산의 과정은 아이를 밴 임신부 위주로 특화된 경향이 있지만 사실 이 과정의 절대적인 주체는 태아다. 이 책은 바로 그 '태아', 모두가 겪었지만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그 시절의 이야기, '내가 태어나기 전 나의 이야기'에 집중한다.

 

 

아가씨와 밤
기욤 뮈소 저/양영란 역 | 밝은세상

한국에서 15번째로 출간하는 기욤 뮈소의 장편소설. 초기에는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이들의 감성을 대변하는 작가라는 평가와 함께 로맨스와 판타지가 중심이 되는 소설을 주로 써왔지만, 기욤 뮈소 근래의 작품들은 기존의 장점에 탄탄한 구성, 인간심리에 대한 깊이 있는 탐구, 강렬한 서스펜스가 가미된 스릴러 소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프랑스 언론은 '15년 연속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한 기욤 뮈소의 놀라운 성과에 주목하며 그의 작품에 대해 페이지터너라는 말이 가장 잘 어울리는 작가, 재미와 작품성을 두루 만족시키는 작가라는 평가와 더불어 '기욤 뮈소 현상은 현재진행형'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두근두근 펭귄 유람선
노하나 하루카 글그림/이여주 역 | 문공사

펭귄 가족이 크루즈 여행을 떠난다. 놀거리가 가득한 멋진 유람선에는 공연장, 오락실, 레스토랑 등 24개의 객실이 있다. 유람선 안에는 펭귄 가족 외에도 탐성 펭귄, 요리사 펭귄 등 개성 있는 55마리의 펭귄이 타고 있어, 펭귄들의 여행길을 한 마리씩 따라가 보면 각양각색의 재미난 이야기가 펼쳐진다. 신나게 그림을 찾으면서 추리력과 관찰력을 키우고,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면서 상상력을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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